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는 10월이다. 10월은 야외 활동하기 좋은 시기로, 특히 절정에 이르는 단풍을 구경하러 산을 찾는 등산객이 많은 때다. 등산은 기본적으로 전신을 움직이는 유산소 운동인 동시에 몸의 근육을 사용해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반복함으로써 근력 운동 효과도 볼 수 있는 운동이다.
하지만 준비 없이 무작정 산에 오르게 되면 자칫 낙상사고를 겪거나 척추에 과도한 부담이 전달되며 허리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가을철 등산이 건강에 독이 아닌 득이 될 수 있도록 건강하게 등산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등산 사고 잦은 가을철…실족이나 추락 등의 사고 특히 잦아
가을철에는 단풍놀이를 즐기고자 평소 등산을 즐기지 않던 사람들까지 무리하게 산행을 하면서 등산 사고 건수가 많아진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국립공원 탐방객은 약 508만 2천 명으로, 1년 중 가장 많은 방문객을 기록했다. 이와 동시에 등산 사고도 증가했는데,
최근 5년(2013~2017년)간 10월에 발생한 등산사고는 4,943건에 달한다. 이는 1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가을철 등산 사고는 실족이나 추락 사고가 가장 잦다. 2018년 단풍 절정은 10월 중순 설악산과 오대산을 시작으로, 11월 초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쌀쌀해진 날씨에 낙엽이 떨어지면서 지면이 미끄러워져 낙상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산악사고 중 실족·추락 사고가 3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가을 산행 중 중장년층이 낙상 사고를 당할 경우 척추압박골절이 흔하게 발생한다.
중장년층의 경우 노화로 인해 골밀도가 낮은 경우가 대부분으로, 약한 충격에도 쉽게 척추압박골절 부상을 당할 수 있다. 넘어진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하고, 기침을 하거나 누워서 뒤척이는 움직임만으로도 통증이 있다면 척추압박골절을 의심할 수 있다.
강북힘찬병원 백경일 의무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척추압박골절은 평소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이 있는 중장년층에게 쉽게 발생할 수 있으며, 앞가슴과 아랫배, 엉덩이까지 통증이 뻗어 나갈 수 있다”며 “방치할 경우 점차 척추가 앞으로 휘게 돼 통증 때문에 거동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는 만큼, 순간적인 낙상 이후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면 척추압박골절을 의심하고 바로 병원을 찾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가을철 갑자기 등산을 시작하면서 허리에 무리가 가며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충분한 준비 운동을 하지 않고 무거운 배낭을 들고 등산을 하면, 허리에 충격이 전달되며 흔히 ‘허리를 삐끗하는’ 요추 염좌를 야기할 수 있다. 급성 요통으로 불리는 요추염좌는 허리 통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장시간 배낭을 멘 채 오르내리막길을 다니면서 허리를 굽혔다 펴는 동작을 반복하게 되면 허리를 지탱해주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파열되면서 발생한다. 대부분은 휴식을 취하며 소염제 등을 복용하면 2~3주일이면 회복이 된다.
하지만 요추염좌가 발생한 상태에서 약해진 인대와 근육에 2차적으로 무리를 주게 되면 습관성 염좌나 허리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요추염좌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잘못된 자가치료를 하다가는 오히려 만성 허리통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허리 통증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 건강 지키면서 등산하려면?
허리 건강을 지키며 등산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행 전에 가벼운 몸풀기로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키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등산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를 가볍게 풀어줄 수 있는 스트레칭을 등산 전에 10분 가량 하는 것이 좋다. 등산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처음에는 30분 정도 걷고 5~10분간 휴식한 뒤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산행 시간을 1시간 정도로 늘리되 10분씩은 규칙적으로 휴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높낮이가 일정치 않은 돌산보다는 흙산이 무릎이나 척추에 부담을 주지 않는 편이며, 돌산에서는 경관을 감상하려 한눈을 팔다 보면 낙상의 위험이 더 커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낙상으로 인한 척추압박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발에 신경 써야 한다. 밑창이 닳아 미끄러운 신발은 절대 신어서는 안 되며, 가능한 밑창이 튼튼하여 마찰력이 좋은 등산화를 신을 것을 권한다. 등산화가 없을 경우에는 밑창에 요철 모양이 있어 미끄러움을 방지하고, 쿠션감이 있는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등산스틱을 이용하는 것도 무릎에 실리는 체중을 분담시켜주면서, 낙상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또한, 산에서 내려올 때는 터벅거리지 말고 평소보다 무릎을 더 구부린다는 생각으로 탄력 있게 내려와야 무릎과 허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배낭의 무게가 너무 무거우면 허리에 부담감을 주면서 통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허리가 평소 약한 사람은 필요한 최소한의 짐만 챙길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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