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으로 인공관절 수술 성공률 높인다

힘찬병원, 마코로봇수술 합병증↓ 환자 만족도↑…고령환자 수술에도 도움

이광원 강북힘찬병원원장의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집도 모습

무릎 관절염은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 중 하나다. 연골이 모두 닳은 관절염 말기에는 주사나 약물치료로는 한계가 있다.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심해 외출이 어려울 뿐 아니라 씻고, 앉고, 일어서는 일상생활도 쉽지 않다. 이때는 새로운 관절로 교체하는 인공관절 치환술이 유일한 대안이다.

극심한 통증, 관절 기능 제한, 다리 변형 등에 시달리던 말기 관절염 환자들은 인공관절 수술 후 곧은 다리로 보행을 할 수 있어 수술 후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최근에는 수술 오차를 더욱 줄여 수술의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로봇이 도입돼 활용되고 있다.

로봇 프로그램의 수치화된 값으로 무릎 정렬 더 바르게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체를 로봇이 하는 것은 아니고, 의사가 로봇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직접 로봇팔을 잡고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다. 수술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환자의 무릎을 CT로 촬영하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3D 입체영상으로 변환시킨다. 환자마다 해부학적 구조는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손상 범위를 세밀하게 확인한 후 환자에게 맞는 인공관절의 크기와 삽입 각도를 확인하고, 뼈를 깎아야 하는 최소 범위를 계산한다.

수술 중에는 로봇 프로그램을 활용해 다리 축을 바르게 정렬할 수 있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허벅지 뼈에 구멍을 내고 수술 기구를 삽입해 눈으로 보면서 다리 축 정렬을 확인한다. 이때 불가피한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로봇 수술은 프로그램을 활용해 환자 다리에 센서를 부착하고, 다리를 움직여보면서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다리를 수치로 보여주어 다리 축 정렬을 확인하게 된다.

고관절부터 무릎 관절, 발목 관절에 이르는 다리 축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수치화된 값으로 확인하면 더욱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 다리 축이 바르게 정렬되면 수술 후 하중이 고르게 분산돼 인공관절의 조기 마모를 방지할 수 있어 더 오래 쓸 수 있다.

강북힘찬병원 이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환자 다리에 센서를 부착 후 무릎을 구부리고 펴보면서 관절의 간격, 인대 균형, 다리 축 정렬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게 되는데 이처럼 다리 축 정렬에 수술기구 대신 로봇을 활용하면 기구 삽입 때문에 불가피하게 발생했던 출혈을 줄일 수 있어 각종 합병증을 줄일 수 있어 고령환자의 수술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지난 10월 로봇 수술 환자와 일반 수술 환자 대상으로 수술 전, 후 다리 정렬 각도를 조사, 분석한 결과, 로봇 수술은 수술 전, 후 각각 9.23도, 1.67도로 7.56도 교정됐으며, 일반 수술은 8.74도, 2.75도로 6도 교정되어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보다 1.08도 더 바르게 다리 축을 교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힘찬병원 이광원 병원장 진료 모습

수술 범위 밖으로 벗어나지 않는 로봇 팔, 연부조직 손상 줄여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뼈를 깎아내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뼈를 너무 많이 깎아내 인공관절 사이 간격이 벌어지면 관절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뼈를 너무 적게 깎아 인공관절 사이 간격이 좁으면 재활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범위만 정확하게 절삭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수술 시 연부조직의 손상도 줄여야 한다. 무릎 관절에는 뼈 외에 근육, 힘줄, 인대 등의 연부조직이 있다. 뼈를 깎아내는 과정에서 연부조직이 손상되면 출혈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수술 후 환자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을 느끼게 된다.

마코 로봇은 연부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의사가 로봇 팔을 잡고 환자 허벅지 뼈와 종아리 뼈를 절삭할 때 모니터에는 뼈 절삭 범위 주변으로 노란색 가이드라인이 표시된다.

이 가이드라인 안쪽을 햅틱존이라고 부르는데, 로봇 팔이 절삭 도중 햅틱존을 벗어나게 되면 자동으로 멈추게 된다. 사전에 계획된 수술 범위 외에는 불필요한 손상이 발생하지 않아 환자들의 통증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강북힘찬병원 홍세정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연부조직은 미세한 손상으로도 환자들에게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로봇의 도움으로 이러한 손상을 예방할 수 있어 수술 후 통증을 감소시켜 환자 만족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7년 국제 골관절연구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로봇 수술 환자 그룹이 일반 수술 환자 그룹보다 수술 후 8주까지 통증 지수가 절반 이상(약 55.4%)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부조직의 손상을 줄인 로봇 수술이 환자 통증 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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