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인지장애와 치매는 연속 선상에 있다. 특히 이는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할 수 있지만 일괄적으로 '경증'으로 분류되고 있어 근본적인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
국내 65세 이상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수는 2010년부터 10년간 약 3.2배 증가해 2021년에는 67만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치매의 전 단계라고 흔히 알려진 경도인지장애 환자도 꾸준히 증가해 254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이런 가운데 치매 치료 성공에 중요한 발판인 경도인지장애의 진단과 치료, 그리고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치매학회(이사장 양동원)는 코리아나호텔에서 '치매극복의 날, 대한치매학회 설립 20주년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치매환자의 현황 등을 발표했다.
이날 양동원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노인인구수가 전체 인구의 15.8%를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로 대표적인 고령질환인 치매의 화나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다 근본적인 치매 관리와 실현 가능한 정책을 갖춰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양 이사장은 경도인지장애와 관련, 중증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보다 과학적인 분류체계부터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양 이사장은 "알츠하이머 치매로 악화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부터 올바른 인식과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현재 경도인지장애는 질병분류상 F코드로 묶여 경증질환으로 치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학회는 전문적인 진료를 통해 향후 악화 가능성이 있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 여부를 가려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매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알츠하이머 치매치료제는 2003년 이후 신규 승인된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수요가 큰 상황이다.
치매학회 임재성 홍보이사는 "이러한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2세대 항체 치료제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며 "이 치료제들은 증상 완화가 아닌 병을 근본부터 치료하는 약으로 주 치료대상을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초기치매' 환자들로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증질환 이라는 오해 때문에 적절한 진단검사와 전문의료진에 의한 추적관찰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에 학회는 이러한 치매 치료패러다임 전환에 대비한 제반환경 조성 등 의료환경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치매학회에 따르면 아직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한치매학회가 한국갤럽과 함께 지난달 전국 17개 시도, 만 18세 이상의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58%는 '결도인지장애'라는 용어를 들어본적이 없었다.
이는 대부분이 '오늘 처음 들어본다'고 답했고,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인지를 전혀 알지 못하는 응답자도 73%에 달한 것으로 나왔다.
이와함께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라는 용어를 들어본적이 없고, 진단을 위해 검사가 필요하다는 부분도 88%가 필요한지 몰랐다고 답해 관련 인식제고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학회는 치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치매에 대한 사회적 비용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료적 개입과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치매환자와 가족 모두 걱정없는 '치매친화사회' 구축을 위해서는 △치매예방 분야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 △민관 합동 치매관리 체계 구축 △치매 고위험군 고령층 지원 확대 △치매 관련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치매학회 최호진 정책이사는 "그동안의 정책적인 노력을 통해 치매를 관리하기 위한 기본적인 사회 인프라는 갖춰졌지만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한 지원이 부족하다"며 "공공기관 위주의 정책서비스 제공으로 인해 늘어나는 치매환자 관리 수요에 대한 대응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정책이사는 또 "효율적 치매관리를 위해 민간 영역의 참여를 확대 유도하고, 치매 전문가 육성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동원 이사장은 "어떠한 치료를 해야 더 좋아지는지 굉장히 고민을 하는 단계가 경도인지장애다. 이 때문에 신경학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진들은 경도인지장애부터 개입을 해 치료와 운동 등을 통해 진행을 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11월 말 미국 학회에서 약물 두가지가 결과가 발표가 된다. 좋은 결과가 있어서 많은 분들에게 도움될 수 있는 약제가 개발될 수 있도록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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