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 라이브 섹스 쇼의 추억

허정 교수의 보건학 60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전 보건대학원장)

미국 볼티모어에는 유명한 것이 많다. 먹거리로는 대서양에서 잡은 작은 게를 소금에 쪄서 망치로 깨서 먹는 전통음식점이 유명하다. 대학으로는 존스홉킨스대학이 있다. 그러나 더 알려진 것은 ‘라이브 섹스 쇼’다. 미국 다른 지역에서는 법으로 금지해 왔지만 유일하게 볼티모어에서만 공개적으로 라이브 쇼를 하는 곳이 있어서 관광객이 많이 모인다.

1960년대 얘기다.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운영했던 국가보건계획세미나에 참석할 겸 볼티모어에 간 적이 있다. 그 때 동행했던 사람들과 함께 이 라이브 쇼를 보러 갔다. 작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꽉 차서 실제로 라이브 쇼를 볼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비싼 입장료를 내고 모인 사람들 대부분이 머리가 벗겨지거나 백발의 노인들이었다는 점이다. 젊은 사람들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근래 마닐라에는 술도 팔고 남녀관계를 허용하는 술집이 늘고 있다. 주 고객은 역시 60~70이 넘은 노인들이다. 우리나라도 한 때는 섹스관광이 유행했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돈 많은 일본 사업가들이 한국에서 바람을 피우고 간다는 얘기도 간간히 들을 수 있었다. 듣기에는 좋지 않지만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입도 만만치 않아서 홍등가의 주 수입원이 되기도 했다.

일본 교토에 가면 옛날 유곽거리를 관광하는 경우가 많다. 이 유곽거리는 하나의 전통문화로 보존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성매매금지법에 의해 성매매가 불법이 됐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지역에선 보다 은밀하고 음성적으로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이곳에서도 젊은 사람들보다 중년 이후의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세상에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공존한다. 밝고 건전하다고 생각하는 것만을 보존하고 육성해 나가기는 어렵다.

요새도 동경의 유라구조(유락정)에 가면 돈을 내고 남녀관계를 하는 곳이 있다. 남에게 보이고 싶지는 않지만 혼자된 사람들에게 성생활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방법의 하나가 성매매다. 현실적으로 장자연 사건같이 취업을 미끼로 성행위가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와 더불어 이들에 대한 성병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무료 성병 치료를 받기 위해 목사님들이 보건소를 찾았다는 듣기 거북한 얘기도 들었다. 건전한 성생활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에이즈를 위시한 성병 관리는 강화돼야만 한다.

또한 노인들의 성생활 기회를 보장해 주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비아그라를 국가보건의료사업에 포함 시키는 나라들도 늘고 있다. 참고하기 바란다.
 


보건신문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