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 올해는 진짜 부츠 신고 싶어요! 종아리 지방흡입 받을 수 있을까요?”
최근 진료실을 찾은 A씨가 한숨을 쉬며 한 말이다. 굵은 종아리가 콤플렉스여서 이를 커버하기 위해 부츠를 사려 했더니, 정작 종아리에 맞는 부츠가 없어 난감했다는 이야기다.
올해도 롱부츠가 인기 아이템으로 작용할 모양이다. 지난해까지는 허벅지 위까지 슬림하게 덮는 ‘싸이하이’ 부츠가 유행이었다면, 올해는 무릎 바로 아래의 클래식한 롱부츠와 터프한 웨스턴부츠가 대세를 이루는 듯하다.
‘90년대 룩’ 열풍도 한몫을 한 듯하다. 거리를 둘러보면 미니스커트에 롱부츠를 매치하거나, 데님에 웨스턴부츠를 코디한 ‘옛날 유행’을 요즘의 분위기로 재해석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A씨처럼 부츠를 신고 싶어도 마음처럼 쉽지 않은 사람이 많은 듯하다. 괜히 다이어트의 최종보스로 ‘종아리’를 꼽는 게 아니다. A씨 역시 특별히 과체중은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날씬하지만 허벅지, 종아리가 남들보다 굵은 전형적인 ‘하체비만형’ 체형이었다.
종아리 지방흡입의 경우, 얼마든지 수행할 수 있지만 무척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사실 종아리가 콤플렉스인 사람 대부분은 지방보다는 근육이 많아 굵어진 유형이 많다. 물론 지방이 종아리에 지방이 많은 사람이라면 종아리 지방흡입수술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흔한 사례는 아니다. 종아리가 굵은 사람은 종아리근육과 지방이 함께 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육이 더 많다 보니 허벅지, 팔뚝, 복부에 비해 수술 전후 차이가 적게 느껴질 수 있다.
이렇다보니 종아리 지방흡입에 앞서 지방량과 근육량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지방흡입을 받아도 되는지 파악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우선 집게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종아리를 잡았을 때 두께가 엄지손가락 한 마디 정도면 지방형, 뒤꿈치를 들고 섰을 때 튀어나오는 부위가 많다면 근육형으로 볼 수 있다. 이후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 등으로 지방과 근육 비율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종아리 지방흡입은 ‘무조건적인 사이즈 감소’가 아닌 이상적인 다리라인으로 교정하는 데 목표를 둬야 한다. 즉, ‘다리 라인’을 재정비하는 과정으로 여겨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상적이라고 보는 다리라인은 무릎 아래라인이 일자로 곧으며 종아리는 도톰한 정도에 그치고, 발목은 가늘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종아리의 '알'은 크고, 발목이 굵어 둔탁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때 무조건 사이즈를 줄이려 비복근 아래의 지방만 과도하게 흡입하면 종아리 알이 더 두드러져 보여 라인이 더 미워지기 쉽다. 심지어 피부가 움푹 파이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지방을 걷어내되 종아리 보톡스 등을 병행해 매끄러운 라인으로 다듬으면 롱부츠가 수월하게 들어가는 종아리로 변하게 된다. 종아리뿐 아니라 발목 주변 아킬레스건과 복사뼈 사이까지 꼼꼼히 정돈해야 한다.
종아리가 가늘어 보이도록 무릎 주변의 지방을 정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부위를 소위 ‘샤넬라인’이라고 한다. 샤넬라인을 매끄럽게 다듬어주면 종아리와 허벅지 사이의 경계를 부드럽게 만들어 다리가 훨씬 길어 보인다. 다만, 이는 사람마다 체형에 따라 달리 적용해야 하는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를 기대한다면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뒤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
간혹 종아리가 굵은 여성 중에는 운동을 할수록 더 근육이 발달할까 두려워 아예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생긴 근육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운동을 기피함으로써 근육에 지방까지 증가해 더욱 두꺼운 종아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굵은 종아리를 날씬하게 관리하고 싶다면 평소 스트레칭과 함께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을 추천한다. 운동 후 충분히 마사지하고, 반신욕이나 족욕으로 혈액순환을 돕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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