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대고 추진한 ‘할랄 시장개척’ 낙농강 오리알 신세

박완주 의원 “현실과 동떨어진 지원계획 전면 재검토”

박근혜 정부가 농식품 분야의 주요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할랄 식품사업이 성과 부풀리기, 현실과 동떨어진 지원계획으로 인해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농식품부는 올해 초 업무현황 보고에서 할랄 생산기반 및 인증 지원확대 등을 통해 2016년 수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31% 증가된 11억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박완주 의원은 “11억달러의 목표는 성과 부풀리기를 위한 허구의 숫자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26일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다.

박완주 의원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농식품부에 올해 할랄인증식품 수출실적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자, 농림부의 공식답변은 “수출실적을 집계한 통계가 없다”였다고 박 의원은 밝혔다.

이에 박 의원은 “수출실적을 집계하지도 않으면서 올해 목표액을 지난해 보다 31% 증가한 11억달러라고 버젓이 설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올해 농식품부는 할랄산업 육성을 위해 5개 사업에 95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중 가장 많은 예산이 지원되는 사업은 할랄인증 도축·가공시설 건립(50억원)과 할랄인증 도계장 건립(5억원)이다.

이 사업들은 아직까지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유인즉 현행 동물보호법과의 충돌 때문이다.

할랄식 도축은 반드시 살아 있는 상태에서 동물을 죽여야 한다. 그러나 현행 동물보호법(제10조)은 ‘반드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다음 도살 단계로 넘어가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의원은 “농식품부는 뒤늦게 서야 관련 법령 검토를 한다면서 지원신청 계획도 잡지 못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그는 또 “설사 어설픈 방식으로 할랄인증 도축·도계장 건립이 이뤄진다 해도 실제 수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매우 난망한 상황이다”며 “우리나라가 구제역과 AI로부터 자유스럽지 않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유지한 기간은 2010년 이후 겨우 55일, AI 청정국 지위를 유지한 기간은 2014년 이후 단 64일에 불과하다.

농식품부는 수출 제한 가능성을 인정하고, 현재 무슬림 국가들에 구제역·AI 청정국 지위 상실 기간에도 신선육 수출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유일하게 회신을 보낸 국가는 인도네시아로 수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정부가 각국의 할랄 및 수입 규정 등에 대한 면밀한 사전 조사도 없이 ‘할랄 시장개척’을 무턱대고 추진한 결과 올해 할랄 사업 정부예산 95억원 중 74%에 해당한 70억5000만원의 예산집행실적이 ‘제로’인 상태다. 현재의 추세를 감안하면 내년으로 이월되거나 불용될 처지로 판단된다.

박완주 의원은 “할랄육성 정책은 첫 단추부터가 잘못된 성과 부풀리기 식의 속빈강정 사업”으로 규정하고 “제대로 된 사전검토도 없이 정부가 신사업으로 선정하면서까지 에드벌룬부터 띄운 정부의 할랄산업이 국민혈세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할랄식품산업육성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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