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언론에서 본 한방약의 진실

  
“우리나라에서 독성 간손상의 가장 흔한 원인이 한약(40.1%)이며, 그 다음이 상용약(27.3%), 건강표방식품(13.7%), 민간요법(8.6%) 등의 순이다. 한약의 경우 그 자체가 원인인지, 한약의 오남용(잘못 처방)이 오남용인지, 제멋대로 유통되고 있는 한약재의 오염이 문제인지는 불분명하다.” -3쪽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녹용 중에는 약효가 거의 없는 순록의 뿔이나 광록병 감염 가능성 때문에 수입이 금지된 북미산 녹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순록은 유명 한의원과 한약재 시장에서 버젓이 녹용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북미산 녹용도 중국이나 홍콩과 같은 제3국을 경유해 우리나라에 일부 유입되고 있었고, 녹용 중 최상급으로 평가하는 러시아산 녹용으로 둔갑해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150쪽

“한약 부작용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한약재 부작용을 신고할 의무가 있는 한약사들도 의무를 지키지 않고, 이를 관리하는 당국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316쪽

“요즘 TV에서 마치 한약은 누구나 먹어도 좋고,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비치는 것 같아 염려된다.(중략) 허준 선생이 ‘동의보감’을 집필할 때 서민들의 돈이 없어 의원에 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정을 감안해 각 ‘질병편’ 끝에 쉽게 구해 먹을 수 있는 민간약을 수록해 뒀는데, 이것이 마치 동의보감의 전부인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다.” -375쪽

새 책 ‘언론에서 본 한방약의 진실’은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약 8년간 전문신문을 비롯해 일간지, 방송, 인터넷신문 등 언론매체에서 한방약의 부작용과 문제점을 다룬 기사들을 모아 저술한 책이다.

1편에서는 21세기에 사는 국민들이 과학적 근거도 희박하고 미개했던 2000년 전의 한약을 아직도 믿고서 오남용하고 있다며, 이제 국민들의 한약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양의학자들도 2000여년 전에 작자 미상으로 저술된 ‘황제내경’과 500여년 전에 허준이 썼다는 ‘동의보감’을 오늘날 우주과학시대에도 신주 모시듯 경전으로 받들며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다면서 얼토당토않은 한약의 효과를 내세워 자기 이익만을 챙기려드는 한의약계의 온갖 행태는 의료소비자들에게 당혹스러운 정보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정부도 한약재 위험성을 인식하고 모든 식품이나 생활용품, 먹을거리, 의약품에서 한약재 사용을 억제하거나 주의시켜야 할 것이며, 국민들도 한약재의 진실을 알고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편으로 들어서면 더욱 처절하다. 한약재에서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검출되고, 한약과 한약재가 독성 간염의 주원인 되고 있으며, 시중에서 유통되는 불량 한약재가 판을 치고 있다. 실제 한약 부작용 사례가 자세히 소개돼 있어 한약 부작용 문제가 왜 심각하며,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한의사가 한약 부작용을 모른 채 환자에게 투약하거나 효과와 복약지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이뤄지지 않아 피해를 봤다는 소비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황청심환이 ‘수은청심환’으로 둔갑되는가 하면, 석면 탈크 한약재가 사용되고, 한약 복용자 10명 중 8명이 약재 원산지가 어딘지 처방 내용도 모르고 있으며, 이로 인한 한약 부작용 소송이 크게 늘고 있다.

3편에서는 일간지와 방송, 인터넷신문에 나왔던 내용들을 정리해놓았다. 환약 ‘안궁우황환’을 먹은 3세 아이가 수은 중독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고, 수술 전 한약을 복용했다가 부작용을 유발하며, 한약재에서 청개구리가 나오는 등 한약 먹기가 무섭고 두렵다. 의사들은 72.3%가 환자의 한약 부작용을 직접 겪었고, 40.8%가 한방 치료 효과가 거의 없으며, 55.6%가 한방이 없어진다면 국민건강이 오히려 나아진다고 답했다.

유태우 보건신문 발행인은 “이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은 한방약을 폄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방약의 부작용과 여러 문제점들을 언론보도를 통해 올바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서이다”며 “앞으로도 한방약 부작용의 생생한 사례들을 모아 제2권, 제3권을 계속 발행할 예정이며, 특히 침과 뜸 시술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책으로 출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 책은 한방약을 비판적으로 읽어내고 한방약의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마주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국내에서 출간된 한의학 비판 서적은 △2001년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김경일 저) △2003년 장편소설 ‘반인간’(김태연 저) △2005년 ‘허준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유용상 저) △2006년 ‘한방약은 효과 없다’와 ‘한방약은 위험하다’(다카하시 코세이 저, 권오주 역) △2006년 ‘한방약의 부작용 실상’(유태우 저) △2007년 ‘미안하다 한의학, 보약이 있다구요! 그게 뭔데요!!’(남복동 저) △2007년 ‘침술사고’(리우위슈 저) 등이 있다.

보건신문/신국판/443쪽/1만5000원
ISBN 978-89-95568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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