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9건·백신 2건 임상 활발… 대부분 2상 진행

[기획 / ‘코로나19’ 정복 어디까지 왔나] 국내 제약사 개발 현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확대 사진으로 바이러스 입자를 둘러싼 돌기들을 관찰할 수 있다. ‘코로나’는 라틴어로 왕관을 뜻하며 바이러스입자들이 왕관모양의 돌기를 갖고 있어서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제공)

신풍·종근당·부광·녹십자 제품화 박차

국제백신硏·제넥신도 백신 개발 구슬땀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에서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부광약품, 종근당, 신풍제약, 대웅제약, GC녹십자, 크리스탈지노믹스, 제넥신, 엔지켐생명과학, 국제백신연구소 등에서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제약사에서 진행하는 임상시험은 9건이며, 백신은 2건이다. 대부분이 새롭게 조성된 신물질이 아니라 기존에 다른 치료제로 개발했거나 개발하던 약물을 이용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식약처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약물 이외에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도 많다.

부광약품은 B형간염치료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를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클레부딘은 핵산유사체로 바이러스 유전물질의 복제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부광약품은 당초 대조약으로 히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했으나 사용권고에서 제외되면서 식약처와 대조약 변경을 협의해 위약을 투약하기로 했다. 변경된 임상시험계획에서는 클레부딘군과 위약군이 2:1의 비율로 배정됐다. 현재 8개 병원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코로나 폐렴이 유발하는 급성호흡곤란증후군(ADRS)에 대한 신약물질 EC-18을 이용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회사측은 EC-18은 호중구 침윤 조절 기능이 중증 코로나에서 나타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의 신호를 차단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면역매개 급성 폐 손상과 폐렴을 포함한 다른 염증성 질병 동물실험 결과, 폐기능 개선, 염증과 섬유종 감소, 패혈증 생존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고 밝혔다.

엔지켐생명과학은 미국에서도 임상 2상을 승인받아 진행 중에 있다. 코로나19 감염성 폐렴환자 60명을 대상으로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 시험이 진행된다. 환자 30명에게는 'EC-18'과 표준치료제를, 나머지는 위약과 표준치료제를 투약해 경증 폐렴환자를 대상으로 'EC-18'이 중증 폐렴 및 급성호흡곤란증으로의 진행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는지 효능 및 안전성 평가가 이뤄진다.

신풍제약은 말리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정'에 대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2상을 승인받았다.

임상은 국내 11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평행, 위약대조 방식으로 진행하며 임상은 경북대학교병원, 고려대구로병원,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4개 병원에서 진행 중이다.

피라맥스의 주성분 중 하나인 피로나리딘은 현재 코로나19 치료 후보약물로 권고되고 있는 클로로퀸과 화학구조가 유사할 뿐 만 아니라, 클로로퀸과는 달리 동물시험 모델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까지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이 입증된 바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종근당은 혈액항응고제와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시험은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김미숙)에서 개발한 임상 프로토콜을 활용해 코로나19로 폐렴 확진을 받은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나파벨탄의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 식약처에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며, 추후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나파모스타트’가 최근 코로나19 치료제로 미국 FDA의 긴급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에 비해 사람 폐세포 실험에서 수백 배 이상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나파모스타트는 종근당 나파벨탄의 주성분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세린계단백질 가수분해효소억제제인 카모스타트(Camostat)를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시험은 코로나19 감염이 확진돼 입원 혹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코로나19의 징후와 증상이 등록 전 48시간 이내에 발생한 경증 및 중등증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A그룹(50명)에는 카모스타트를 7일간 경구 투여하면서 최상의 지지요법 치료를 병행하고, B그룹(50명)은 위약(Placebo)을 7일간 경구 투여하면서 최상의 지지요법 치료를 병행해 카모스타트의 효능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만성 췌장염 및 위절제 수술 후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메실산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호이스타정’의 주성분인 ‘카모스타트’는 자체 생산해 시판 중인 의약품으로 개발 시 기간이 오래 걸리는 독성 등의 안전성 데이터를 인정받아 1상 시험 없이 곧바로 2상에 빠르게 진입했다.

임상시험은 경증 또는 중등증의 코로나19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카모스타트를 최대 14일간 투여해 위약군 대비 바이러스 소실까지의 기간을 비교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임상승인 즉시 임상을 개시해 신속하게 대상자 모집과 투약을 진행해 효과를 확인하고 올해 하반기에는 임상 3상 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CT-P59의 코로나 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1상을 실시하고 있다.

임상시험은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감염 경증 증상이 있는 시험 대상자에서 CT-P59의 안전성, 내약성 및 바이러스학을 평가하는 제 1상,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평행군, 단일용량상승 투여 예비 연구이다.

임상시험 기간은 2020년 8월부터 2021년 2월까지이며, 임상시험 대상자수는 18명이다. 1차 평가 변수는 마지막으로 등록된 시험 대상자의 제 14일까지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된다.

제넥신은 항암제로 개발 중인 유전자재조합 인간 인터루킨-7 성분의 GX-17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항암제 개발 당시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안전성 평가를 실시했으며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경증의 코로나19 감염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예비 유효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치료원리는 ‘GX-I7’이 코로나19 감염자의 면역세포(T세포)를 증식시켜 자가면역력을 높임으로써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거나 회복에 도움을 주게 된다.

녹십자는 혈장분획치료제 ‘GC5131’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2상을 승인받았다.

‘GC5131’은 녹십자에서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이용해 개발 중인 ‘고면역글로불린(Hyper-immune Globulin)’ 성분 의약품으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 중 혈장을 대량으로 수집한 후 여러 공정을 거쳐 제품화한 것으로 코로나19 중화항체가 농축된 면역글로불린이다.

백신은 국제백신연구소와 제넥신에서 진행하고 있다.

국제백신연구소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피내(Intradermal, ID) 접종 후 전기천공법 (Electroporation, EP)을 이용하는 SARS-CoV-2 예방백신 INO-4800의 안전성, 내약성 및 면역원성을 평가하기 위한 용량 증량, 제 I/IIa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시험은 서울대학교병원 등에서 진행하며, 임상시험 모집 대상자수는 160명이다.

임상시험의 1차 유효성 평가 변수는 SARS-CoV-2 에 대한 결합항체역가이다. 2차 유효성 평가변수는 추가적인 면역원성 평가항목 비교와 중화 항체 역가- IFN-yELISpot 반응 및 세포성 면역반응 비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발생률 및 임상적, 면역학적 특징 등이다.

제넥신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COVID-19 예방 DNA 백신 GX-19의 안정성, 내약성 및 면역원성을 탐색하기 위한 다기간,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대조, 제 1/2a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임상 1상은 건강한 성인자원자를 대상으로 COVID-19 예방DNA 백신GX-19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고, 면역원성을 탐색한다.

임상 2a상은 건강한 성인자원자를 대상으로 COVID-19 예방 DNA 백신 GX-19 의 위약 대비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임상시험 대상자수는 제1상 40명, 2a상 150명이며, 신촌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6개 기관에서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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