만병의 근원 '비만' 기대수명 6~7년 낮춘다

[창간50주년 특별기획1-질병 부르는 백색식품/ 비만] 안수민 한림대성심병원 당뇨수술·비만대사수술센터 교수

체질량 지수 30kg/m2 이상 '비만'

의학적으로 비만은 건강에 해가 되는 정도로 체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체질량지수가 25kg/m2 이상인 경우를 과체중, 30kg/m2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한다.

또 세계보건기구는 1997년부터 체질량지수 증가에 따라 비만을 각각 class I, II, III (체질량지수<35, 35-40, >40kg/m2) 로 세분하고 있다. 체격 조건을 고려하여 일부 동아시아인에게는 약간 낮은 기준(2.5kg/m2) 을 적용하는데, 27.5kg/m2 이상을 class I 비만으로 분류한다.

비만은 그 자체로 다양한 질환의 발생 빈도를 증가시키는데, 예를 들면 심근경색, 뇌경색, 제2형당뇨병, 폐쇄성수면무호흡증, 골관절염 및 악성종양 등이 그것이다.

백색식품 적절한 제한 예방 필수

이러한 비만의 가장 흔한 원인은 과도한 음식물 섭취, 운동부족 및 유전학적 감수성의 조합이라고 밝혀져 있다. 원인들 중에서 과도한 당분 (sugar) 과 탄수화물 (carbohydrate)의 섭취가 비만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며, 흥미롭게도 최근에는 과도한 염분 섭취가 비만을 일으키는 독립적인 위험인자라는 연구 결과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MacGregor GA et al. High salt intake: independent risk factor for obesity? Hypertension. 2015;66:843-849).

따라서, 설탕, 탄수화물 및 염분 섭취를 적절히 제한하는 것은 비만 예방에 필수적 요소임이 분명하다. 비만을 인해 발생시키는 다양한 질환은 결국 기대수명을 감소시킨다. 2009년 Lancet에 Whitlock G 등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비만은 기대수명을 평균 6~7년 정도 감소시키는데, 체질량지수 30~35kg/m2 사이에서는 2~4년, 40kg/m2 이상인 경우는 최대 10년의 기대수명 감소를 유발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비만이 기대수명 감소와 관련이 있는 이유는, 비만이 다양한 질환과 관련돼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비만과 가장 강력한 관련이 있는 것이 제2형 당뇨병인데, 서양인 기준으로 보면, 64-77% 정도의 당뇨병 환자가 과도한 체지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심혈관계통의 질환으로는 심근경색, 고혈압이 대표적이고, 내분비계통질환으로는 당뇨병뿐만 아니라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불임을 일으키고, 신경학적 문제로 뇌경색이나 최근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치매 발병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비만은 또한 그 자체로 골관절염과 통풍의 위험인자이고, 나아가서는 사회로부터의 차별 원인이 되고, 우울증 등의 정신과 질환을 유발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국제보건기구는 1997년부터 이미 비만을 질병으로 정의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비만 인구에서 호발하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뇌혈관 질환, 퇴행성 관절염 등의 동반 질환에 대한 사회 경제적 부담은 2013년 기준으로 연간 7200억으로 추산되며, 이들 질환과 관련된 의료 비용은 같은 해에 3조 7000억 정도로로 조사된 바 있다. 이는 전체 보건지출의 약 5%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비만 인구율 약 52만명·4배 증가

2014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비만 기준(체질량지수 > 30kg/m², WHO 서태평양지부) 에 따른 비만 인구 비율은 4.8%로서 약 52만 명 수준이고, 이는 2009년 통계 대비 약 4배 정도 증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비만 치료를 위해서 흔히 시도되어 온 식이 요법, 운동 요법 등의 생활방식 개선 및 약제 등을 이용한 비수술적 치료 방식들은 단기간 내에 일시적인 체중 감량을 유도할 수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에서 다시 심각한 요요 현상을 동반한 체중증가가 발생하게 된다.

다행히 고도 비만 및 합병증을 동반하는 비만에는 배리아트릭수술(Bariatric surgery)이 매우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유일한 치료 방법으로 정립되어 전세계적으로 보편화 돼있다. 국내에서도 그간 수술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 온 기관들과 숙련된 전문의사들을 중심으로 매우 신뢰할 만한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향후 고도비만과 동반 질환들로 시달리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과 보험 급여화 등이 시급하며, 근본적인 비만 예방을 위한 의료계와 사회 전체의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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