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의 푸근한 뱃살이 '인품' 혹은 '부(富)'의 상징이던 시대는 지났다. 뱃살은 이제 '건강관리에 소홀하다'는 인식의 척도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복부 비만이 각종 성인병을 유발해 질병으로까지 인식되기 때문. 복부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선 지속해서 식이조절 및 운동을 하는 게 좋지만, 비만을 유발하는 일상 습관을 고치는 게 선행돼야 한다.
그렇다면 남성 복부 지방, 이른바 '남성 복지'를 쌓이게 해 비만이 되게 하는 3대 악(惡)은 무엇일까. 비만 치료·지방흡입 특화 의료기관 365mc병원은 '맥·카·스(맥주·자동차·스마트폰)'를 남성복부지방의 3대악으로 지목했다.
음주와 관련된 수많은 연구 결과에서 알 수 있듯, 술은 복부 비만을 유발한다. 술에 함유된 알코올 성분은 1g당 7kcal의 고열량 에너지원으로 생맥주 500cc 3잔(555kcal)을 마시면 밥 2.5공기(525kcal)를 먹는 것과 다름없다. 굳이 안주 칼로리까지 계산하지 않아도 충분한, 살이 찌는 이유다.
알코올은 체내 흡수가 빠르며 자주 마실 경우 지방으로 전환된다. 또한 알코올에는 지방이 분해되는 걸 방해하는 성질이 있다. 특히 더위에 갈증 해소를 위해 즐겨 찾는 맥주는 식욕을 증가시킨다. 맥주의 원료인 '호프'에 포함된 알파산이 미각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365mc병원 서재원 병원장은 "'술은 체내에 저장되지 않고 체외로 모두 배출된다'는 이야기는 검증되지 않은 속설일 뿐"이라며 "술을 마셔서 몸무게가 줄어드는 건 단기적 이뇨 작용에 의한 소변량 증가, 수분 감소, 열 생산 촉진에 의한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복부 비만 걱정을 덜면서 맥주를 즐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좋은 건 '저칼로리 맥주'를 마시는 것이다. 대부분의 저칼로리 맥주는 한 캔 당 약 90~100kcal로 일반 맥주보다 부담이 덜 하다. 갈증이 나 맥주를 마신다면 생수나 녹차, 보리차 등으로 갈증을 먼저 해소하는 게 좋다.과일이나 채소 등으로 갈증을 해소하는 동시에 포만감을 얻는 것도 방법이다.
가까운 거리도 자가용 차량을 애용하는 습관이 남성 복부 지방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대중교통 대비 자가용 차량 이용률이 증가할수록 걷기 등의 신체 활동량이 감소한다. 종일 앉아서 근무하는 사람이 장시간 운전까지 한다면 특히나 복부 비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해 1월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시민의 비만추이와 결정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집에서 지하철역까지의 거리가 멀수록 비만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집과 지하철역이 가까울수록 대중교통 접근성으로 인해 이동 시 자가용 차량 대신 지하철을 이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이로 인해 신체 활동량이 늘어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해외 연구에서도 발표된 바 있다. 영국의 한 연구팀이 2만 명의 통근 수단과 건강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승용차나 택시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비만율이 19%로, 도보족(15%)이나 자전거족(13%)보다 더 높았다.
서 병원장은 "남성도 나이 들수록 근육이 감소 되고 여성화 체형으로 변화하는데, 이때 신체 활동량이 적으면 복부 지방이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부 비만을 예방하려면 출퇴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해 걷는 시간을 늘리는 등의 노력과 함께 복부의 근육량을 키우는 근력 운동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중독'도 복부 비만 원인으로 언급된다. 수많은 연구진은 스마트폰에 중독될 사람일수록 신체 활동량이 적다고 분석한다.
실제 365mc가 2015년 20~30대 124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이용실태와 비만도를 분석한 결과,
스마트폰 사용량이 하루 1~3시간인 그룹, 3~5시간인 그룹, 5~7시간인 그룹의 비만율은 각각 19%, 29%, 38%였다. 각 그룹에서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하루 30분 미만) 비율은 각각 22%, 44%, 57%로 나타났다.
더불어 스마트폰을 보며 식사하면 포만감을 느끼기 어려워 폭식을 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서 병원장은 "요즘엔 스마트폰으로 게임은 물론 음식 배달, 가전제품 작동 등 움직이지 않아도 제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아 신체 활동량이 줄 수밖에 없다"며 "최대한 사용량을 줄이고 운동하는 습관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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