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표준 ‘K-방역’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 성장 기대

[신년기획 / ‘위드 코로나 시대’ 보건산업 미래]

 

 

 

 

  워크스루·진단시약 등 성공 요인

  40여개국서 국내모델 공유 요청

  높은 수준 안정적 솔루션도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종식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K-방역이란 신조어를 만들며 전 세계로부터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롤모델’ 국가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K-방역 모델은 ‘검사·확진(test)→역학·추적(trace)→격리·치료(contain)’로 이어지는 감염병 대응 전 과정에 걸친 절차와 기법이다. 현재 40여 개국에서는 K-방역 모델 공유를 우리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대한민국 성공적 모범사례 만들어

코로나19 혼란 속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산업은 단연 보건의료산업이다. 초기 코로나19 유행 사태에서 우리나라는 성공적인 대처로 모범사례를 만들어냈다. 우선 방역 초기부터 지금까지 정확하고 투명한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자의 경로를 상세히 알려 추가적인 확산을 막았다. 특히 ‘K-방역 3T’에는 드라이브·워크 스루 선별진료소, 이동형 선별지료소와 생활치료센터 등이 국제표준안 5종으로 제안 단계에 포함돼 있다.

먼저 한국형 방역의 상징인 '워크스루'다. 워크스루는 건물 외부에 마련된 장소를 환자가 통과하면서 검체를 채취하는 진단 방식이다. 코로나19 급증세를 보이던 지난 2월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이고, 이를 전 세계가 벤치마킹했다.

국내에서 워크스루 선별진료소에 대한 특허 등록이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K-방역의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인 드라이브 스루도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신규 작업표준안으로 채택됐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검사 대상자가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창문으로 문진과 발열 체크, 검체 채취를 시행할 수 있는 것으로 음압텐트 등의 장비 없이 소독·환기시간을 단축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대규모 검체 채취가 가능하다. 진단검사 수요 급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혁신적 방역 모델로 손꼽혔다. 국내에선 칠곡 경북대병원이 최초로 도입해 현재 전국에 50여 개소가 운영 중이다.

K-방역의 또 다른 사례는 긴급사용 승인으로 발빠른 진단이 가능하게 했던 ‘K-진단시약’이다. K-진단시약의 경우 정부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2월부터 서류평가와 임상성능평가, 전문가 회의 등을 신속하게 진행해 긴급 승인했고, 이 제품들을 수출용으로 허가해 11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나아가 우리나라의 진단시약 제품은 미국 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미국 등으로의 진출로 확대되는 등 품질에 대한 글로벌 신뢰도를 높여 나갔다. 이 중 ‘유전자 증폭기반 진단기법’ 국제표준은 국제표준화기구 의료기기 기술위원회(ISO/TC 212)에서 국제표준안(DIS)으로 승인되는 등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

신속·모범적인 K-방역 성과는 진단시약의 국제적 수요 증가를 불러왔다. 5월 20일 기준, 73개 제품이 수출용으로 허가(유전자 50개, 면역 23개)돼 미국, 이탈리아,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인도네시아 등 110여개국에 약 5646만명분의 진단시약이 수출되고 있다. 우리나라 진단시약 7개 제품은 미국 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미국 등 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K-워크스루

자가격리앱 등 정보통신기술 구축

이 외에도 우리나라는 발달된 정보통신기술을 코로나19 검사와 확진자 동선 추적, 치료 및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에 적극 도입했다. 아울러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자가격리자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격리자와 일대일 대응 관리하면서 자가격리앱은 물론 안심밴드를 적용해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시켰다.

이런 가운데 12월부터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타액검사와 신속항원검사 등 새로운 검사방법을 적극 도입해 코로나19 감염의 조기예방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경계심을 내려놓을 때는 아니다. 초기 성공 방역 사례를 거쳐 장기화되는 지금 업그레이드된 국가 방역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연일 몇 백명대에 육박하는 많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K-방역이 뚫리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번 3차 유행도 정부가 방역에 성공을 거둘지 전세계가 지켜보고 있는 또하나의 시험대가 됐다.

K-방역은 단기간에 전 세계에 그 우수성을 입증받았지만, 지속 가능한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좀 더 수준 높고 안정적인 제품과 솔루션이 필요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앞으로의 보건의료가 어떻게 변화해 나가는지도 살펴봐야 할 주요 사안으로 꼽힌다.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디지털 헬스케어시대가 도래한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가 비대면 의료,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더 빠르게 도입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디지털 헬스케어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할수록 ICT 기반 스마트 호스피탈(Smart Hospital)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의 어려움 속에서도 뛰어난 기술을 통해 K-바이오의 위상이 크게 올라간 만큼 이 같은 노하우를 계속해서 전 세계에 전수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대면 시대가 오면서 원격진료 등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가 더 빠른 혁신과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의료기기, 제약, ICT 등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K-방역 제품들의 수출도 동반돼야 할 것이다.


김아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