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사회는 5일 최근 국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실손보험 청구 전자화와 청구 간소화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폐기할 것을 촉구하고 5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경북의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TV 홈쇼핑의 단골 메뉴이고 너도나도 가입하여 2017년 말로 3,400만 명이나 가입하고 있으니 실손보험이 제2의 건강보험이라 할 만하다.”며 “이번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과 전재수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해 국회 정무소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 계류중인 실손보험 청구 전자화와 청구 간소화를 위한 ‘보험업법 법률 개정안’을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보험 소비자와 요양기관 및 보험회사 모두의 편익을 위해 보험회사 등이 요양기관에 의료비 증명 서류 등을 전자문서로 전송하여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요양기관이 그 요청에 따르도록 하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해당 업무를 위탁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경북의사회는 “환자의 건강 정보는 철저히 보호해야 하는 중요한 개인정보이다. 그래서 의료법 제21조에는 ‘의료인은 환자 아닌 제3자에게 환자에 대한 진료기록 열람 및 사본 발급을 해 줄 수 없다.’고 되어 있으나 이 개정안은 ‘요양기관은 「의료법」 제21조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요청에 따라야 한다.’란 단서 조항까지 달아가며 의료 기록의 유출을 강요하고 있다.”강력 비판했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법이 강화되어 주민번호 등도 노출할 수 없는 마당에 그 보다 더 민감한 개인 진료 기록을 제3자에게 무조건 제공하게 만드는 법은 무슨 아이러니인가? 향후 이를 통해 온 국민의 내밀한 건강 정보를 빅데이터로 축적한 보험사들이 이를 자신의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한다면 이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되묻고 “보험 소비자와 요양기관 및 보험회사 모두의 편익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요양기관의 편익이라니? 우리는 그런 편익을 전혀 바라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보험사는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인데, 왜 이 법안을 적극적으로 찬성하겠는가? 실손보험 청구를 의료기관에서 대행하면 청구 포기가 줄어 건수 증가로 인한 보험사의 부담이 커질텐데, 현재도 지급률을 낮추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보험사가 왜 이 법안을 찬성하겠는가? 그것은 심사평가원이라는 거대한 공권력을 빌어 지급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득은 모두 보험회사만 가져가고 결국 피해는 보험에 가입한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다. 왜 국가 공공기간과 의료기관이 보험사의 사적 이익에 동원되어야 하는가? 차라리 이번 기회에 민간보험 영역을 국민건강보험에 다 편입시켜 건강보험을 획기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은 어떤가? 대다수의 국민들이 국민건강보험에 만족하지 못하여 개별적으로 가입하고 있는 실정이니 차라리 건강보험료를 현실화하고 혜택을 늘려 국민들이 실손보험에 가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북의사회는 “개인과 민간보험 회사의 개별적인 금전 문제에 제3자인 의료기관이 개입하여 보험료 청구를 대신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무슨 독재적인 발상이란 말인가? 청구 간소화 문제는 민간보험 회사가 각자 알아서 할 일이지 제3자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며 개입을 의무화 하는 것은 더더욱 어불성설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경우처럼 민간보험 회사와 병원이 사전 계약을 통해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적용 범위와 가격 등을 미리 정한다면 모를까 국민 편의를 위한다는 명목 하에 사적인 보험에 공공기관을 동원하고 제3자인 의료기관에 새로운 의무를 부과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그동안 사회 보험적 건강보험 체제에서 각종 규제와 저수가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참아가며 진료 중인 의사들에게 이렇게 원칙에도 맞지 않고 환자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 비상식적인 짐을 강요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음”을 경고했다.
경북의사회는 “3,300여 경상북도 의사회원 일동은 민간보험 회사만 배불리게 하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보험업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강력하게 반대하며 이 법안이 폐기될 때 까지 모든 수단을 다해 싸울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만일 법안 통과가 계속 추진된다면 전 의료계와 합심하여 경북의사회는 투쟁 대열에 나설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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