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개설허가와 의약 담합금지

박행남 법무법인 부강 대표변호사

최근 창원지역 대학병원 부지에 약국을 개설해 인근 주변 약국이 폐업하고, 그 밖에 약국개설이 편법화 되는 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약국개설과 관련된 법률상담도 증가하고 있다.

약사법 제20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약국을 개설하려는 장소가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인 경우’(2호)와 관련하여 보건소 담당자들의 해석에 차이가 있고, 하급심 법원의 판결에서도 ’구내 약국‘의 판단기준인 약국과 의료기관과 공간적·기능적 독립된 장소의 개념의 적용과 관련하여 명확하지 않다.

예를 들면 2013년 대구에 있는 약사 A가 지하 1층, 7층 건물 중 2층에서 7층까지 W 병원인데 1층에 약국개설허가신청을 하였고 보건소에서 ‘병원 시설 안’이라며 반려를 하자 그 취소를 구한 사안에서, 대구지법은 “약국 출입문이 있는 건물 남쪽 면에 병원 간판이 붙어 있는 등 외관·구조상 하나의 병원 건물로 인식된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그러나 대구고법은 약국이 개설되어도 병원에서 약국을 가려면 건물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와야 하므로 구내약국의 역할을 할 수 없으며, 건물 1층에 약국뿐만 아니라 H 의원, 커피점이 있으며, 건물의 외벽, 입구, 주차타워 상단에 W병원 간판 이외에 H의원 간판이 있음을 고려하여 위 약국은 W병원과 공간적 기능적인 관계에서 독립되어 있으므로 이에 반하는 1심 판결을 취소하였고(대구고법2014누4611 판결), 대법원도 원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2014두44311 판결).

최근 편법 약국 개설과 관련하여 각 보건소마다 약국 개설 기준이 통일되지 않고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보건복지부에서 병원 건물 내 편법 약국의 개설과 관련하여 약국 개설 등록자문협의체 구성 및 운영계획을 마련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층 약국의 경우 같은 층 의원과의 담합 가능성 때문에 다중이용시설이 있어야 허가가 가능하고, 그 경우에도 정상적인 다중이용점포여야 한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하는 등 최근 허가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있다.

특히 기존 약국이나 인접 약국인 약사인 제3자가 인근 약국개설허가를 취소해 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당사자 적격이 인정되지 않아 각하 판결을 하므로, 기존 약국을 보호하는 법적 수단은 거의 없다(대구지법 2013구합1616 판결).

결국 약국개설과 관련하여 의료기관과 약국과의 담합을 방지하고자 하는 입법 취지와 국민의 건강권 등을 고려하여 약국개설허가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 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정하고 일관된 기준 적용을 위해 자문위원회나 심의위원회 설치도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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