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건강 위협하는 '침묵의 질환'… 개인 위생관리 중요

[질병탐구 / 간염]

지속기간 따라 급성·만성 구분

식욕부진·무력감·황달 주증상

A·B·C·D·E·G형 등 총 6총

매년 7월 28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세계 간염의 날’이다. 이 날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최초로 발견해 1976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블룸버그 박사가 태어난 날로, 세계보건기구는 블룸버그 박사의 업적을 기리고 간염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2010년부터 이 날을 세계 간염의 날로 제정했다.

간염은 바이러스, 약물, 알코올, 화학 약물, 독초 등으로 인하여 발병한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원인 병원체에 따라 A형, B형, C형, D형, E형, G형으로 구분된다. 드물기는 하지만 자가면역성 간염이나 윌슨병 등도 간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증상

간염은 그 지속 기간에 따라서 급성(6개월 이내)과 만성(6개월 이상)으로 구분된다. 급성 간염의 경우 식욕 부진, 오심, 구토 등의 비특이적인 소화기 증상이 생길 수 있으며, 우상 복부 불편감을 느끼면 심한 무력감이 동반된다. 또한 미열이나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이 있을 수 있고, 눈의 흰자위가 보이고 피부가 노랗게 되고 소변 색이 진해지는 등 황달기가 있다. 심하면 피부에 가려움증이 생기기도 한다. 간혹 급성 간부전으로 진행되면 복수가 차고 간성 뇌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만성 간염은 급성 간염에 걸린 환자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간내 염증이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만성 간염은 무증상이 대부분이지만 피로감이나 무력감이 쉽게 동반될 수 있다.

진단

먼저 환자 가족력, 음주력, 약물 복용력, 음주력, 여행력, 침습적 시술, 생활 방식 등을 자세히 청취해 간염의 위험 인자를 조사한다. 혈액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 상태와 간 기능을 검사한다. 간의 상태와 복부 장기의 상태를 보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다. 간염의 원인 혹은 간 질환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간 조직을 소량으로 떼어 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간 조직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치료

급성 간염 환자들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만으로도 회복된다. 하지만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급성 간염 환자들은 간혹 급성 간부전으로 위험해지거나 만성 간염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하다. 자가면역성 간염이나 윌슨병의 경우 심한 상태에서도 특이적인 치료약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간염이 급성 간부전으로 진행한 경우에는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간 이식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만성 간염의 경우 원인에 따른 특이적인 치료법이 존재하므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주의

각종 건강보조식품과 불필요한 약제, 생약 등은 간염의 원인이 될 수 있고 다른 간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소위 ‘간에 좋다’고 하는 민간요법과 생약제재의 효과는 대부분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이런 것들은 오히려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특히 간염이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각별하게 주의해야 한다. 지나친 음주 역시 그 자체로 급성 알코올성 간염을 일으키거나 다른 간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간에 유익한 술은 없으므로 절제하는 음주 습관이 필요하다. 균형 잡힌 음식을 골고루 섭취해야 하며, 기름진 음식은 줄이고 싱겁게 먹는 습관이 좋다.

A, B, C 간염 유형별 감염 경로

◇치료제 없는 A형 간염, 철저한 개인 위생관리와 백신 접종 중요

A형 간염은 바이러스가 주로 입을 통해 체내로 들어오는 수인성 감염이므로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을 때 감염되기 쉽다. 전염성이 강해 학교, 직장과 같은 집단 시설 내에서 발생할 경우 빠르게 전파될 수 있으므로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젊은 층의 경우 위생 환경의 개선으로 어릴 적 A형 간염에 노출될 기회가 적어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경우는 대부분 항체가 없기 때문에 감염 환자 중 64%가 20~30대 환자일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
A형 간염은 만성으로는 진행되지 않고 급성으로만 발생한다. 감염되면 4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뒤 초기에 피로감과 근육통, 식욕부진 등 감기 몸살이나 위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므로 이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후 소변 색이 갈색으로 짙어지고 눈 흰자위가 노란색으로 변한다면 A형 간염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A형 간염은 아직 치료제가 없기에 일단 감염됐다면 고른 영양 섭취와 충분한 안정을 취하는 것 외에 특별히 치료 방법이 없다. 식사나 일상생활이 곤란할 정도로 증상이 심하면 입원이 필요하다.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B형 간염은 백신 통해 사전에 예방

간염 중 우리나라에서 흔한 B형 간염은 현재도 간암 발생 원인의 약 70%를 차지하는 등 만성화될 경우 간경화 또는 간암과 같은 심각한 간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만성 B형 간염은 대개 별다른 증상이 없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만성 B형 간염이 악화되지 않도록 검진을 통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감염 경로는 바이러스 보유자인 산모에 의해 아이가 수직 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이외에는 감염된 혈액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경우에만 감염된다.
B형 간염은 A형 간염과 같이 백신이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통한 사전 예방이 가능하다. B형 간염 보유자 산모로부터 태어난 아기의 경우, 출생 직후 면역글로불린 및 백신을 접종 받아야 하며 이후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신생아·소아 국가예방접종 스케줄에 따라 반드시 관련 백신을 모두 접종해야 한다.
 

◇C형 간염은 예방 백신 없어 검진 통한 조기 치료가 중요

C형 간염은 A, B형 간염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데다 증상이 거의 없어 감염되고도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 최근 국내에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B형 간염과 같이 감염된 혈액에 직접적으로 접촉할 경우 감염되며, 적은 양의 혈액으로도 전파될 수 있으므로 성관계, 수혈, 문신은 물론 손톱깎이나 면도기 공동 사용 시에도 유의해야 한다.
C형 간염은 아직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개인위생 관리를 통해 감염을 막는 것이 가장 최선의 예방법이다. 대신 치료제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현재는 완치율이 90% 이상으로 높아졌지만, 이는 환자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므로 C형 간염 예방의 중요성은 여전히 강조되고 있다. 간경화로 진행된 경우 치료반응이 상대적으로 낮을 뿐 아니라 간암 발병의 위험이 현저히 증가하므로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간염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이후 간경변, 간암 등과 같은 심각한 간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기에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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