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회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전공의 등 의료인들을 처단 대상으로 삼은 데 대해 반발하며 윤 대통령의 하야를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황규석)는 4일 '한밤중 계엄령 대소동! 전공의와 의료인이 처단대상이라니 과연 제정신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10시25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반국가세력, 종북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야당이 입법 독재와 탄핵ㆍ특검 추진, 예산 폭거 등을 통해 국가의 사법ㆍ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려 한다는 이유였다.
헌법 제77조 제1항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계엄사령부는 계엄 선포 직후 "자유대한민국 내부에 암약하고 있는 반국가세력의 체제전복 위협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포고령까지 발표하고 군 병력을 국회에 투입했다.
포고령에는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충격적인 내용까지 담겼다.
이에 국회는 이날 오전 1시 본회의를 열어 재석 의원 190명의 만장일치로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고,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6시간 만인 이날 오전 4시27분쯤 비상계엄을 해제했다.
서울시의사회는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인지 국민 여론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통령의 계엄 선포 과정 자체가 명백히 위법·위헌"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농단 사태가 10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사태의 주범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아무런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황당한 계엄령 선포와 함께 전공의 등 의료인을 처단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에 아연실색하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의대 증원도 어제 일처럼 졸속 정책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이런 혼란을 야기해 국내는 물론 해외적으로 우리나라의 위상을 실추한 것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의 하야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서울시의사회는 국민 건강과 회원의 안녕을 위해 무도한 정치가들이 대한민국 의료를 망치고 있는 것에 대해 결연히 맞서 싸울 것"이라며 "금번 계엄령 소동과 같은 황망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국민들과 모든 회원, 보건의료인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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