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후 학생 교육?… 고대의료원 "유급 최소화, 차질없이 준비"

편승범 학장, 학사운영·수련 개편 방향 제시 "전공의, 교육 중심 수련 강화·PA와 업무 공존 모색"

(왼쪽부터)민병욱 구로병원장, 편성범 의과대학장, 윤을식 의무부총장, 서동훈 안산병원장, 이성우 안암 진료부원장
 

의정 갈등으로 인한 전공의 부재와 의대생 휴학 장기화 사태 이후, 대학병원들이 학생 교육과 전공의 수련 정상화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고려대학교의료원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의대생들의 학사 운영 방안과 향후 복귀 가능성이 있는 전공의들의 수련 교육, 그리고 PA 간호사와의 관계 설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 계획을 밝혔다.

의대생 복귀 대비 학사 운영 방안 마련… "시설 문제없어, 실습은 분반"

편승범 고려대 의과대학장은 의대생들의 유급 문제와 관련해 "예과 학생들은 유급 없이 학사 경고만 받게 돼, 대선 이후 2학기부터 복학 시 순차적으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본과 학생들은 현 상태가 지속하면 내년 3월 복귀를 가정해 내년부터 수업을 진행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학생들이 겹치는 상황에 대해서도 편 학장은 "고대의대는 예과 교육에 필요한 대형 강의실 등을 이미 충분히 확충해 강의 형식 수업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실습의 경우 A반, B반 등으로 분반해 진행할 예정"이라며, "본과 1학년 해부학 실습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해부학교실을 포함한 학년위원회에서 여러 대응 방안(플랜 A, B)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편 학장은 "최악의 경우 실습 인원이 약 680명까지 이를 수 있지만, 현재 군입대 학생이 많아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교육병원이 3곳이나 있고 학생들이 분산될 경우 임상 교육은 전혀 문제 되지 않아, 해부학 실습 문제만 잘 조율하면 큰 문제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에 대한 세부 계획을 교육위원회에서 마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전공의, '노동력'에서 '피교육자'로… PA와는 공존 및 관계 재정립

손호성 고려대의료원 의무기획처장은 향후 전공의 수련 방향에 대해 "2000년대 의약분업 사태처럼 큰 의료계 변화 후에는 생각들이 많이 바뀌어 돌아온다"며 "앞으로 전공의는 다음 세대 의료를 이끌어갈 핵심 인재라는 생각으로, 업무 부담은 줄이고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교수진 워크숍을 통해 미국 ACGME(미국 졸업후의학교육인증위원회) 프로그램 등 선진 전공의 교육 방법에 대한 연수를 진행했고, 지속해서 교육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PA 간호사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어떤 때는 평등하게, 어떤 때는 상호 보완적 관계를 가져가야 하므로, 발생 가능한 문제점들을 교육수련실에서 하나하나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민병욱 고대구로병원장은 이에 덧붙여 "전공의들이 복귀하더라도 예전과 같은 형태의 업무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가적으로도 전공의 수련 개선을 위한 여러 시범사업과 정책이 시행되고 있어, 주 72시간 근무 상한, 24시간 연속 근무 제한 등이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전공의들이 복귀하더라도 일부 PA 전담 간호사들의 업무는 분명히 공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병원장은 또 "병원에서도 전담 간호사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전공의 복귀 시 두 직군 간 발생할 수 있는 갈등 요인의 해결 방법"이라며 "이에 대해 지금부터 고민하고 서로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 중"이라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한편, 의료원은 이처럼 의료 현장의 변화에 발맞춰 교육과 수련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다양한 직역 간의 협력적 관계 설정을 통해 의료 공백 최소화와 의료 질 향상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김아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