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사회 '의료정책 4대악 저지' 총 궐기대회 개최

회원·전임의·전공의·의대생 등 2500여명 참석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의대 정원 4000명 증원, 공공의대 설립, 비대면 진료 등 정부의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대구·경북의사 총파업 궐기대회를 겸한 대 토론회가 지난 14일 대구스타디움 야외공연장에서 개최됐다.

의료계와 소통 없이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의료정책에 맞서 지난 7일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전면 파업에 들어간대 이어 14일 의료계는 휴진에 들어갔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의료계는 많은 타격을 받았고 시민들 또한 불편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말도 안 되는 정부의 의료정책 추진으로 인해 이 사태까지 왔다며, 이에 대구·경북의사회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대구·경북의사회 의료정책 대토론회는 이상호 대구시의사회총무이사의 사회로대구·경북 의사회장 인사, 경북의사회 채한수 총무이사의 행사 소개와 전국현황 소개, 연대사, 의사들의 거리에 나선 이유, 자유발언 결의문 발표 순으로 진행됐다.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은 “우리 의사들은 지금까지 열악한 여건 하에서도 언제나 국민의 건강을 먼저 생각해오며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의료재난 사태에서도 목숨을 걸고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헌신해 왔다”고 밝혔다.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의료의 백년대계를 생각하지 않고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의대 정원 4000명 증원, 공공의대 설립, 비대면 진료를 의료계와 한마디 상의도 없었고, 전문가들의 공청회 한번 거치지 않은 채 미리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들 너무나 엄청난 일들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회장은 이어 “우리는 지금 위기에 처했고, 그래서 오늘 이렇게 모였다.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우리 모두 보다 나은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바치겠다”고 절박함을 호소했다.

장유석 경북의사회장은 “의료계와 일절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졸속 의료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가 OECD 국가들의 평균보다는 적다고 하나 평균 의사 수는 이미 미국, 일본 등과는 비슷하다”며 “그 증가 속도 역시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고 향후 몇 년 후면 OECD 평균 이상의 의사 수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석 경북의사회장

또 “지역에 전문 의사가 부족하고 의료시설이 낙후된 것이 의사 수가 부족해서가 아니고, 의사 수가 늘어나면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비정상적인 낮은 의료수가 개선, 필수 의료 강화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 왜곡된 진료 전달 체계의 개선, 공공의료 본연의 업무 강화 등 불합리한 의료제도를 고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이를 외면한 채 의사 수만 늘리는 것은 오히려 대도시의 의료 과밀화를 조장할 뿐이며, 필수 의료 담당 의사가 늘어나기보다는 비급여 비필수 의료분야가 확대되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만 더 가중시키고 나아가서는 의료의 질 하락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경북의대 본과 2학년 장우성 학생은 연대사를 통해 “저는 저희 의료계가 죽었다는 생각에 매우 안타까움을 느끼고 오늘 이 자리에 상복을 입고 서게 되었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사태에도 있는 것 없는 것 다 끌어내면서 국민 안전, 국가의 안전을 위해서 힘겹게 싸워왔던 의료계는 정말 어처구니없게도 정부의 무리한 의료 4악 법 추진에 의해서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자유발언에 나선 경북의대 4학년 이지민 학생은 “정부가 전문가의 의견과 타당성을 무시한 채 법안을 발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전에도 탈원전 정책으로 수많은 원자력학과 학생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남의 일이 아닙니다. 탈원전 정책과 민식이법을 보면 알다시피, 한 번 통과된 법안을 폐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지적하고 “그렇기에, 아직 법안이 상정되지 않은 지금 저희가 더욱더 힘을 모아야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지민 학생은 또 “의사 선생님들, 저희와 동참해 이 잘못된 정책에 함께 목소리를 내주십시오. 여러분들의 후배 의사들이 올바른 의료시스템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으며 의술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지금까지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내었고, 만들어나갈 대한민국의 의료입니다. 이렇게 무너지는 걸 바라볼 수만은 없습니다”라고 정부의 의료정책을 강력 규탄했다.

끝으로 김병석 대구시의사회 의장, 김재왕 경북의사회 의장, 대구시의사회 이원순 명예회장, 대구동구의사회 안원일 회장 등도 연대사에 나서 집회의 열기를 더하는 한편 행사마무리 후, 지난 7일 대구·경북 전공의 및 의대생들이 토론회 마치고 헌혈의집에서 헌혈 릴레이를 했던 것처럼, 이날 행사에도 헌혈 차량 3대를 섭외해 헌혈 릴레이를 함께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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