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 21일은 1995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알츠하이머협회와 함께 제정한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World Alzheimer’s Day)이다. 치매 원인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퇴행성 뇌질환의 하나인 알츠하이머병이지만 원인에 따라 치매 치료가 다르기 때문에 원인 질환을 밝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세계 알츠하이머 날을 맞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이학영 교수와 함께 치매의 원인 질환과 증상에 대해 알아보았다.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 치매현황 2019’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약 75만명으로 추산된다. 노인 인구의 증가에 따라 치매 인구도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돼 2024년에는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치매 중 가장 많은 유형을 차지하는 것은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75만명 중 55만여 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은 무엇보다 두드러지는 것은 기억장애이다. 기억장애는 질환 초기에 영향을 받는 뇌 부분이 기억저장의 입구 역할을 하고 있어 나타나는 증상이다.
뇌가 건강했을 때 이미 뇌 안으로 들어간 과거의 기억들은 영향을 받지 않고 새롭게 만들어진 기억들은 입구가 망가져서 들어가지 못하게 된다. 옛날의 일들은 잘 기억하는데 최근 일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패턴의 기억장애를 호소할 수 있다. 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결국 과거의 기억도 손상되어 기억력 외의 다른 뇌 기능들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다.
알츠하이머병 이외에도 특정 부위의 뇌가 퇴행성 변화를 보이는 다른 종류의 뇌 질환들이나 뇌혈관질환 심지어 영양소의 결핍, 호르몬의 이상 혹은 감염 등에 의해서도 치매상태가 유발될 수 있다.
치매상태의 원인을 밝히는 데는 뇌영상검사와 혈액검사 등을 진행하는데, 기억장애를 포함한 인지기능의 저하 말고도 다른 증상의 유무 역시 원인질환을 밝히는데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된다.
정상적으로도 나이가 들면 깜빡하는 증상이 늘어나기 마련이지만, 정상적인 노화에 의한 뇌기능 저하는 치매에 의한 뇌기능 저하와는 분명히 다르다.
이학영 교수는 “기억장애가 정상적인 노화에 의한 것인지 병에 의한 것으로 봐야 하는지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한데, 6개월 이상 악화하는 기억장애인 경우에는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상의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치매에 따라 기억력이나 판단력의 장애 외에도 움직임의 이상이 나타나기도 하므로 움직임의 이상 등의 다른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진단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매 원인 질환 중에는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원인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직 없는 알츠하이머병이라도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가 있으며 어떤 사람이 치매에 덜 걸리는지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유감스럽게도 나이가 들면 상당수에서 뇌 내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관찰된다. 그러나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있다고 모두 알츠하이머병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뇌의 손상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의 건강한 뇌를 가진 사람은 이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도 있다. 따라서 건강한 뇌를 만들어가는 것은 치매에 대한 보험과도 같다”며 매일 매일의 생활에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기를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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