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 질' 개선… 약제처방 안전성·정신보건은 과제

복지부 'OECD Health at a Glance 2021' 통해 현황 분석

우리나라 의료의 질은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환자 안전과 관련한 약제처방에는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간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Health at a Glance) 2021’에 수록된 지표들을 통해 우리나라 의료 질의 현황을 분석했다.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는 OECD에서 각 회원국의 건강과 보건의료제도 성과에 대한 주요 지표를 수집·비교하여 2년마다 발간하는 간행물이다.

급성기 진료, 만성질환 진료, 약제처방, 정신보건 진료, 암 진료, 환자경험 등 총 6개 영역에 대해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재, 각 국가 현황을 비교·분석한 결과, 의료 질 수준은 모든 영역에서 대부분의 지표들이 과거와 비교하여 개선됐다.

다만, 약제처방에서 환자안전과 관련된 ‘장시간 지속형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처방, 다제병용 처방 등이 OECD 평균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제 처방의 질은 처방을 권고하는 △당뇨병 약제와 환자안전을 위해 관리가 필요한 △항생제,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다제병용 약제, △오피오이드, △항정신병약의 처방으로 비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장시간 지속형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처방, 다제병용 처방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범불안장애, 우울과 관련된 불안, 수면장애, 공화장애 등에 처방되는 신경안정제인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노인이 장기간 복용할 경우 인지장애, 낙상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아져 주의가 필요한 약물이다. 특히, 반감기가 긴 장시간 지속형은 과도한 진정작용으로 인해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2019년 65세 이상 환자의 ‘장시간 지속형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처방률은 약제 처방 인구 1000명 당 124.4명으로 2011년 241.5명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OECD 평균인 49.9명보다 많았다. 같은 기간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장기간 처방률은 65세 이상 약제 처방 인구 1000명 당 10.5명으로 OECD 평균인 28.4명에 비해 적었다.

성분이 다른 5개 이상의 약제를 90일 이상 또는 4회 이상 처방받은 다제병용 처방률도 높았다. 75세 이상 환자의 다제병용 처방률은 70.2%로 OECD 평균인 46.7%보다 높으며, 2013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외래 약제 처방을 살펴보면, 마약성 진통제 즉 오피오이드 총 처방량은 일평균 약제 처방 인구 1000명 당 0.96DDD로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낮았다. DDD(Defined Daily Dose, 의약품 규정 1일 사용량)는 의약품의 소비량을 측정하는 표준단위로, 1DDD는 성인이 하루 동안 복용해야 하는 평균 용량을 뜻한다.

반면, 65세 이상 환자의 장시간 지속형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처방률은 약제 처방 인구 1,000명 당 124.4명으로 OECD 평균인 49.9명의 3배 수준이다.

당뇨병 처방은 ‘일차선택 항고혈압제’와 ‘지질저하제’의 처방률을 비교했으며 우리나라 처방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차선택 항고혈압제 처방률은 78.6%로 OECD 평균인 82.8% 보다 낮았고, 지질저하제 처방률은 72.4%로 OECD 평균인 67.4% 보다 높았다.

또, 항생제 총 처방량은 일평균 약제처방 인구 1,000명 당 23.7DDD로 OECD 평균(17.0DDD)보다 높았다. 특히 다른 항생제보다 사용범위가 넓고 강한 광범위 항생제인 세팔로스포린계와 퀴놀론계 항생제 처방 비중은 39.5%로 OECD 평균인 19.4% 보다 2배 높았다.

OECD 국가 간 오피오이드 총 처방량과 만성 복용 환자의 비율을 비교한 결과, 일평균 약제 처방 인구 1000명 당 096DDD로 OECD 국가 중에서 두 번째로 적었다. 또한, 오피오이드 만성 복용 환자의 비율은 0.19%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았다.

항정신병약 처방률은 65세 이상 약제 처방 인구 1,000명 당 41.3명으로 OECD 평균인 50.8명보다 적었으나, 2013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신질환자의 포괄적인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초과사망비와 퇴원 후 자살률을 각각 비교한 결과, 2019년 조현병과 양극성 정동장애 환자의 초과사망비는 각각 4.5, 4.4로 OECD 평균(3.7, 2.9)보다 높았다.

정신질환자의 ‘퇴원 후 1년 내 자살률’, ‘퇴원 후 30일 내 자살률’은 2018년에 각각 0.65%, 0.19%로, OECD 평균(0.47%, 0.13%)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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