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부모님 음주습관 체크해 치매 예방"

코로나로 노인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면서 건강에 적신호

추석 특별 방역 대책에 따라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는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8명까지 가족모임이 허용된다. 오랜만에 가족을 만날 수 있는 이번 명절은 그동안 찾아뵙지 못했던 부모님의 건강을 체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코로나19로 다수의 복지시설 운영이 중단되고 사적모임이 제한되는 등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면서 노인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대비 흡연율과 음주율이 증가한 반면, 운동실천율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사랑중앙병원 우보라 원장은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사회활동이 적은 노인의 경우 외로움이나 스트레스를 음주로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잘못된 음주습관은 알코올 의존증이나 알코올성 치매와 같은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알코올성 치매는 습관성 음주나 과음, 폭음 등 잘못된 음주습관이 주요 원인이다. 알코올이 뇌와 신경계의 필수 영양소인 비타민B1 흡수를 방해하고 뇌 손상이나 위축을 초래하는 등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보라<사진> 원장은 "과음이나 폭음이 지속되면 뇌의 인지 영역이 손상돼 기억력이 감퇴되고 음주 후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 증상이 나타나 결국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노인은 노화로 체내 근육량과 수분량이 줄어들고 알코올 분해 능력이 저하돼 적은 양의 음주도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자녀들이 부모의 음주문제를 인식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데 있다. 그러나 알코올성 치매는 진행 속도가 빨라 급격히 악화될 수 있으므로 가족들의 냉정하고 빠른 대처가 요구된다.

우보라 원장은 "실제로 블랙아웃과 같은 치매 증상을 단순한 술버릇이나 노화 현상으로 치부해 방치하다 상태가 심각해져서야 뒤늦게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알코올성 치매는 금주와 같이 음주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 가능하므로 가족들의 세심한 관찰과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술을 마시는 어르신들이 늘어나 주변에서 음주문제를 발견하기 어려워진 만큼 이번 추석 연휴 동안 부모님의 음주습관을 점검해 문제가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부모님께 건강한 노후를 선물해드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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