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협 "의원급 의료기관 관리지침, 탁상행정 표본"

"감염관리자 별도지정, 환자 간격 1미터 확보 등 불가능한 지침 내려"

정부가 발표한 의원급 의료기관 감염예방 관리지침과 관련, 개원가에서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단체들이 만든 것임이 여실이 들어나는 면피성 탁상행정의 표본이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 같은 지침은 의원급 의료기관이 지키고 싶어도 도저히 지킬 수 없는 현실을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동석, 이하 대개협)는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의원급 의료기관 감염예방 관리 지침에 경악한다"며 "이 지침은 새로운 전염병과 맞서 싸우며 감염위험의 최전선에 노출이 돼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현실을 무시한 것으로 의사들에게 큰 충격과 함께 실망만을 안겨줬다"고 밝혔다.

최근 질병관리본부,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 대한감염학회의 명의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예방·관리(의원급 의료기관용)'를 발표했다. 지침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은 감염관리자를 지정하여 감염예방관리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환자의 대기구역이 과밀하지 않도록 하고 대기 환자의 배치를 관리해야 한다.

이에 대개협은 "의원급 의료기관은 대부분 원장 1인과 간호인력 직원이 1-3명이고 공간적으로도 접수창구와 맞물린 협소한 대기실이 대부분이다. 감염관리자 별도지정, 환자 간격 1미터 확보, 신고대상자 독립 공간으로 이동 동선 마련 및 독립 공간 마련 등은 대부분 의원에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마스크나 손소독제 품귀로 인해 전염병 관리의 최일선 의원에서는 이 기초 방독 물품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직원들이 전철역 같은 곳에서 본인이 사용하는 것을 받아오고, 수일씩 사용해야만 하는 실정이다"고 호소했다.

특히 "전염병이 장기화 되면서 그나마 남아 있던 수술용 일반 마스크도 거의 소진돼 가고 있는 현실이다"며 "비현실적인 지침을 만들어서 규제를 앞세우기 전에 방역당국은 가장 기초적이고 방역에 효율적인 마스크나 손소독제를 즉각 의원급 의료기관에 비치하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진료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를 대면하는 의료진이 마스크, 알코올, 손세정제가 부족한 상황임에도 지킬 수 없는 지침을 발표하는 점에  대해 개원가는 불만이 커진 것이다.

대개협은 "현재의 비현실적 지침을 철회하고 당장 의원급 의료기관의 현실을 반영하는 근본적이고 진정성 있는 방역 대책 및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하여 집행 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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