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면 키 안 큰다", "담배 피우면 뼈가 삭는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흡연의 유해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옛말 틀린 것 없듯이, 실제로 흡연은 골밀도를 감소 시켜 골다공증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뼈 도둑이라고 불리는 골다공증은 별다른 통증 없이 소리 없이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골다공증 환자는 골밀도가 낮아 작은 충격에도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골다공증 환자 열에 아홉 명은 여성 환자일 정도로 여성들의 고질병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성별과 관계없이 장기간 흡연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면 골다공증 위험에서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대한금연학회지에 게재된 '흡연이 뼈 건강에 미치는 영향' 자료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골밀도가 4~15.3%가량 낮았다. 또한,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모든 골절의 위험도가 25% 증가했으며 고관절 골절의 위험도는 84% 증가했다. 특히 폐경 이후의 여성 흡연자는 나이가 들수록 고관절 골절 위험이 높았는데, 60세의 여성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고관절 골절 위험도가 17% 높았다.
담배 연기에 포함된 카드뮴과 니코틴은 뼈를 구성하게 하는 비타민D와 칼슘의 흡수를 저해해 뼈 형성을 방해한다. 골밀도가 차오르는 시기인 청소년기에 흡연을 시작하면 성인이 돼서도 골밀도가 최대에 도달하지 못하고 골격이 작아질 가능성이 있다. 여성의 경우에는 에스트로겐 농도가 떨어지는 폐경 이후 골다공증 위험이 커지는데, 흡연은 에스토로겐 농도를 떨어뜨리고 조기 폐경을 촉진해 여성들의 골다공증 유발을 앞당긴다.
골다공증은 별다른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골절이 되고서야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척추, 고관절, 손목 골절 등이 흔하게 나타나며 심한 경우에는 재채기 같은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하는 케이스도 있다.
골다공증은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통해 자신의 뼈 상태를 파악하고 있는 게 중요하다. 증상 초기에는 충분한 영양 섭취와 적절한 운동을 통해 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생활습관 개선으로 호전되지 않는 수준이라면 약물치료를 병행하는데, 뼈의 손실을 막는 골흡수억제제나 뼈의 생성을 돕는 골형성촉진제를 사용해볼 수 있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박기범<사진> 과장은 "흡연을 통해 체내에 흡수되는 유해물질은 정상적인 뼈 생성 과정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골절 이후 회복 속도도 더디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며 "장기간 흡연 경력이 있으면서 골다공증 위험군에 속해 있다고 판단된다면 금연은 필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의 경우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골다공증의 위험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치료만큼이나 예방이 중요하다"며 "바깥에서 10분 이상 햇볕을 쬐면서 비타민D 합성을 돕거나 근육을 단련해 뼈를 보호하는 것, 그리고 꾸준한 칼슘 섭취는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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