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포화·의료진 번아웃… 갈 길 먼 의료 정상화

[2021 보건산업 결산·전망] 의료·의료기기업계

수술실 CCTV·PA 제도 등 각종 법안에 의료계 ‘몸살’
델타·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진단키트는 특수 신바람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중국 우한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했고, 그해 겨울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
다. 코로나19로 2년째 뒤덮인 보건의료계는 병상 포화와 의료진 번아웃, 그리고 수술실 CCTV법 등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우선 감염병과의 사투로의료진들은 번아웃을 경험했고, 정부의 대책없는 위드코로나 전환으로 인한 병상 부족 등 의료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올 한해는 의료계를 옥죄는 법안들도 대거 발의됐다. 그 중에서도 수술실 CCTV법은 전문과목을 불문하고 의사들의 주목을받았다. 또 전문간호사, 진료지원인력 제도화를 추진하면서 뜨거운 감자였던 PA문제도 다시 수면위로 떠올라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로 전 사회에비대면 방식이 대세가 되면서 의료시스템에도 자연스레 ‘비대면 진료’가 도입됐다. 이에 따라 국회가 비대면 진료를 합법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 발의를 앞두고 있어 의료계와 마찰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기분 좋은 소식도 전해졌다. 코로나 장기화 영향은 진단키트 열풍으로 진단기술이 세계로 뻗어가는 성과를 가져왔다.

위드코로나 전환에 의료계 위기 계속 올해 일선 개원가의 적극적인 협조로 전 국민 백신 접종률이 80%를 넘어서면서 전환기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경제적 측면을 고려, ‘방역 완화’라는 결단을 내렸고 지난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을 선언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심각하기만 하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일일 확진자70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향후 확진자가 1만명까지 나올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측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위·중증 환자 수도 연일 1000명 안팎으로 나오면서 중증 병상 가동률도 80%대로 포화상태다. 이에 정부는 ‘사적모임 4인, 21시까지 영업’ 등 또 다시 일상 회복 멈춤을 선택했다. 이에 의료계는 “정부의 위드코로나로 인해 이미 의료시스템에 붕괴됐다”며 “현 상태는 4차 대유행을 넘어 5차 대유행까지 온 상황”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CCTV 설치 법안 결국 국회 통과

수술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이 지난 8월 31일 국회를 통과했다. CCTV 설치 준비 등을 위해 2년간의 유예기간이 적용되면서, 오는 2023년 9월 25일부터는 예외 없이 법이 시행된다. 2년이라는 유예기간을 줬지만 의료계의 우려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법안이 통과된 만큼 결국 하위법령에 어떤 내용을 담느냐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2022년도 의료계는 이 같은 하위법령을 어떻게 유리하게 이끌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향후 대응 로드맵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대학병원 분원 경쟁 가속화

인천 청라의료타운을 시작으로 대학병원들의 분원 경쟁이 올 한해를 뜨겁게 달궜다. 우선 ‘위례신도시 의료복합타운’ 조성사업에 따라 약 1200병상의 ‘위례 길병원’과 인천 청라의료복합타운 우선협상자에 아산병원 컨소시엄이 선정되면서 약 500병상의 ‘청라 아산병원’이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뒤를 이어8월 수도권 동쪽에 위치한 경기도 하남시의 H2프로젝트에는 ‘명지병원’이 속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향후 800병상의 병원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 김포시 풍무 인하대병원 설립계획도 구체화되면서 2024년 착공이 예상돼 있다. 이외에도 오는 2022년 개원을 눈앞에 앞둔 600병상 규모의 광명 중 앙대병원, 2026년 문을 열 예정인 800병상의 송도세브란스병원, 2027년 오픈 예정인 800병상의 배곧 서울대병원까지 사업이 구체화돼 있는 상황.

이 같은 대형병원의 행보에 의사협회는 대학병원 분원 경쟁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보건의료단체 협의체에서 정식 안건으로 상정했고, 복지부는 분원 설립 억제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원격의료 움직임

코로나19 장기화에 원격의료 움직임 그간 의료계의 민감한 부분이었던 원격의료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주목받은 키워드로 떠올랐다.여당 의원의 법안발의, 대선후보의 공약
발표 등으로 원격의료 관련 제도화 움직임이 정치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의 우려는 여전하다. ‘한시적 비대면진료’는 인정하지만 원격의료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의료계는 “원격의료에 따른 대형병원 쏠림현상 가속화로 인한 의원급, 중소병원들의몰락”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진단키트 새로운 분야 진입 시도

지난해에 이어 올 한해도 코로나19 특수 품목을 보유한 기업들이 빛나는 한해였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직후 정확한 진단법이 없는 황무지에서 발빠르게 진단키트를 선보인 기업들이 ‘K방역’으로 세계의 이목을 끌었고, 이는 곧 괄목할만한 보건산업 수출 확대를 이뤘다.

특히 또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 및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잠시 주춤했던 수출증가세도 델타, 오미크론 등 새로운 변이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다시금 ‘상승’ 반열에 올랐다.

체외진단기기 업계는 시시각각 나타나는 변이바이러스에 대비해 재빠른 진단 범위 확대를 입증하는 반면, ‘코로나’ 기업이라는 딱지를 떼기 위해 다른 질환 혹은 동물 진단키트 등 새로운 분야로의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김아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