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오픈런이 엄마들 브런치 때문?… 소청과 "우봉식 사퇴하라"

우 원장, 의정원 계간지에 "소청과 오픈런은 브런치, 응급실 뺑뺑이는 119 때문"
소청과의사회 "제대로된 분석없는 망발과 꼰대스럽기 이를데없는 발상" 맹비난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우봉식 원장이 '소아과 오픈런' 현상이 젊은 엄마들의 '브런치 타임' 때문이라고 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 원장은 지난 4일 의협이 발간한 계간지 '의료정책포럼 제21권 2호'에서 '필수의료 위기와 의대정원'을 다룬 시론을 통해 "의료공백 대표적 사례로 거론되는 '소아과 오픈런'과 '응급실 뺑뺑이' 등에 대해 정부가 잘못된 진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침시간 소아과에 환자가 몰리는 '소아과 오픈런' 현상에 대해 "젊은 엄마들이 일찍 진료를 마치고 아이들을 영유아원에 보낸 뒤 친구들과 브런치 타임을 즐기기 위해 소아과 오픈 시간에 몰려드는 경우도 있다. 소아과는 오픈 때만 '런'이지 낮 시간에는 '스톱'이다"며 "직장인 엄마들이 늘면서 아침 시간에 환자가 집중되는 것도 또 하나의 원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우봉식 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우선 소청과의사회는 소아의료 인프라가 철저히 붕괴된 원인으로는 두 가지를 꼽았다. 이는 타국가에 비해 턱업이 낮은 오직 진찰료에만 의존하는 소청과 수입에 더해 자유낙하하듯 악화되고 있는 저출산 상황,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직격탄으로 동네 소청과의원들이 대거 폐첩했다고 진단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이런 이유로 그 곳에 취업해 월급을 받던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취업할 곳이 없어졌다"며 "이에 소아청소년과를 전공하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 의대학생들과 인턴 의사들이 소아청소년과 전공하지 않아 동네 소청과에서 의뢰된 중환아들을 받아줄 대학병원, 상급종합병원이 응급진료와 입원진료가 마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몇 년전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사고 이후 소아청소년과를 전공하면 심지어 교수까지도 치료 결과가 안좋다는 이유로 감옥에 가고, 교수, 전공의 할거 없이 5년 넘게 형사 재판에 시달리는 것 역시 의대학생들과 인터의사들이 지원하지 않게 된 이유라고 주장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이 같은 원인 때문에 동네의원이 폐업하고 응급·입원진료가 마비됐다"며 "오픈런의 원인을 브런치로 꼽는 우 원장의 발언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 원장은 의협 씽크탱크인 의정원 원장으로서 '소아과 오픈런'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해 정부와 정치권에 합당한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해야 할 지위에 있다"며 "하지만 제대로 된 분석 없이 브런치 타임을 즐기려고 소청과 오픈 시간에 몰려드는 경우가 있다는 망발을 하니 기가 차다"고 비난했다. 

소청과의사회는 동네 소청과의원들이 수없이 폐업하고 상급종합병원조차 소아과 진료를 하지 못하게 되니 그나마 남은 소청과의원들로 밤새 아팠던 아이를 들쳐업고 부모들은 뜀박질 할 수 밖에 없는 심정이라고 언급했다. 

어렵게 치료받고 나서 아이돌봐 줄 조부모나 어린이집에 맡기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뒤로하고 직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청과의사회는 "스웨덴은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부부 육아 할당제, 바바제도 등 공동 육아 시스템을 도입했고 이는 출산율 증가로도 이어졌다"며 "아빠 할당제를 처음 도입한 이후 1999년 1.5명까지 하락했던 출산율이 2016년 1.85명까지 올라왔다. 의협 의정원원장이라면 달빛병원이 아니라 이런 제도를 도입하라고 정부에 요구했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 원장의 발언은 다분히 아이 키우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꼰대스럽기 이를 데 없는 발상"이라며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또래 엄마들을 만나서 수다 떨며 동질감과 정서적 공감을 얻고 같이 밥먹으며 아이 키우는 데 힘을 얻고 스트레스가 풀린 상태로 퇴근한 남편을 맞이 하는게 잘못된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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