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필락시스, 원인물질 알고 피하는 것만이 치료법

아나필락시스, 원인에 노출된 후 급격하게 진행해 사망에도 이르는 중증 알레르기 질환

봄 나들이를 위해 가까운 근교로 나가 보면 아직 꽃들이 만발해 있는 것이 보인다. 하지만 향기라도 맡아 보려고 얼굴을 가까이 댔다간 큰 코 다칠 수도 있다. 먼저 꽃에 자리를 잡고 사람을 귀찮게 하는 벌이나 개미들에 쏘임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배우 구혜선씨가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쇼크로 드라마 중간에 하차하게 되었다는 뉴스가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중증 알레르기 질환의 하나로 즉각적인 처치를 하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심각한 알레르기 질환 중 하나다.

우리나라보다 알레르기를 겪는 인구의 비율이 훨씬 높은 미국의 경우 1년에 약 200명 가량의 알레르기 환자가 아나필락시스로 사망에 이른다고 하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질환임에는 틀림없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알레르기(allergy)는 그리스어인 ‘변형되다(allos)’의 의미를 가져 우리 몸이 외부 물질에 의해 ‘변화된 반응’을 나타낸다는 것을 말하는데, 아나필락시스의 경우는 외부 원인 물질에 노출 된 후 단시간 내 여러 가지 장기의 급격한 증상이 유발되어 나타나는 전신적인 중증 알레르기 질환으로 불린다.

알레르기 물질이나 특정 자극에 노출된 후 즉시 혹은 수 십분 내 다음의 증상들이 나타나면 더욱 아나필락시스를 의심해볼 수 있는데, 먼저 피부 전신에 나타나는 두드러기라든지 구강 부종, 홍반 등이 있다.

그러니 피부 전반뿐만 아니라 갑자기 복통이나 구토, 설사 등을 하거나 혈압이 저하되고 실신하게 된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더 심각하게는 호흡곤란이나 죽을 것 같은 느낌이나 불안감이 든다면 근처 병원으로 옮기거나 응급처치를 할 필요가 있다.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로는 식품, 약물, 곤충 등 다양한데, 식품에는 땅콩이나 게,새우, 생선류, 우유, 계란, 과일, 메밀, 콩, 밀, 번데기 등이 대표적이다. 또 약물로는 해열 진통제, 항생제, 조영제 등도 원인 물질이 된다.

특히 꽃이 피는 요즘 같은 봄에 많은 벌이나 개미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 밖에 급격한 온도 변화나 운동, ‘음식물 의존성 운동 유발성’이라고 하여 특정 음식물을 섭취하고 2~4시간 내에 운동할 때 발생하는 경우 등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거나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아나필락시스 조사 연구 실시(2016년 7월)’ 자료에 의하면 국내 아나필락시스의 유병률은 증가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최근 4년간 병원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11년에는 10만 명 당 13.32명으로 2007년 10만 명 당 7.74명 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몸은 왜 외부 원인 물질에 의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걸까?

이에 대해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이용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사실 알레르기 반응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꽃가루 등 흡입항원이나 음식물, 약물 등 외부로부터 들어온 알레르기 물질 및 자극 등에 과민하게 반응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다”며 “알레르기 비염, 결막염, 천식,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성 쇼크),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날 경우 정확하게 어떤 원인 물질이나 자극에 의해 유발됐는지 검사해 이를 피하고 관련된 환경관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원 교수는 “특히 대기 중에 꽃가루 등이 많이 날리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계절에는 이에 대한 노출을 가능한 피하는 것이 알레르기 비결막염이나 천식 등 호흡기알레르기질환의 악화를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면서 “음식물, 약물이나 말벌독 등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물질을 조기에 진단해 이를 회피함으로써 위험한 알레르기 과민반응을 사전에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는 원인 물질을 제거하거나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따라서 원인이 되는 물질이 무엇인지 정확히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나필락시스의 진단을 위해 이뮤노캡 트립타제 검사가 있다.

알레르기 물질을 일으키는 많은 요인들로 인해 우리 몸에는 면역글로불린(IgE) 항체가 생성되고, IgE 항체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비만세포(mast cell)가 활성화되어 방출된다. 벌독이나 약물 등에 대한 면역글로불린(IgE) 항체로 비만세포가 활성화되면, 히스타민과 트립타제와 같은 물질들이 주변 조직이나 혈액으로 방출되어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급성 전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비만세포에 가장 많이 들어있는 단백질 효소인 트립타제는 수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증상이 일어난 시점의 트립타제 수치와 평상시 기본 수치를 비교하면 아나필락시스를 진단할 수 있게 된다.

녹십자의료재단 권애린 전문의는 “알레르기 질환 중 하나인 아나필락시스는 즉각적인 치료가 중요하며, 응급처치가 잘 됐다고 해도 이후 원인 물질에 재 노출되어 재발될 확률이 높다”며 “녹십자의료재단에서 실시하는 이뮤노캡 트립타제 검사로 아나필락시스를 다른 유사한 알레르기 질환들과 제대로 감별하여 적절한 치료는 물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Tip> 아나필락시스 응급처치 방법

1. 원인을 제거하거나 중단합니다. (예를 들어 만약 벌에 쏘였다면 벌침을 제거하고 식염수로 상처부위를 씻어 냅니다.)
2. 편평한 곳에 눕히고, 의식과 맥박, 호흡을 확인합니다.
3. 빨리 119에 연락하거나 주변에 도움을 청합니다.
4. 에피네프린이 있으면 주사하고 시간을 기록합니다.
5. 다리를 올려서 혈액순환을 유지하고, 산소가 있으면 마스크로 공급합니다.
6. 2차 반응이 올 수 있으므로 응급실로 신속하게 이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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