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조원대 기술수출 성과…전년比 4배 급증

[신년기획/ 제약바이오산업 수출만이 살길] 신약 기술수출 활기

국내 주요 신약개발기업 연구개발 및 기술수출현황

국내사 R&D 기술력 해외서도 인정…글로벌 경쟁력 확보 과제

그간 국산 신약 개발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여전히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력 격차는 크지만 국내 제약산업도 신약 개발 등 연구개발 환경 조성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가시적인 성과도 거두고 있다.

최근 제약업계는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JW중외제약, 코오롱생명과학 등이 신약 기술수출에 성공함으로써 국산 신약의 경쟁력에도 한층 속도가 붙고 있다는 평가다.기술수출은 국내 제약사의 연구개발 능력이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음을 방증한다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5조원대의 기술수출 성과를 올렸다. 2017년 총 14000억원 규모에 비하면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유한양행, 잇따른 기술수출 대박 행진 이어가

유한양행이 잇따른 기술이전 낭보를 전하며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지난 해 말 14000억원 규모의 대박 계약을 따낸데 이어 올 해 초 다시 9000억원대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1월 얀센 바이오텍(이하 얀센)과 비소세포폐암 치료를 위한 임상단계 신약인 레이저티닙(Lazertinib)의 라이선스 및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레이저티닙은 경구용 3세대 EGFR TK(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타이로신 인산화 효소) 억제제다. EGFR TK 변이로 인해 내성이 생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데 현재까지 결과에 따르면 내성이 생긴 비소세포 환자에게서 효능을 보이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유한양행은 미화 5000만 불(56145000만 원)을 지급받고, 개발 및 상업화까지 단계별 마일스톤 기술료도 최대 미화 12500만 불(135309450만 원), 그리고 상업화에 따른 매출 규모에 따라 두 자릿수의 경상기술료를 지급받게 된다.

유한양행은 올해 초에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와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를 위한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으로 미화 1500만 달러와 함께 개발 및 매출 마일스톤 기술료 미화 77000만 달러, 매출에 따른 경상기술료를 받게 된다.

한미약품 20155건 기술수출 성과

한미약품은 2012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롤론티스' 호중구감소증 바이오신약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생물의약품 허가신청이 완료됐고, 올해 4분기 중 판매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스펙트럼사의 롤론티스 판매가 승인되면, 한미약품 독자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가 적용된 타 파이프라인의 기대치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한미약품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의 추가 임상결과 발표 및 혁신치료제 지정도 4분기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미약품이 얀센에 기술을 이전한 당뇨·비만 치료제 'LAPS-GLP1/GCG'2019년 상반기 안에 임상 2상이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당뇨와 비만 치료제 'LAPS-Tri agonist'도 비슷한 시기에 임상1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한 해에만 5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이뤘다. 일라이 릴리와 69000만달러의 면역질환 치료제 기술수출 계약을 시작으로 베링거인겔하임에 폐암치료제 올무티닙’(73000만달러), 사노피에 퀀텀프로젝트(에페글레나타이드)’ 기술수출로 39억유로, 얀센에 지속형 비만-당뇨치료제를 91500만달러에 계약하는 잭팟을 터뜨린 바 있다.

한편 한미약품이 최근 공개한 신약개발현황에 따르면 23개 파이프라인 가운데 바이오신약 14개와 합성신약 9개로 구성됐으며, 전임상 단계에 있는 신규 후보물질 9개가 추가됐다고 밝혔다.

JW중외제약 레오파마에 아토피치료제 기술수출

JW중외제약은 지난해 8월 피부질환 치료 시장 글로벌 1위 기업인 덴마크 레오파마에 전임상 단계에서 총 4200만 달러(45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JW1601은 히스타민(histamine) H4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하는 면역세포의 활성과 이동을 차단하고,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히스타민의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이중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

특히 항염증 효과 위주인 경쟁 개발제품과는 달리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가려움증과 염증을 동시에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을 보유하고 있으며, 경구제로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의 복용 편의성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로 평가된다.

레오파마에 기술수출한 아토피 치료 후보물질 JW1601의 임상시험에 돌입한다.

JW중외제약은 2019년까지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며, 레오파마는 2020년부터 글로벌 임상 2상 시험을 시행할 방침이다.

△종근당 신약 파이프라인 크게 늘어

종근당은 지난해 국내 제약사 중 두 번째로 많은 14건의 임상시험을 승인 받았다. 2013612억원에 그쳤던 R&D 비용은 지난해 연매출 8300억원 중 약 12%1022억원으로 늘어났다. 투자를 늘린 덕에 파이프라인도 증가했다. 2012년 탐색과제 27, 임상단계 17개에 불과하던 파이프라인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탐색과제와 임상 단계가 각각 50, 27개로 대폭 늘었다. 올해부터 해외 임상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지난해 유럽 임상 1상에 돌입한 ‘CKD-506’이 눈길을 끈다. 면역을 조절하는 T 세포의 기능을 강화해 면역 항상성을 유지시키는 자가 면역질환 치료제다. 호주에서 임상 2a상을 시작한 ‘CKD-519’도 관심을 모은다.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낮추고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약물이다.

△일동제약-국산신약 28호 베시보 발매

국내 28호 신약 베시보는 일동제약의 첫 신약이다. 베시보는 지난 20175월 개발에 성공했고, 같은 해 11월 시장에 본격 발매됐다.

베시보는 베시포비르디피복실말레산염을 성분으로 하는 만성B형간염 치료제로, 국내 기술로 개발된 최초의 뉴클레오티드 계열 약제다.

베시보는 임상시험 결과 기존 치료제와 대등한 수준의 치료 효과는 물론 기존 치료제에서 발견됐던 부작용이 개선, 최근에는 96주 사용에 대한 임상결과를 발표해 장기 사용에 대한 안전성 및 유효성도 입증했다.

일동제약은 최근 5년 간 매출액 대비 10%R&D에 투자해왔다. 지난해 일동제약의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56건에 달한다. 일동제약 중앙연구소에선 지금 항암제, 치매 치료제 등 만성·난치성 질환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그중 알츠하이머 신약 ‘ID1201’은 분당서울대병원·중앙대병원·건국대병원 등 14개 병원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동아에스티-국산신약 4개 개발 '최대'

동아에스티가 개발에 성공한 국산 신약은 4개로 국내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신약을 개발했다. 해마다 매출액 대비 10%이상 R&D에 투자하고 있다 성과도 나타나 동아에스티는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 수퍼항생제 시벡스트로정과 동일 성분 주사제,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의 국산 신약을 개발했다. 해외 기술수출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제약사 토비라와 슈가논의 주성분인 에보글립틴을 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로 개발하는 6150만 달러(705억원), 애브비와 후보물질 도출 단계에 있는 면역항암제 ‘MerTK 저해제’에 52500만 달러(6350억원)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

CJ헬스케어-역류성식도염 치료제 테고프라잔' 신약 허가 

CJ헬스케어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테고프라잔이 지난해 7월 식약처 허가를 받고 출시를 준비중이다. 테고프라잔은 지난해 7월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에 이어 30번째 국산신약이다.

테고프라잔은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라는 새로운 계열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로, 2014년 임상 12상이 시작된지 3년 만에 완료된 후 지난해 3상이 종료됐다.

임상 결과, 테고프라잔은 위산 분비 억제 등 효능 및 안전성이 입증되며 위질환 대표적 제제로 꼽히는 양성자펌프억제제(PPI)를 대체할 수 있는 약물로 평가받고 있다.

CJ헬스케어는 최근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손잡고 신약개발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CJ헬스케어는 유망 기전의 신규 타겟을 발굴, 평가하고, 대구첨복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에서는 단백질 구조분석과 특정 단백질에만 결합하는 물질인 리간드 기반 virtual screening(가상 스크리닝) 및 의약 합성, 평가 기술을 통해 특허성을 확보한 신약 물질을 개발할 예정이다.

△녹십자-희귀질환치료제 중국에 기술수출

녹십자는 올해 초 세계 두번째로 개발한 희귀질환치료제 헌터라제(헌터증후군 치료제)’를 중국 제약사에 기술수출했다고 밝혔다.

계약을 체결한 중국 캔브리지(CANBridge Pharmaceuticals, 이하 캔브리지)는 중국 희귀질환 분야 전두주자로 중국 등 중화권 국가에서 헌터라제의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된다.

헌터라제IDS(Iduronate-2-sulfatase) 효소 결핍으로 골격 이상, 지능 저하 등이발생하는 선천성 희귀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다.

녹십자는 현재 15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부문과 백신이 각각 7, 합성신약 1개가 임상을 진행 중이다. 주력 파이프라인은 글로벌 전략품목인 1차성 면역결핍질환 치료제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IVIG SN)’A형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F(GreenGene F)’가 있다.

△코오롱-국산신약 29호 인보사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2017년 세계 최초 골관절염 동종세포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케이 주'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인보사는 염증을 억제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단백질의 일종인 'TGF-β1 유전자'가 도입된 동종연골유래연골세포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제다. 식약처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중등도의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 이 치료제를 처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최근에는 먼디파마 일본 법인에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의 기술수출을 이뤄냈다. 인보사 기술수출 규모는 6677억 원이다.

인보사는 단 한 번의 주사투여로 1(미국 임상연구에서는 2)간의 통증 완화 및 기능성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국내 3상 임상시험에서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 중 84%에서 통증 및 기능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2상 임상연구 결과 88%의 환자에서 투여 2년까지 통증과 기능 개선의 효과가 유지됐다.

이와 함께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를 새로운 작용 기전을 통해 또 다른 치료옵션을 제공하는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제품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홍유식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