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상표출원 지난해 2만956건… 5년새 39.6% 증가

국내 최초 등록 ‘朴家粉(박가분)’· 현존하는 최고령 상표는 ‘太平洋(태평양)’

화장품 상표출원 건수가 2014년 1만5017건에서 2019년 2만956건으로 39.6% 증가했다. 이는 K팝·K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과 K뷰티의 품질과 브랜드에 대한 국내외 소비자들의 선호도 증가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5~2019)간 화장품류 상표출원이 많은 기업은 LG생활건강으로총 4698건을 출원했다. 2위인 아모레퍼시픽은 2391건이었으며 그 뒤를 로드숍 브랜드인 더페이스샵(975), 미샤(758), 토니모리(716)가 이었다. 특히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류 뿐만 아니라 전체 상표 출원 건수에서도 다출원 기업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화장품류 다출원 5대 기업의 연도별 출원현황]

기업 형태별 화장품 상표출원 비중은 대기업 비중이 2015년 11.8%에서 2019년 5.8%로 절반수준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 비중은 34.5%에서 39.2%로, 개인의 비중은 34.1%에서 37.1%로 증가했다.
이는 온라인을 통한 화장품 유통이 활성화되고, 자체 생산시설 없이 OEM·ODM 업체 위탁생산 등으로 중소·벤처기업이나 개인사업자의 화장품 시장 진입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비대면 온라인 쇼핑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해시태그, 키워드 검색을 통해 수요자들이 다양한 브랜드에 쉽게 노출되고, 블로그 후기 등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면서 품질이 좋은 신생 브랜드들이 단기간에 인기를 끄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K-뷰티가 날개를 단 것은 K-팝 열풍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K-팝 아이돌 그룹 BTS를 모델로 내세운 모 기업의 마스크팩은 제품 출시 3시간 만에 완판됐고, 화장품 광고모델이 여자배우에서 유명 남자 아이돌로 바뀌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국내 첫 화장품 상표인 박가분(왼쪽)과 짝퉁 제품(출처 근현대디자인박물)

한편 국내 화장품 상표 중 현재까지 권리를 유지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상표는 ‘太平洋(태평양)’으로 1959년에 등록돼 61년째 유지 중이다. 지금부터 100년 전인 1920년에 등록돼 최초의 화장품 상표로 알려진 ‘朴家粉(박가분)’은 얼굴을 하얗게 해주는 백분으로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잘 나가던 박가분도 유해성분으로 인한 품질 문제와 짝퉁제품의 출현으로 1937년에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화장품 상표 출원시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특히 특허청은 △색상이나 원재료를 나타내는 단어로만 구성하거나, 비슷한 색채를 결합해 객관적인 의미가 상품의 색채를 표시하는 경우 △타인의 저명한 상표를 출원상표에 포함하는 경우 △‘Cushion, VASELINE, 비비’처럼 거래계에서 화장품의 보통명칭이나 관용명칭으로 사용되는 경우 등은 심사에서 거절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삼섭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코로나19로 K-브랜드의 위상이 높아진 데다 비대면 시대를 맞이해 온라인 거래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브랜드의 중요성도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특허청은 중소·벤처기업과 개인 사업자들이 상표권을 쉽고 빠르게 획득해 국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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