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집회 단합보다 부담"…의료계 불만 속출

시도의사회 부담 호소… "총궐기대회 정총 염두한 면피용" 지적도

지난 4일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대한의사협회가 '의료정상화'를 위한 대표자대회, 총궐기대회 등을 예고했지만 의료계 내부에서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표출되고 있다. 

이는 일주일 간격으로 대표자대회와 총궐기대회라는 큰 행사를 연이어 진행, 이달 말에는 정기대의원총회까지 예정돼 있어 전국시도의사회 등에서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는 대통령 탄핵이 선고된 지난 4일, 긴급상임이사회를 열어 의료정상화를 이루기 위한 투쟁 로드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의협은 오는 13일 전국대표자대회를, 일주일 뒤인 20일에는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총궐기대회(가칭)을 개최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의협 내부적으로 이달 말 정기대의원총회가 예정된 만큼, 대표자대회와 총궐기대회를 모두 소화하기가 힘들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의협 대의원회는 긴박한 상황이니만큼 양해해달라며 동참을 당부하고 나선 상황. 

의협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은 5일 운영위원회 회의 이후 "급박하게 결정된 대표자대회, 총궐기대회라 시도의사회에서 스케줄 상 힘들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대통령 탄핵을 포함해서 현 의료계 상황이 심각하고 급박하다보니 시도의사회에 양해를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대표자대회와 총궐기대회에서 가장 많은 회원들을 동원해야하는 서울특별시의사회 황규석 회장도 대선을 앞두고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대표자대회와 총궐기대회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황 회장은 "대선을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 의료계가 압박하지 않는데, 정부가 사과하고 관련 책임자를 문책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서울시의사회는 대표자대회와 총궐기대회에 열심히 참여할 것이며, 서울시의사회 내 25개 구 회장단과의 회의에서도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며 "시기적으로 정부를 압박해서 빠른 시일 내에 현 상황을 끝내기 위해서는 의료계도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촉박한 일정 탓에 불만을 토로한 시도의사회도 많은 편이다. 특히 이번 집회들이 오는 26일 정기대의원총회를 염두에 둔 면피용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같은 논란에 의협 집행부는 시도의사회에 20일 총궐기대회는 의협은 서포트를 맡고 의대생과 전공의를 중심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는 후문이다.

한 시도의사회 관계자는 "대표자대회와 총궐기대회를 급박하게 결정하는 바람에 시도의사회 내에서도 불만이 많다"며 "대표자대회는 시간이 촉박하고, 임원들을 설득할 시간도 없어 각 시도 회장과 의장만 참석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시도의사회 관계자 역시 "총궐기대회는 전공의, 의대생 중심으로 진행하고, 의협은 서포트만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에 대해 16개 시도의사회장들은 오는 12일 시도의사회장단 회의에서 최종 참가 여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전공의와 의대생 중심의 투쟁을 위해 지역을 순회하며 전공의와 의대생을 만날 예정이다. 그 첫 행보로 10일 광주, 전남, 전북 전공의, 의대생과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날 간담회에는 박단 부회장(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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