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러·레이저 질성형시술 주의점

[의학칼럼/ 쏙 좁은 여자]

정창원 원장(산부인과전문의)

요즘은 질축소도 수술보다 간단한 필러나 레이저 시술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어찌 보면 수술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통증에 대한 두려움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의학적인 축소효과가 같다면, 환자들을 번거롭고 두렵게 하는 수술은 당연히 없어져야 맞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환자들의 공포심을 이용하거나 저렴한 비용을 내세워 무분별하게 질필러를 권하는 병원들이 늘고 있어 우려스럽다. 질필러는 부위 특성상 후기를 찾기도 쉽지 않아 환자입장에서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질필러는 질점막 아래에 필러를 주사해 질 내 공간을 좁혀주는 시술이다. 당연히 질성형수술보다는 간단하지만 수술만큼 좁혀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수술은 질을 둘러싼 골반근육을 물리적으로 잡아당겨서 봉합해 주는 것이므로 조이는 효과가 훨씬 강하고 오래간다. 반면 필러는 조여 주는 것도 아니고 점막하에 물질이 들어가서 공간을 차지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엄연히 다른 것이다. 질레이저는 공간효과도 없고 질점막의 탄력을 개선해 주는 것이기에 질축소 효과는 더더욱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따라서 질필러를 고려해 볼 수 있는 대상은 질이완이 심하지 않은 경우다. 즉 출산경력이 없는 미혼여성이라든지, 아니면 분만을 했더라도 제왕절개로 분만한 경우에 적용된다. 물론 질이완이 심하더라도 굳이 수술까지 원하지 않거나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경우라면 대안으로 생각해 볼 수는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질레이저만 받아도 수술 없이 수술만큼이나 질축소효과를 낼 수 있는 것처럼 과대 광고하는 병원들이 상업적으로 넘쳐나고 있는 현실이다.

제대로 된 전문병원이라면 당연히 이런 시술 효과의 한계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설명해 주고, 제한된 적응증에 현실적인 기대치를 갖게 해야 한다. 하지만 상업적으로 무분별하게 광고하는 병원들이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시술이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실력이 없는 일반 의사라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수술 한 건 하느니 그 시간에 질필러 환자를 여러 명 보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이다.

하지만 질필러도 효과를 보기위해서는 적당한 대상 환자 선정과 함께 시술테크닉이 필요하다. 특히 산부인과 전문의가 아닌 경우에는 좁은 질에 대한 진료경험이 부족해 정확한 질점막하층에 주입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질의 해부학적 구조를 잘 모르고 너무 깊게 주사할 경우에는 효과가 더욱 없다.

특히 질에 넣는 전용 필러의 경우에는 재료 자체가 얼굴에 넣는 필러와는 다르다. 성관계에도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더 오래 유지돼야 하고 재료 가격도 일반 얼굴 필러보다도 훨씬 비싸다. 따라서 얼굴 필러 레이저를 하는 병원에서 저렴한 질필러를 권한다면 합리적인 의심이 필요하다.

/ 도움말-정창원 리에스여성의원 대표원장

 

 

 


보건신문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