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수텐

종양 영양공급 차단 다중표적항암제

  
‘암(癌)’은 한국인 사망원인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인에게 가장 무서운 질병을 꼽으라면 바로 암일 것이다.

암은 유전자적 변이를 포함한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친다. 이 유전자적 변이는 정상세포가 악성 세포로 변형되도록 유도한다. 대부분의 암은 잘 규정된 변형 또는 변이의 신호와 반대되는 다중신호경로
에서의 변형 또는 변이의 결과로 나타난다.

캡슐형 경구용 항암제인 ‘수텐(말산 수니티닙)’은 종양의 성장은 물론 종양에 대한 영양 공급까지 차단하는 다중표적 항암제다.

지난해 3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수텐은 암의 신생혈관 생성까지 억제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폐암, 간암 등 혈관이 풍부한 모든 암에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관련 임상이 진행 중이다.

특히 수텐은 그동안 별다른 치료대안이 없었던 진행성 신장암과 글리벡에 실패한 GIST(위장관기저종양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텐이 출시되기 전까지 GIST 환자들은 수술이나,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의 치료를 병행해야 했다. 유일한 전신요법은 글리벡 이었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종국에는 내성이 나타나 병세가 진행되는 것이 문제였다.

신장암 역시 주요처치는 수술이지만, 암이 많이 진행된 후 발견되기도해 수술을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수텐은 진행성 신장암과 GIST에 모두 효과가 있다. 이는 이 암들이 모두 제어하는 KIT, PDGFR알파/베타, VEGFR1,2,3, FLT3, RET, CSF-1R 등의 수용체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수텐의 최종 목표는 ‘혁신적 다중표적항암제’. 지난해 신장암와 GIST 치료제로 국내 시판 허가를 받았지만, 최종적으로는 다른 의약품과의 상호작용을 피할 수 있는 다중표적 치료제로 설계됐다.
현재 수텐은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해 진행중이거나 계획 중인 임상건수가 약 15건에 달한다.

실제로 한국화이자제약은 간세포암(2상)과 전이성 위암(2상), 유방암(3상), 췌장도세포암(3상), 흑색종에서의 수텐의 치료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5건의 임상시험을 식약청으로부터 허가받았다.

또 수텐의 잠재적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첫 번째 다국가 3상 임상 연구도 지난해 착수했다. 대규모 연구 프로그램인 SUN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임상은 비소세포폐암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 956명을 대상으로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동시 진행된다.

▣KIT-PDGFR 등 수용체 차단 종양 억제

수텐은 종양 성장과 혈관 신생(angiogenesis), 암의 진행 등에 관련된 다수의 수용체 타이로신 카이나제(RTKs:receptor tyrosine kinases)에 선택적으로 작용한다.

종양세포 및 그 주변세포의 KIT, PDGFR (platelet-derived growth factor receptors), VEGRF(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receptors), FLT3(Fms-like tyrosine kinase-3), RET 등 종양의 성장과 증식에 관여하는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종양 억제 효과를 나타낸다.

글리벡은 위장관 기저종양에서 KIT, PDGFR만을 억제하는 반면, 수텐은 다른 종양 성장 관련 분자들을 추가로 억제함으로써 글리벡에 내성을 보이는 위장관 기저종양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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