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비타민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과거에는 부족하거나 결핍된 사람이 그로 인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했다면, 최근에는 비타민의 작용 기전이 밝혀지면서 단순히 결핍에 대한 보충이 아니라 다양한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에 도움이 되기 위한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웰빙, 건강을 챙기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비춰볼 때 국내 비타민 시장은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한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비타민의 효율적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본지는 비타민의 올바른 선택과 복용법, 천연원료 및 합성비타민의 허와 실을 통해 개인에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본다. ■1조원 비타민시장 ‘천연’ 붐 최근 천연 소재에 함유된 비타민을 추출해서 만든 일명 ‘천연원료 비타민’이 시중에 유통되면서 비타민의 성분과 효능에 관한 천연, 합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염창환 완화의학과 교수는 “천연비타민이란 말 그대로 채소나 과일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원료가 100% 천연인 경우를 말한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대다수 천연비타민은 일부 천연 원료에 합성비타민을 첨가하거나, 천연 소재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정제 등의 제형화를 위해 첨가제를 섞어 사용하고 있어 엄밀히 말해 천연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국민이 제일 많이 섭취하는 영양제인 비타민제는 일반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일상생활과 밀접하다 보니 오남용에 대한 위험의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각 제품마다 비슷하다고는 해도 성분명을 보고 몸에 맞는 비타민제를 복용해야 하며, 개인에 따라서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효능 차이 있다? 없다? 천연원료비타민과 합성비타민은 성분과 효능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체내 흡수율에선 천연원료비타민이 앞선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천연원료비타민은 과일, 채소, 곡물, 생선 등 천연 소재에 함유된 비타민을 추출하고 정제하는 기술을 이용해 만든 비타민제이다. 천연에 존재하는 형태 그대로 합성하므로 생체 이용률이 좋고 체내 흡수율도 합성비타민에 비해 10%가량 높다고 한다. 반면 합성비타민은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얻어지는 화합물을 원료로 한다. 즉 천연에 존재하는 성분과 동일한 분자 구조로 화학적 합성을 통해 만든다. 흔히 알고 있는 비타민C의 원료인 아스코르빈산은 대부분 옥수수 녹말과 옥수수당에 발효공정을 가한 뒤 휘발성 화합물을 첨가해 생산한다. 비타민E의 경우 필름을 만드는 유화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을 정제해 만든다. 합성비타민의 경우 합성하는 과정에서 천연비타민과 분자식이 같지만 천연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구조가 소량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새로운 구조는 비타민의 본래 효능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합성비타민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합성비타민의 경우 천연비타민과 비슷한 화학식을 갖고 있어 효능의 차이를 발견하기 힘들며, 중요한 것은 산화되지 않은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이다”라고 힘줘 말한다. 천연원료비타민은 그 자체가 흡수율이 높고 부작용이 없다. 하지만 천연 소재를 대량 확보해야 하고, 추출과 정제공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비타민C 1000㎎을 얻으려면 34개가량의 감귤이 필요하다고 생산업체 관계자는 말한다. 합성비타민은 대량으로 화학공정을 거치므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 반면 흡수율이 떨어지고 일부 비타민의 경우 효과에 차이를 보이는 것도 있다고 한다. ■다양한 타깃층·형태 속속 출시 전 세계적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건강한 삶에 대한 욕구증대, 자가 치료에 대한 관심 증대로 비타민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어, 건강개선과 면역력을 키우는 제품뿐 아니라 스트레스 완화, 엔도르핀 상승을 위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또 소비계층이 중장년층을 넘어 전 연령층으로 확대돼 감에 따라 어린이, 청소년, 여성, 남성, 노년층 등 다양한 연령과 성별,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특화된 제품들이 개발, 출시되고 있다. 특히 신소비층인 젊은 층을 겨냥한 정제 형태가 아닌 다양한 형태의 비타민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물에 타 마시는 비타민, 비타민 음료, 씹어 먹는 비타민 등 다양하다. 비타민, 미네랄과 함께 성인병의 핵심인 혈액건강에 효과적인 오메가-3의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올바른 복용 위한 4원칙 대한비타민연구회(회장 염창환, 서울성모 완화의학과 교수)는 비타민의 올바른 복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염 회장은 비타민의 올바른 복용법이라면 다음과 같은 4가지 원칙에 준해 비타민을 선택, 섭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선 복용하는 목적이다. 이는 영양제 개념, 치료개념, 보조개념으로 나뉜다. 영양제 개념은 영양섭취가 부족한 사람들이 복용하는 것으로 종합비타민 형태가 가장 좋다. 치료개념은 혈액검사 등을 통해 본인에게 부족한 특정 비타민을 복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주 피로하면 비타민 B군을, 괴혈병이 있을 경우 비타민C, 기운이 없으면 마그네슘과 비타민B를 함께 복용한다. 다음으로 복용방법이다. 지용성 비타민은 음식과 함께 복용하고, 수용성 비타민은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한다. 실제로 비타민C를 알약으로 복용할 때와 물에 녹여 먹을 때를 비교해보면, 물에 녹여서 먹을 때가 알약 형태로 먹을 때보다 1시간 정도 빨리 흡수된다. 또 한 가지 복용할 비타민의 부작용이다. 수용성 비타민은 대체로 부작용이 적은 반면 지용성 비타민은 오랜 시간 체내에 남아서 부작용을 유발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비타민A는 장기복용 시 간독성이 있고, 임신부는 기형아를 출산할 우려가 높다. 비타민E는 출혈 경향을 높일 수 있어 수술 전에는 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이다. 심장수술로 인해 항응고제인 와파린을 사용하는 경우 비타민C 1g이상 복용해서는 안된다. 이유인즉 비타민C가 와파린의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비타민별 효능·성분 차이■ “합성비타민 과량섭취 태아기형 유발” 연구 결과도 비타민A는 천연과 합성의 차이에 대한 논란이 많다. 최근 국제 저널인 ‘의학적 가설(Medical Hypotheses)'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매일 합성비타민A를 1만IU이상 섭취하면 태아의 선천적 기형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합성비타민 자체가 일부 사람들에게 경련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천연비타민A는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동물실험에서 천연비타민A는 합성비타민보다 독성이 적고 혈중 흡수율이 합성에 비해 1.5배 높았다. “천연비타민C 합성보다 혈장 흡수력 1.3배 더 높아 천연이나 합성 모두 동일한 구조식을 가지고 있는 비타민C는 효능에 별 차이가 없다고 하지만 구조식이 같다고 효능까지 같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합성비타민C는 비타민C의 핵심물질인 아스코르빈산만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다. 하지만 천연비타민C는 아스코르빈산 외에 단백질과 당류, 미량의 바이오플라보노이드 등이 함께 들어있다. 따라서 구조가 같은 비타민C라도 천연과 인체에 흡수하는 정도는 차이가 있다. 여러 논문에서 천연비타민C가 합성비타민C보다 혈장에서 1.3배 흡수력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으며, 백내장이나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데도 합성비타민C에 비해 훨씬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비타민D 천연-합성 가장 근접…신장결석 부작용 보고돼 한국인에게 특히 결핍되기 쉬운 비타민D. 비타민D는 강한 햇빛을 받아야만 생성 가능한 것으로 주로 실내생활을 하며, 외출을 할 때도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햇빛 노출이 부족해 체내에 비타민D가 많이 부족하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했다. 그로 인해 골다공증이나 유방암과 대장암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최근에는 비타민D 복용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비타민D는 천연과 합성 사이에 흡수율과 효능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합성비타민D를 섭취할 경우 신장결석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어 더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한다. 천연식물서 추출한 비타민E 생체유용성·흡수력 뛰어나 채소, 오일이나 기타 천연 식물에서 추출되는 비타민E는 합성 제품에 비해 생체 유용성과 흡수력이 높다. 비타민E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간에서는 천연비타민E보다 흡수율이 약 2배 더 높고, 태반을 통해 자궁에 있는 아이에게 작용하는 데에는 약 3배 더 높은 생체 활성도를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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