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억 비만치료제 시장 놓고 비만신약 ‘안전성’ 경쟁

동아에스티·일동제약, 안전성 강조…노보노디스크, GLP-1 유사체 내세워 시장 공략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유순집 교수

800억원대로 추정되는 국내 비만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2010년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지배했던 리덕틸이 퇴출되면서 침체기를 겪던 국내 비만치료제시장이 되살아나면서 급팽창 기미를 보이고 있다.

리덕틸은 2001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유일한 시부트라민 제제로 높은 안전성을 내세우며 한 때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리덕틸 출시된 이후 전세계으로 많은 인기가 누렸으나 리덕틸을 통한 체중감량이 심혈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한국애보트가 리덜틱의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하면서 2012년 국내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로인해 2009년 1100억원이었던 비만치료제 시장이 5년만인 2014년 600억원대로 반토막나는 등 급속히 위축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비만인구가 증가하면서 비만치료제시장이 되살아나면서 치열한 시장쉐어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은 비만이다. 우리 국민의 비만 비율은 2009년 29.7%에서 2015년 32.4%로 꾸준히 증가세다. 비만은 당뇨, 고혈압, 뇌졸중, 통풍, 대장암, 유방암 등 등 여러 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최근에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동제약의 ‘벨빅’과 광동제약 ‘콘트라브’가 이끌어온 국내 비만신약 시장에 노보노디스크 ‘삭센다’와 알보젠코리아 ‘큐시미아’ 등 후발주자들의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수성하려는 기존업체와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후발주자들간의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리덜틱 퇴출사건으로 국내 시장에서 이미지가 나빠진 비만치료제 시장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전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시장 확보경쟁에 나서고 있다.

동아에스티가 24일 서울 코리아나호텔 다이아몬드 홀에서 비향정 비만치료제 ‘콘트라브’(성분명 부프로피온/날트렉손)의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광동제약과 비만치료제 콘트라브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콘트라브의 종합병원 및 병·의원에 대한 판매 및 마케팅 활동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콘트라브는 2014년 FDA, 2015년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허가를 받은 비만 신약으로 24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국내에는 2016년 선보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인제대 서울백병원 강재헌 교수는 “콘트라브는 ‘식욕’과 ‘식탐’을 모두 억제하는 차별화된 기전의 비만치료제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유의적인 체중감량 효과와 허리둘레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콘트라브는 40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네 건의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 56주간 최소 -8.1%부터 최대 -11.5%까지의 유의적인 체중감량이 관찰됐으며, 장기간 체중 감량이 유지돼 비만치료제로서 유효성을 입증했다.

콘트라브는 식욕억제를 기전으로 하는 비만치료제 중 유일한 비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장기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동아에스티 학술의약실장 신유석 상무

동아에스티 학술의약실장 신유석 상무는 “콘트라브는 단기간 사용하는 식욕억제제가 아닌 6개월 이상 장기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비만치료제로, 꾸준한 치료가 관건인 비만 치료에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신 상무는 또 “올해 5월부터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실시되면서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가 강화되는데, 이에 비향정신성 의약품이면서 식욕과 식탐까지 조절할 수 있는 콘트라브가 효과적인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복용법이 다소 까다롭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치료 첫주에는 1일 1회 1정, 2주에는 2정, 3주에는 3정, 4주부터 4정을 투여해야 한다.

강 교수는 이 같은 지적을 감안, 한알이나 두알씩 복용하면서 이상반응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벨빅은 장기처방으로 FDA 승인을 받는 등 안전성을 내세워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9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9% 감소했지만 여전히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신약 삭센다는 인체내 식욕조절물질인 GLP-1 유사체와 유사해 안전하다는 점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3월 출시를 앞둔 삭센다는 535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체중감소와 체중감량 유지효과를 입증했다. 

이외에도 알보젠코리아가 지난해 미국 제약회사 비버스와 큐시미아의 국내판매 독점권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내년에 시판될 것으로 예상된다. 큐시미아는 펜터민과 토피라메이트 성분의 복합제로 2012년 7월 FDA에서 과체중 환자의 체중조절을 위한 식이 및 운동요법의 보조요법으로 승인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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