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제 시장 매년 20% 성장

세로자트·푸로작·졸로푸트 등 다국적사 SSRI계열 주도
한미·드림파마·환인 등 국내사 '제네릭으로 승부'

"잠도 오지 않고, 식욕도 없고. 혹시 나도 우울증?"
지난달 생을 마감한 영화배우 이은주 씨의 자살원인으로 우울증 가능성이 제기되며 특별한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

정부도 최근 우울증 등 정신과적 질병으로 인한 자살이 늘어남에 따라 자살 예방대책을 내놓으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달 초 열린 '자살예방대책을 위한 간담회'에서는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우울증 등 정신질환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에 대해 치료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경 전세계적으로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하는 두 번째 질병이 우울증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정신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감에 따라 우울증 치료제(항우울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항우울제는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에 따라 MAOIs(단가아민산화효소억제제), TCA(삼환계 항우울제),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SNRI(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피린 재흡수 억제제), NDRI(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피린 재흡수 억제제), NaSSA 계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세계 우울증 체료제 시장은 지난해 약 200억 달러로 추산되며 SSRI 계열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져 SSRI 계열이 관련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SNRI 계열은 13%, NaSSA 계열이 7%, 기타 계열이 20% 정도를 나타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지난해 우리나라 항우울제 시장규모를 약 65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SSRI 계열은 오리지널에 세로자트(GSK), 푸로작(릴리), 졸로푸트(화이자), 씨프람(룬드백), 팍실 CR(GSK) 등이 있으며, 제네릭에는 프록틴(명인제약), 프로핀(드림파마), 셀트라(한미약품) 등이 있다.

SNRI 계열 오리지널에는 이팩사(일동-와이어스), 심발타(릴리,국내 미출시)가 있으며 NDRI 계열 오리지널에는 웰부트린(GSK) 등이 있다. NaSSA 계열 오리지널에는 레메논(오가논-얀센)이 있다.

다국적사 국내시장 70% 점유하며 주도

우리나라 항우울제 시장은 2001년 310억, 02년 390억, 03년 530억에 이어 지난해 650억원 규모를 형성하며 20%이상 지속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에도 비슷한 수준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국내 항우울제 시장은 대부분 오리지널약을 보유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70%정도 시장을 형성하며 주도해 오고 있다.

현재 GSK의 '세로자트'가 1997년 이후 시장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 약 14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관련시장에서 21%의 점유율을 보였다. GSK는 '웰부트린'과 '팍실 CR'도 선보이고 있으며 세로자트의 서방형 제제 팍실 CR로 시장 성장을 주도해 간다는 계획이다.

GSK측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한 팍실 CR에 마케팅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올해 팍실 CR을 통해 50억원 매출을 올려 세로자트, 웰브트린과 함께 총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동과 한국와이어스는 공동 마케팅을 펼치며 '이팩사 IR'과 '이팩사 XR'을 판매하고 있다. 두 제품으로 지난해 약 11%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부터 이팩사 IR의 생산이 중단, 내년초까지 유통될 물량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시장 점유율에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팩사는 세계 최초의 SNRI 계열 항우울제로서 세로토닌의 재흡수만을 억제하는 SSRI 제제와 달리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두가지 모두를 억제해 보다 빠르고 우수한 항우울 효과를 발휘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항우울제의 대명사격으로 알려진 '푸로작'은 일라이 릴리가 1989년 개발한 SSRI 계열 세계 첫 약물로서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5,400만명 이상에게 처방됐다고 한다.

한국릴리측 관계자에 따르면 푸로작은 지난해 약 6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점유율 10%를 기록하고 있다.
푸로작은 하루에 한 번 아침 식사여부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으며 다른 항우울제에 비해 졸음을 유발하는 빈도가 낮다고 한다.

릴리는 한 주에 한 번 복용으로 복용편리성을 높인 '푸로작 위클리'도 함께 내놓고 있으며 미국 및 유럽에서 출시되고 있는 '심발타', 푸로작과 정신분열병 및 양극성장애의 조증 치료제인 자이프렉사를 혼합해 만든 복합제제 '심비악스'를 2∼3년 후 국내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화이자가 출시하고 있는 '졸로푸트'는 1994년 국내에 소개됐으며 지난해 약 7%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졸로푸트는 우울증, 강박·공황·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뿐 아니라 최근 사회불안장애에 새롭게 적응증을 승인 받아 보다 광범위한 영역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 타 약물과의 상호작용 위험이 다른 SSRI 계열 약물보다 낮고 체중증가 부작용이 적어 체중 증가를 우려하는 여성 우울증 환자에게도 적합하다고 회사측은 말한다.
한국 오가논은 NaSS계열 치료제 레메논을 출시하고 있다.

오가논이 개발 얀센과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레메론은 지난해 약 6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006년까지 매출 100억원을 달성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레메론은 빠른 작용과 함께 다른 대부분의 항우울제가 가지고 있는 성기능장애, 초기불안증상, 소화기장애 등의 부작용이 매우 낮은 반면,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가 동반하고 있는 수면장애, 불면증에 효과가 있다고 회사측은 말했다.

지난해에는 오렌지 맛을 내며 입안에서 물 없이 녹여 복용할 수 있는 '레메론 솔탭'을 출시,올해 전체 레메론 판매의 약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국내제약사 제네릭으로 30% 점유...시장 잠식 나서

국내 제약사들도 최근 다국적 제약사들이 독점하고 항우울제 시장에 진출하며 시장 잠식에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 제약사들은 2000년도에 특허가 만료된 푸로작(성분명:플루옥세틴) 제네릭을 가장 많이 출시하고 있으며 항우울제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약품은 설트랄린을 제제로 한 우울증 치료제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고 2003년부터 '셀트라'를 출시하고 있다.

졸로푸트(성분명:설트랄린) 제네릭인 이 제품은 중증 불안을 동반한 우울증에 효과를 보이며 장기 치료시 부작용 발현률이 낮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지난해 약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국적 제약사 룬드백의 '씨프람'을 선보이고 있는 환인제약은 지난해 약 30억정도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씨프람은 시탈로프람을 주성분으로하며 기존 제제에서 나타날 수 있는 항콜린, 진정 및 심혈관계 등의 부작용이 적고,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에 대한 내성이 잘 나타나지 않아 장기치료에 적합한 제제로 평가받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환인제약은 푸로작 제네릭 제품인 '폭세틴'도 출시하고 있다.

명인제약은 푸로작 제네릭 '프록틴'과 졸로푸트 제네릭 '트라린' 두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드림파마도 푸로작 제네릭인 '프로핀'을 선보이며 시장잠식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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