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과정에서 '배민'(배달의민족)의 기업결합 승인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국의 가맹점주들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기업결합 승인 시 자영업자들의 수수료 부담이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해 12월 30일 업계 2위 ‘요기요’와 업계 3위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가 업계1위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주식 87% 인수계획을 밝히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했다.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 민족 55.7%, 요기요 33.5%, 배달통 10.8%로 기업결합이 승인되는 경우 독일자본인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배달앱시장의 99%를 독점하게 된다. 이 때문에 각종 수수료 인상과 배달앱사 횡포 현실화와 소비자 후생 저해에 대한 우려로 전국가맹점주협의회를 비롯한 자영업자 단체는 물론 시민사회단체와 소비자단체까지 모두 입을 모아 기업결합에 강력한 반대의사를 피력해왔다.
배달의 민족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의 기존 전단지 방식 광고비 비용은 월 71만5천원이다. 2016년 말 가맹점주 월 평균 수입이 약 229만원, 이익율 10% 가정 시 매출은 2290만원으로 71만5천원은 매출대비 약 3% 수준에 해당한다.
현재 자영업자들은 “배달의 민족이 혁신기업이라면 배달의 민족 이용수수료가 기존 전단지 광고비 부담비율인 3%보다 낮아야 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수수료 부담이 너무 크다"고 지적한다.
배민이 각종 매체를 이용한 공격적 광고와 소비자를 상대로 한 과도한 각종 프로모션(할인 이벤트 또는 현금성 쿠폰 지급)을 진행하며 사실상 이를 자영업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것. 이는 가맹점에 대한 지나친 비용 부담 전가로 비난을 받았던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들과 동일한 행태인 셈이다.
더구나 이러한 방식은 후발업체들과의 관계에서 무한경쟁을 촉발시켜 갈수록 자영업자에게 무리한 수수료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배달앱시장은 이미 독과점 시장이다. 자영업자들은 배달의 민족이 제시하는 거래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수년간 배달의 민족을 통해 광고를 해도 자신의 고객은 한명도 생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양수도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배달플랫폼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업 결합 시 배달의 민족은 데이터 기반의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전통적 산업의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가지는 통제력보다 훨씬 강력한 거래상 우월적 지위와 협상력을 가지게 되고 시장을 주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자영업자들의 수수료 부담은 결국 소비자가 최종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측은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승인하다는 것은 불공정과 독과점으로부터 자영업자를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공정위는 자영업자들이 온라인 모바일 시장에서 무너지지 않고 공존할 수 있도록 본연의 임무를 주지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Copyright @보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