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나이 되돌린다" 안티에이징 성분 R&D 활발

[창간 58주년 기획3/ 고령친화산업의 미래] 항노화 화장품 시장
항노화 의료기기·의약품 인기에 뷰티시장 패러다임도 변화
효능에 제형까지 차별화… 마이크로바이옴 활용도 증가세

2025년 우리나라 노인(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6%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고령인구의 증가는 '실버산업' 성장과도 직결된다. 항노화 의료기기나 의약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안티에이징 화장품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안티에이징 화장품이 고급화되면서 소재는 물론 제형까지 다양해졌다.

화장품 업체들은 차별화된 항노화 성분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차세대 안티에이징 성분으로 'NAD+'를 내세웠다. 지난 3월에는 중국 상해에서 '안티에이징의 미래, NAD+'를 주제로 연구성과 발표회도 열었다.

뷰티업계에서 차세대 안티에이징 성분으로 주목하는 NAD+는 모든 살아있는 세포에서 발견된다. 노화로 인해 무너지는 피부 균형을 회복시켜 주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3월 27일 중국 상해에서 '안티에이징의 미래 NAD+'를 주제로 제1회 LG R&D Day를 열었다

이 NAD+는 피부 투과 효율이 낮아 피부 효능 연구나 화장품 원료로 상용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NAD+ 성분을 활용한 제품을 찾기 어려운 이유다. LG생활건강은 10여년의 연구를 통해 NAD+의 피부 투과력과 전달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NAD Power24'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NAD Power24는 순도 99%의 NAD+를 캡슐화시켜 기존 NAD+ 대비 안정성을 5배 높였다. 피부 흡수율 94%, 피부 개선 효능 69%, 피부 산화 스트레스 억제 136% 등 혁신적인 효능을 나타냈다.

LG생활건강 CTO 강내규 상무는 당시 "NAD+는 피부 에너지 생성 등에 관해 피부 노화를 지연시키는데 핵심이 되는 강력한 성분"이라면서 "새로운 차원의 안티에이징 솔루션으로 차별적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초 고효능 스킨케어 솔루션인 'AP(APEX OF SKINCARE, 스킨케어의 정점)'로의 리브랜딩을 알렸다. AP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70년 이상 축적한 피부 연구 자산과 3000여건이 넘는 특허 기술의 집약체로 △혁신적 기술 △독자 개발 원료 △압도적 효능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에 집중했다.

AP 대표 라인은 안티에이징에 특화된 'M.D.라인'이다. M.D.라인의 대표 제품인 '듀얼 리페어 리프트 크림'은 고기능 안티에이징 크림이다. 특허 성분인 PDRN과 엑소인이 단기간에 강력한 피부 회복과 리프팅 효과를 선사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뷰티업계에서는 피부 노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도 활발하다. 인간 체내(장)에 있는 세균과 미생물을 통칭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신약은 물론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에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이 피부 재생과 상처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면서 화장품업계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기반으로 한 기능성 화장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콜마가 세계 최초로 발견한 마이크로바이옴 'KOLBM20'

한국콜마는 올해 2월 피부 광노화를 억제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피부 광노화가 마이크로바이옴 중 하나인 락토바실러스에서 유래된 성분 'KOLBM20'의 감소 때문이라는 것을 규명한 것이다.

KOLBM20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단백질인 콜라겐을 보호한다. 이를 통해 피부 탄력이 줄면서 생기는 노화를 억제하는 원리다. 한국콜마가 이름 붙인 KOLBM20(Kolmar Biome 20)은 20대 피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나이가 들면서 점점 감소한다. 관련 논문은 국제 SCI급 학술지에 게재됐다.

한국콜마는 향후 KOLBM20을 활용해 자외선이 피부에 침투하더라도 피부 탄력 유전자의 발현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선케어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스맥스도 지난 2022년 항노화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을 발견한 바 있다. 코스맥스 R&I센터는 지난 2011년부터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해왔다. 2019년에는 젊은 여성의 피부에서 코드명 '스트레인(Strain) CX' 계열의 상재균을 찾아내 세계 최초로 화장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코스맥스는 후속 연구로 한국인 약 1000여명을 대상으로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고 종균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피부 탄력과 장벽 치밀도가 높은 영유아 그룹에서도 신규 미생물 그룹 발견에 성공했다.

코스맥스는 2세대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의 명칭을 '라포일럿(Rappoilot)'으로 정하고 상표 출원과 함께 제품화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의 항노화 화장품 시장에 대해 "동안 피부를 선호하는 뷰티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안티에이징 시장 규모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며 "차별화된 성분과 효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항노화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소비자 선택의 폭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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