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약은 독하다?…"일반적 통념이 건강 해친다"

'편견 타파' 캠페인 전개, 피부과 전문의 통한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복용법 강조

박천욱 대한피부과학회 회장

"속이 쓰리다"
"몸이 건조하고 갈증이 생긴다"
"피부과 약은 내성이 쉽게 생겨 복용하다 보면 효과가 없어진다"
"피부과 약을 복용하면 호르몬 변화를 주고 중단하면 증상이 더 심해지며 살이찐다"

피부과 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실제 경험이 아닌 일반적 통념으로 인한 편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피부과의사들이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바로 잡기에 나섰다.

대한피부과학회(회장 박천욱)는 12일 롯데호텔 36층에서 피부건강의 날을 기념해 ‘피부과 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강조했다.

피부과학회는 지난 10월 피부과 약 복용력이 있는 900명 대상의 대국민 인식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약 79%가 ‘피부과 약은 독하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해당 인식에 대한 동의율 또한 56.1%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이 생기게 된 이유로는 직접적인 약에 대한 부작용 경험보다는 일반적인 통념이라고 응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약 복용 후 부작용과 관련한 응답에서 약 85%의 응답자는' 피부과 약 복용 후 질환이 호전되거나, 부작용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한태영 노원을지대병원 교수는 “명확하진 않으나 과거에 나병으로 불리던 한센병의 치료를 피부과에서 담당했고, 무서운 질환으로 인식되던 한센병을 치료하는 피부과 약은 독할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인들에게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특히 피부과 전문의로부터의 정확한 처방과 올바른 정보의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피부과 전문의 병원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81%를 자지했다.

이상준 대한피부과의사회장은 “피부과라는 표현을 쓰지만 실제 피부질환을 다루지 않고 미용만 하는 의사들이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보톡스나 필러 등이 부작용을 많이 일으키고 있는 만큼 피부질환뿐만 아니라 미용 분야에서도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또 ‘A피부과의원’과 같이 의원 ‘앞’에 피부과가 쓰여져 있어야 전문의가 운영하는 병원이라며, 더 쉽게 피부과 전문의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로고나 명칭 등을 간판 앞부분에 붙일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확실하지는 않지만 현재 피부과전문의가 아닌 비전문의가 2만명에서 4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며 “병원 출입구에서 피부과의사회 인증마크를 확인하는 것도 전문의를 구별하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가장 큰 문제는 피부과 약에 대한 부담감으로 약 복용을 스스로 거부하거나 중단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의사가 피부과 약을 처방했음에도, 복용을 거부하거나 중단한 경험이 약 26%로 조사됐으며 그 이유로 많은 응답자가 피부과 약의 장기 복용에 대한 ‘부담감’을 1순위로 꼽았다.

한태영 을지대학교병원 교수는 “피부과 전문의의 처방에 따른 바른 약 복용과 피부관리법으로 증상을 조절하면 피부 질환에 따른 이차적인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며 “피부 질환을 결코 단순 경증 질환으로만 치부하거나 피부과 약의 장기복용에 대한 부담감으로 약 복용을 스스로 거부하거나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피부과 약에 대한 부작용, 잘못된 인식, 통념상의 선입견을 바로잡기 위한 일환으로 대한피부과학회·피부과의사회에서는 피부과 '전문의'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피부과학회 산하 16개 학회 전문의와 함께 여드름·아토피피부염·건선·탈모 등 피부질환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는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을 지난 7월 개설했다.

박천욱 대한피부과학회 회장은 “대국민 인식조사에서 보듯 피부과 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이번 캠페인과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피부 질환 및 피부과 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피부과 약은 독하다라는 오해를 바로잡아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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