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가래에 호흡곤란까지… '흡연' 최대의 적

[질병탐구/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한국 80세 이상 사 망원인 5위

장기흡연 중년남성 발병률 높아

호흡기와 직결, 완치도 힘든 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기류제한(산소와 이산화탄소 교환이 원할하게 이뤄지지 않는 현상)을 특징으로 하는 폐질환이다. COPD는 매우 흔한 질환으로 기류제한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며, 기류제한은 소기도 질환과 폐기종이라고 불리는 '폐실질' 파괴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

이 질환의 특징은 숨이 차는 증상이 서둘러 걷거나 비탈길을 오를 때 심하고, 평상시에 이 증상이 덜한다. 특히 COPD는 서서히 진행된다. 처음에는 간혹 가벼운 호흡 곤란과 기침이 나타나다가, 병이 진행되면서 호흡 곤란이 심해진다. 말기에 이르면 심장 기능도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COPD는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유병률과 사망률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COPD’ 유병률은 12.2% 이며 남자 15.7%, 여자 9.9%로 남성에게 더 빈번히 발병했고, 연령별로는 50세 이하 5.3%, 50~59세 10.2%, 60세 이상 21.4%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았다.

전세계 사망률의 3위, 우리나라에서는 80세 이상 사망원인의 5위를 차지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을 폐기능에 따라 경증 1기에서 최중증 4기까지 분류하는데 4기 최중증이 되면 머리감기 등의 일상생활에서도 숨이 차며 감기나 폐렴으로 호흡곤란이 악화돼 사망위험률이 증가한다.

또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폐기능검사 결과 우리나라 40세 이상인구의 13.4% 가량 기도가 좁아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유병률은 2019년 10.8%로 조사됐는데 40~50대 11.8%, 60대 19.1%, 70세 이상 27.3%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증가했다.

COPD 발병 시기는 개인차가 있으나 대부분 40~50대 이후다. 발병은 흡연 후 10년 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국내의 경우 상대적으로 장기간 흡연을 해 온 중년층 남성 발병률이 높다.

현재 추정되는 국내 COPD 환자의 수는 약 300만명에 육박하지만, 한 해의 통계를 보면, 천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약 141만명인 것에 비해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19만명에 그치고 있다.

원인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가장 중요한 발병 원인은 흡연이다.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에게서 호흡기 증상의 발생과 폐 기능의 이상 소견이 더 자주 확인된다. 간접 흡연도 원인이 된다.

임신 중 흡연은 태아의 폐 성장과 발생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발생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 이외의 원인으로는 고령, 작업장 및 주위 환경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대기오염, 어린 시절의 호흡기 감염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70세 이상 고령자의 사망 원인 중 네 번째로 흔하다.

특히 도심의 공해와 미세먼지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 아이들의 폐성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대기질의 개선이 매우 필요하다.

증상

증상은 호흡곤란과 기침, 가래, 천식과 같이 쌕쌕 소리가 나거나 흉부 압박감 등이 있다. COPD가 발생하면 초반에는 가벼운 기침이나 가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이런 호흡기 질환의 발생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큰 타격을 입히지 않지만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이라면 기침이나 가래, 호흡 상태가 크게 나빠지는 급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또 가볍게 생각했던 COPD 증상이 급성으로 진행되면서 병증을 악화시키게 되면 예후에도 영향을 끼쳐 폐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이와함께 COPD는 호흡과 직결된 병증이며 완치도 힘든 질환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진단

COPD는 증상, 진찰, 방사선 사진, 폐 기능 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진찰 소견상 특징은 술통형 흉곽이다. 이는 흉곽이 과다 팽창하여 흉곽의 전후경이 늘어나면서 둥글게 되는 것이다. 호흡수가 빠르고 얕으며 호기 시간이 길어지고 보조 호흡근을 사용한 호흡을한다.

방사선 사진은 아주 심한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제외하면 정상에 가깝다. 방사선 사진은 다른 병이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촬영한다.

폐 기능 검사를 시행해 천식과 만성 폐쇄성 폐질환 여부와 정도를 확인한다. 폐기능 검사의 기본은 폐활량의 측정이며, 폐용적, 폐확산능을 측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노력성 폐활량, 1초간 강제호기량과 1초간 강제호기량의 노력성 폐활량에 대한 비도 이용된다.

치료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 두 가지고 나눌수 있다. 약물치료로는 기관지확장제, 흡입스테로이드, 경구용 약제 등이 있으며 증상완화, 폐기능과 삶의 질 개선, 급성 악화의 빈도 감소 등에 도움이 된다.

비약물치료에는 금연, 직업성 위험요소 및 실내, 야외 공기오염에 대한 회피, 호흡재활치료, 산소요법, 수술적 치료 등이 있다. 환자의 호흡기증상이 평소의 변동범위를 넘어서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는 입원치료를 고려한다.

또한 모든 환자에게 독감예방접종과 폐렴예방접종이 권장되고 있다.
특히 증상을 신속하게 완화하는 약은 평상시가 아니라 증상이 나빠졌거나 운동하기 전에도 사용한다. 이러한 약의 종류로는 벤토린이 있다. 흡입제는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고, 증상과 삶의 질을 호전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흡입제를 이용한 치료법을 권장하고 있다.

예방

COPD는 다른 전신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심부전·심근경색·폐동맥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 우울증, 수면장애, 골다공증, 폐암, 전신 쇠약 등을 흔히 동반할 수 있고, 이런 합병증으로 인해 예후는 더 나빠지게 된다. 결국 COPD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 첫 번째로 강조되고 강력하게 권고되는 것이 바로 금연이다. 모든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들은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 그래야 가래와 같은 호흡기 증상이 호전되고 폐기능의 빠른 감소도 막을 수 있어서다.

인플루엔자(독감)와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시행해 미리 호흡기 감염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내 외 공기 오염을 줄이고 적절한 환기를 생활화해야 하고,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외출을 삼가고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또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주 3~5일 규칙적으로 시행해 운동능력 유지, 근육소실 예방에 힘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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