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 환자 “증세 없어 방치하다 병 키운다”

[질병탐구/위염]

헬리코박터균· 스트레스· 음주· 흡연 등 원인
만성일 경우 약물 사용전 생활습관 개선 필수

점심시간 기업이 밀집한 지역의 식당에 가보면 밥을 마시듯 빨리 먹는 직장인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며, 급하게 먹는 문화 때문인지 우리나라 사람은 소화기계통의 질환을 흔히 앓는 편이다.

국민 5명 중 1명이 소화계통 질환을 경험했는데, 이 중 가장 흔한 것이 위염이다. 실제로 2016년 기준 국내 위염 환자 수는 약 537만명으로, 국민 10명 중 1명이 위염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큰 통증이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위염은 병리조직학적으로 위점막에 염증 세포의 침윤이 있는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위점막은 여러가지 손상에 대한 반응으로 점막의 염증과 상피세포의 재생이 일어나게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별다른 염증 반응 없이 위점막의 손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위염이라는 용어는 내시경을 시행하는 의사가 내시경 시행시 위점막이 발적돼 있는 것을 봤을 때 쓰기도 하고 방사선과 의사가 위장관조영술을 시행하는 도중 위점막의 불규칙한 변화를 관찰했을 때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내시경 및 위장관 조영술의 소견이 병리조직학상의 염증 소견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또 소화불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의사에게 증상을 설명할 때 사용하기도 하며 반대로 의사가 환자가에게 위장관 증상의 원인 질환을 설명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위염이라고 하는 것은 구체적 병변의 유무에 관계없이 임상적으로 소화불량의 의미로서 잘못 사용되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용어인 위염은 감염이나 약물 또는 자가면역 및 과민성 반응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된다. 그러나 위염에 특징적인 증상은 없으며 대부분의 위염 환자들은 증상없이 지내는 것이 보통이다.

◇위염이란

염증은 우리 몸에 맞지 않는 어떤 물질이나 균이 체내에 들어오거나 접촉하는 경우 우리 몸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타내는 반응을 의미한다. 위염은 말 그대로 위 속에 맞지 않는 물질이 들어와 위점막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위에 염증이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없어지면 급성 위염으로,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위염으로 구분한다. 급성 위염은 급성 미란성 위염, 급성 출혈성 위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위벽이 깊게 패이지 않고 살짝 벗겨진 정도일 때 미란성 위염이라고 하며, 위점막에 출혈이 생기면서 위벽이 살짝 벗겨진 경우를 급성 출혈성 위염이라고 한다.

만성 위염도 몇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내시경적으로는 만성 위염을 표재성 위염, 위축성 위염, 화생성 위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표재성 위염은 위내시경 검사상 위 표면에 불규칙하게 발적이 있거나 손톱으로 긁은 듯한 붉은 줄이 빗살모양으로 나있는 경우를 말한다.

위축성 위염은 위의 염증이 오래 지속되어 혈관이 보일 정도로 위점막이 얇아진 경우를 말하며, 화생성 위염은 위 점막이 오랫동안 자극을 받아 원래 모습을 잃고 소장 점막이나 대장 점막 모양으로 변한 경우를 말한다. 내시경상으로 위점막에 무수한 융기를 볼 수 있으며, 위벽이 붉지 않고 회백색의 색조를 띈다.

◇원인

위염증상을 일으키는 위염원인으로 위에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한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염원인으로 많이 먹거나 급하게 먹는 경우, 또는 특정 음식을 먹었을 때 위장에 염증이 유발될 수 있으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헬리코박터균)의 감염에 의해 또는 진통제, 소염제, 아스피린 등의 약물에 의해서도 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위염원인으로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흡연, 음주 등도 위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염은 발생하는 시간적 개념에 의해 급성과 만성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 위염이란 위점막의 급성 염증성 질환이며, 위산의 증가와 위점막 혈류의 감소, 점막에 부착된 점액층의 파괴 및 상피세포에 대한 직접적인 손상 등이 질병 발생에 관여하고 있다. 흔히 아스피린이나 진통제, 알코올과 같이 위점막에 손상을 주는 각종 약물이나 물질에 노출되거나 위점막으로의 혈류가 감소한 직후(외상, 화상, 패혈증 등)에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위 내의 산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헬리코박터를 제외한 감염성 위염은 흔하지 않다. 헬리코박터 감염에 의해서도 급성 위염이 발생할 수 있다.
기타 다른 종류의 감염성 위염은 AIDS 환자나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는 환자처럼 면역성이 떨어진 경우에 발생할 수 있으니 이런 경우에는 단순헤르페스바이러스나 거대세포바이러스가 원인이 된다.

이 외에 흔히 경험하는 급성 위염의 원인으로는 생선회 섭취 후 발생하는 아니사키스 감염이나 강산 또는 강알칼리 용액으로 인한 부식성 위염이 있다.
만성위염의 경우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치료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증상

급성 위염의 경우에는 명치부위의 갑작스러운 통증과 구역 및 구토 등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에는 대개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약제나 술, 상한 음식 등을 먹었던 경우가 많다. 만성 위염의 경우 특징적인 증상이 없다. 많은 수의 환자가 소화불량증과 같은 상부 위장관 증상을 호소하므로 임상적으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과 혼용해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소화불량증의 증상으로는 상복부 동통 또는 식후 심와부 그득함, 복부 팽만감, 조기 포만감, 구역 등이 있다.

◇진단

일반적으로 증상에 따른 경험적 약제를 투여한다. 그러나 악성 종양의 가능성을 배제해야 하는 40세 이상 환자나 경고 증상(삼킴 곤란, 지속적인 구토, 체중 감소, 위장관 출혈의 증거)이 있는 환자, 증상에 따른 경험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는 환자에서는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해 진단한다. 내시경 검사 상 나타나는 징후를 통해 위염을 분류하고, 원인에 대한 감별이 꼭 필요한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병행한다.

◇경과 및 합병증

급성 위염의 경우에는 출혈, 통증에 대한 조절과 함께 원인에 대한 치료를 하면 대부분 후유증 없이 회복된다. 반면 만성 위염의 경우, 특히 위축성 위염이나 화생성 위염의 경우에는 원인을 제거하더라도 정상으로 되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더욱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위염의 치료를 위해 제산제를 복용하는 경우, 제산제의 종류에 따라서 변비 혹은 설사가 생기는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위장 운동 활성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설사가 생기는 경우가 있으며, 여성의 경우 유즙이 갑자기 분비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런 부작용이 생기면 약을 교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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