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냉장고 안 온도 편차가 적을수록 냉장고에 보관한 과일·채소의 항산화 능력이 더 잘 유지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육류·생선은 냉장고 안의 온도 편차가 클수록 부패균 등 미생물이 더 많이 증식했다. 이는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의 웰빙 효과와 안전성을 높이려면 냉장고 문을 가급적 자주 여닫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국민대 식품영양학과 박희정 교수팀이 체리(과일)·로메인(채소)을 가정용 냉장고에 넣은 뒤 온도 편차가 해당 식품의 항산화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냉장실의 온도 변동 편차가 과채류의 항산화 지표 및 어육류의 저장 품질에 미치는 영향)는 한국영양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Journal of Nutrition and Health) 최근호에 소개됐다.
박 교수팀은 체리와 로메인을 냉장고에 넣고 온도 편차를 0.7도±0.6도, 1.2도±1.4도, 1.6±2.8도를 유지하도록 한 뒤 총 폴리페놀(항산화 성분의 일종)·총 플라보노이드(항산화 성분의 일종)·총 항산화능 등을 분석했다. 체리는 냉장고 보관 9일 후, 로메인은 7일 후에 온도 편차에 따른 항산화 능력의 차이를 살폈다.
체리의 경우 0.7도±0.6도, 즉 온도 편차가 가장 적을 때 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 함량이 가장 높았다. 로메인의 폴리페놀 함량도 냉장실 온도 편차가 0.7도±0.6도일 때 최대치를 기록했다. 심지어 체리와 로메인의 수분 함량도 0.7도±0.6도의 보관 조건(냉장실 내 온도 편차가 가장 적은)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과일·채소를 온도 편차가 적은 상태로 냉장고에 보관할수록 항산화 능력이 가장 잘 보전됨을 시사한다.
채소·과일엔 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안토시아닌 등 항산화 성분이 다량 포함돼 있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4도에 저장한 딸기보다 15도에 저장한 완숙 과일의 항산화 활성이 현저히 낮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과일과 채소에 함유된 항산화 영양소나 항산화 활성 등 웰빙 효과는 구입 후 보관 온도·보관 기간 등 보관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팀은 육류·생선이 냉장고 내 온도 편차에 따라 미생물 증식·지방 산패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확인했다.
연구팀은 소고기(육류)ㆍ연어(생선)를 -0.3도±0.8도, -0.6도±2.3도, -1.5도±4.4도 등 온도 편차를 각각 다르게 해서 냉장고에 14일간 보관했다.
소고기의 경우 냉장고 내 온도 편차가 4도 이상일 때 수분 손실량이 최대였고, 각종 미생물이 가장 활발하게 증식했다. 연어는 냉장고의 온도 편차가 4도 이상일 때 지방 산패가 가장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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