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후보들 "정부 의료농단 저지…내가 적임자" 한 목소리

의협 선관위 후보자 설명회 개최하고 후보별 대책과 의료현안 등 질의
김택우·강희경·주수호·이동욱·최안나… 각자 장점 어필하며 지지호소

의협 회장 후보자들이 한 목소리로 자신이 정부의 의료 농단을 저지할 적임자라고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특히 의정갈등에 더해 최근 윤석열 대통령 계엄사태로 의사들의 분노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 유일 법정단체인 의협을 이끌어나갈 수장이 누가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명의 의협 회장 후보들은 의대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등 현재 의료계가 당면한 의료현안에 대해서는 각자의 강점을 어필하며 반드시 해결해내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보궐선거 후보자 정견발표회를 열었다. 각 후보자들이 각자의 공약과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첫 공식자리다.

이번 선거에는 기호 1번 김택우(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 , 기호 2번 강희경(서울대의대·병원 교수), 기호 3번 주수호(미래의료포럼 대표), 기호 4번 이동욱(경기도의사회장), 기호 5번 최안나(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 겸 대변인) 등 5인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모인 5명의 후보들은 의협이 변화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으며, 의료대란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공약들을 공개했다. 

김택우 "비정상 정상화 시키기 위해 헌신할 준비 돼 있다"

기호1번 김택우 후보는 거대한 정부와 맞서기 위해 의사 내부 결핍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각 지역과 지역을 대상으로 직접 소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의 무모한 의료개혁 추진을 막고, 종합적인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협회의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후보는 "지금까지 행동으로 실천한 저를 믿어주시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회원의 아픔과 협회의 고난을 함께 헤쳐나는데 제 몸을 아끼지 않고 신념을 가지고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김 후보는 대한민국 의료 발전을 위해 의료전달체계를 정비하고 전공의 수련제도를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료과실에 대한 형사적 처벌을 피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의료정책연구원이 회원에게 실질적으로 와닿는 정책을 선제적으로 개발, 정부의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역량강화에도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사회가 의사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국민에게 알리는 노력을 하겠다. 이를 위해 협회의 홍보 기능을 강화하고 국민과 소통해 나갈 것"이라며 "저는 회원 여러분들의 선택을 기다리며 더 나은 대한민국 의료미래를 위한 준비에 나서겠다. 회원들과 함께하는 회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강희경 "새로 거듭날 의협 위해 경청하고 소통할 것"

기호2번 강희경 후보는 새로운 시각으로 의협의 체계를 정비할 수 있는 회장이, 지금까지의 회장과는 다른 직역 출신의 회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의사들의 권익단체가 아닌, 우리나라의 의료정책을 선도하고, 독립적인 의료법정을 설립하도록 하여 회원과 국민을 함께 보호하는 의협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권의 이익에 휘둘리는 정부 대신, 의협이나서 장기적인 보건의료계획을 마련해야 하며, 과학적인 증거의 올바른 활용과 사회적 합의를 적극 주도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이와함께 의협이 과거와 같은 모습으로 머물러 있다면 지금과 다른 미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는 "오늘의 의료대란은 정부의 합의 없는 정책강행과 의사집단에 대한 국민 기본권 유린으로 일어난 일이지만, 그 배경에는 정부의 불통과, 뿌리 깊은 정부와 의료계 사이의 불신이 있다"며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과 소통하는 의협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를 얻어내 의료이용행태의 개선을 유도하고, 존중, 연대, 상생의 추구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의협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주수호 "제 모든 것 걸고 끝까지 목표 이뤄낼 것"

기호3번 주수호 후보는 위기 상황에서 모든 의사를 하나로 뭉치게 만들어 대한민국 의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다시한번 의협회장 선거에 나섰으며, 마지막 기회를 주신다면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밝혔다. 

주 후보는 "백척간두에 선 대한민국 의료계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선 어느 때보다 의협의 강력한 리더십과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금 우리에게는 의료계 내부에서 단합을 해치는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 이를 자중시킬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의료계 내부 어느 곳에서라도 전체의 대오를 무너트리는 목소리가 나오면, 소통과 설득을 통해 이를 잠재우고 모두가 하나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주 후보는 자신의 경험과 연륜만이 이 난국을 돌파해 나갈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14만 의사를 대표하는 의협회장의 자리는 6개월에서 1년 정도까지 적응 기간이 필요한 자리다. 하지만 지금처럼 엄중한 시기에 회장이 적응하기를 기다릴 여유는 없다"며 "이에 회무에 대한 경험이 있고, 선거 이후 곧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는 사람이 회장이 돼야 하며, 저는 준비돼 있다"고 자신했다. 

이와함께 "이제는 제 인생의 마지막을 의사가 의사 답게 살 수 있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올바른 의료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동욱 "그간의 행동 봐달라, 회무능력 검증됐다"

기호4번 이동욱 후보는 반드시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미래를 지키고 회원들이 좌절하지 않으며 자존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있는 버팀목이 되는 든든한 의협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의료계 선거철만 되면 많은 후보들이 자신이 의료계의 메시아가 될 수 있다며 회원들에게 장밋빛 말을 하며 희망에 부풀게 하지만 역대 회장들은 선거 전과는 다른 모습들을 보여줬다"며 "회원들이 회장에게 실망하는 것은 그동안 이룬 성과나 실질적인 행동을 살펴보기보다는 그럴듯한 말에 현혹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간 눈보라가 치는 투쟁 현장에서, 폭염 속에서 전공의, 의대생들과 함께 얻어 맞으며 의료정상화 투쟁을 매주 한번도 쉬지 않고 54차례 진행해 왔다"며 "그 결과, 많은 국민들이 의사들에 대한 부당한 악마화와 의대증원 정책의 허구를 알게 되면서 철옹성 같은 윤석열 정권이 급격히 허물어지는데 이바지했다"고 전했다.

특히 의료계 투쟁의 선봉에 섰더니 투쟁만 하는 사람이라는 잘못된 오해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동안 경기도의사회에서 일한 회무와 성과를 인정받아 재선에 성공한 검증된 후보"라며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다. 무엇을 하겠다는 사람의 말보다 그동안의 그 사람의 회무 성과와 절체 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지 꼼꼼히 살펴봐달라"고 강조했다. 

최안나 "결과 책임지는 최안나의 의협으로"

기호5번 최안나 후보는 안으로는 전열을 가다듬고 밖으로는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어려운 이야기도, 불편한 싸움도, 욕먹는 자리도 마다하지 않고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모두 뭉쳐 전공의들을 처단하겠다고 한 자를 잡아 처단해야 하는 상황에 회장 선거를 하는 마음이 참담하다"며 "미친 비상계엄은 지난 2월 2000명부터 시작된 것으로, 중차대한 시기에 의협 회무는 하루도 멈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 의대생 후배들의 투쟁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의협에 들어왔다. 반드시 이 사태를 극복하고 후배들의 희생이 의료를 살리고 나라를 살렸다는 역사의 평가를 받게 하고 싶다"며 "회원들이 저를 회장으로 믿어준다면 반드시 성과를 보이고 그 결과를 책임지겠다"고 전했다.

특히 회원들의 권익을 말로만이 아닌 실절적으로 보호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회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그 관심이 실제로 회무에 반영이 될 수 있는 의협이 되겠다. 협회의 의사결정회의에 일반 회원들이 참관하도록 하고, 직접 현안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창구를 신설하겠다"며 "우리가 의협으로 뭉쳐야 정부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더 머뭇거림 없이 당장 치고 나가야 하며 제가 그렇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 의대 정원 정책 등 현재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의료현안에 대한 해결책이 공통 질문으로 주어졌다.

기호 5번 최안나 후보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은 2가지로, 하나는 의대정원 증원 정책이 잘못됐다는 걸 정부가 인정하고 사과하는 한편, 의협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한다"며 "비상계엄 포고령에 전공의를 처단하겠다고 한 작성자를 처벌하는 게 먼저 되어야 현안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해 유동적이라고 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게 다시 한 번 이를 주장하고 실현시킬 것을 요구한다"며 "앞으로 의대에 들어올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으면 모든 의대가 서남의대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호 4번 이동욱 후보는 "그동안 정부가 너무나 엉망인 정책을 해왔다고 생각하는데, 필수·지역의료를 기피한 이유는 정부의 조장과 함께, 근무하는 의사의 환경이나 희생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상대적 박탈감이 심했기에 생긴 현상으로, 개인적 사명감과 공익에만 호소해서는 필수·지역의료의 개선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 증원 문제는 공권력에 대해 지난 1년 동안 처절한 투쟁을 해왔고, 그로 인해 철옹성 같은, 폭주기관차 같은 정부가 허물어졌다고 생각한다"며 "가장 강력한 후보를 선택하면 조속히 이런 문제는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기호 3번 주수호 후보는 "의대 정원 증원도, 필수의료 패키지도, 지역의료 문제도 출발점은 동일하다"며 "획일적인 강제적인 대한민국의 건보 제도로 인해 모든 의료 왜곡이 시작됐고, 왜곡이 누적되다 보니, 최근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들고 일어나 소리를 질러야 이목이 모인다. 의협회장 후보 기호 추첨하는데 방송국이 취재온 것은 의사들이 들고 일어나니 이제야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으려 온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정부와 정치권이 의사들의 의견에 신뢰를 가지고, 들어야겠다는 자세를 갖출 때까지 싸워야한다는 것이다. 지금 의사들은 싸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기호 2번 강희경 후보는 "정권의 이익에 연연하는 정부가 우리나라 의료정책의 결정권을 온전히 가지고 있었기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며 "회장이 되면, 먼저 최고 의료정책결정권자를 만나, 현 정부의 소위 의료개혁 정책을 멈추도록 하고, 우리가 정책을 이끌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이 아니라, 일차의료를 근간으로 하는 의료체계 구조전환이 먼저"라며 "근거에 기반을 둔 진료만이 국민건강보험이라는 공유재원의 보상대상이 되어도 병의원의 수익구조가 정상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기호 1번 김택우 후보는 "정부가 정책을 발표하면 의사들은 반대부터 한다면서, 이기적이라는 말을 듣는다"며 "그 이유는 정부 정책이 의료현장을 무시한 일방적인 정책이기 때문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현안과 정책은 반드시 의료계와 제대로 논의를 해야 한다. 만약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정부 정책이 수립된다면 앞으로 저항은 되풀이될 것이고, 그 저항의 선봉에 제가 설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의료계를 정책의 동반자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현재 사태의 해결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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