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방송사에서 방영된 다큐 프로그램 ‘지방의 누명’이 시청자의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지방이 많은 식품은 건강에 해롭다’는 일반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란 기사가 실렸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리빙 트레이딩 뉴스의 ‘지방으로 가득한 식품이 건강에 이롭다’는 제목의 기사다.
기사는 “저지방·고탄수화물 식사가 체중을 줄이거나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미국의 심장병 학자인 스티븐 시나트라 박사는 “마침내 미국인이 ‘지방 혐오’의 광풍에서 벗어났다”며 “최근 10년간의 영양학 연구를 통해 단순당·설탕 대신 건강한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과 체중감량에 더 이롭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유기농 버터·생선·고기·요구르트를 즐기는 것이 지방이 없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보다 인슐린 반응을 훨씬 건강에 부담 없는 쪽으로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지방 대신 단순당 등 고탄수화물 식품을 즐기면 당뇨병의 ‘씨앗’으로 통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시나트라 박사는 “살코기 등 고단백 식품에 건강한 지방을 추가하고, 설탕 섭취를 줄이면 당뇨병·심장병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이런 식사는 인슐린 분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막아 우리 몸을 덜 당화(glycation)시킴으로써 더 건강하고 활기차게 한다”고 설명했다.
몸은 당분을 대사(당화)할 때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된다. 이때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가 늘어나 노화를 유발하고 대사기능을 떨어뜨린다.
미국 콜롬비아대학 정신과 드류 렘지 교수는 “의료계에선 포화지방이 정말 혈관건강에 해로운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렘지 교수는 유기농 유제품이나 풀을 먹여 키운 소에서 얻은 유제품엔 CLA(공액리놀레산)·오메가-3 지방·단일불포화지방 등 건강에 이로운 지방이 60∼80% 더 많이 함유돼 있다고 했다. 이런 유제품엔 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의 비율이 현저히 낮게 마련이란 것이다.
영양과 관련한 각종 오해를 지적하고 있는 미국의 조니 보우덴 박사는 “지방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수십 년간 웰빙식으로 통했던 저지방 식사의 건강상 효능이 거의 밝혀지지 않음에 따라 지방이 컴백할 계기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기사에서 미국 투프츠대학 프리드만 영양과학과 정책 스쿨 다리쉬 모자파리안 학장(심장병 학자)은 “최근의 연구는 대부분 저지방 식품의 무익과 지중해식 식사의 우월성을 증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006년과 2013년에 실시된 대규모 연구에서 저지방 식사는 심장병·뇌졸중·당뇨병·암 등의 예방에 어떤 주목할 만한 효과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견과류·올리브유 등 전체 하루 섭취 열량의 40% 이상을 지방에서 얻는 지중해식 식사는 심장병·당뇨병·비만 억제에 도움을 줬다고 모자파리안 학장은 덧붙였다.
기사에선 건강한 지방의 종류가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항(抗) 염증 효과를 가진 오메가-3지방·오메가-7지방·오메가-9지방이 건강한 지방으로 꼽혔다.
풀을 뜯어 먹고 자란 가축에서 얻은 고기·말레이시아산 야자유·풀을 먹고 자란 소의 우유를 재료로 해 만든 버터·코코넛유 등이 여기 속한다. 오메가-6 지방이 풍부한 식물성 식용유는 건강에 해로운 식품으로 분류됐다.
보우덴 박사는 “건강을 생각한다면 식물성 마가린보다 버터를 선택해야 한다”며 “계란 흰자만으로 오믈렛을 만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며 노른자를 버리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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