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수면의 질 건강 바로미터

경희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   
▲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 
  
▶스트레스·신체질환 등 양질의 수면방해
▶카페인·음주·과식 피하고 샤워·명상 도움
▶수면무호흠·기면증 등 반드시 치료받아야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잠을 잘 자야 하루생활을 활기있게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불면증이 생기거나 직장 스트레스로 인해 밤잠을 설쳐서 하루종일 낮에 피곤하여 일에 집중이 되지 않는 분들도 있다. 왜 이렇게 잠을 자기가 힘든 것일까. ·

1. 불면증이란 무엇인가
불면증(不眠症)은 영어로 ‘insomnia’라고 하는데 라틴어 ‘somn(hypno)'이 ’자다‘라는 뜻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다. 불면증의 정의를 말한다면 최소 1개월 이상 잠들기가 어렵거나, 잠이 들더라도 자주 깨는 일이 주 3회 이상 나타나며, 낮 동안에 그로 인해 매우 피곤함을 호소하는 것과 같이 수면부족으로 인한 여러 가지 장애들이 나타나는 경우를 가리킨다. 한마디로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경우인데 수면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우도 있지만 잠을 자더라도 수면의 품질이 떨어져서 자주 뒤척이거나 자주 깨는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

2. 수면 양상에는 어떤 것이 있나
밤에 잠을 자는 과정을 살펴보면 ‘수면 유도과정 - 안구운동이 많은 수면 - 안구운동이 거의 없는 깊은 잠 - 깊은 수면과 얕은 수면의 몇 차례 반복 - 안구운동이 빠른 얕은 잠 - 아침에 깨어남’ 과 같은 사이클을 보인다. 하루 6~7시간을 자더라도 실제로 깊은 잠을 자는 시간은 불과 2시간 내외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얕은 잠을 자면서 소위 꿈을 꾸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3-4시간만 자고도 하루 생활을 잘 견디는 사람은 전체 수면시간은 짧지만 깊은 숙면을 잘 취하는 사람일 것이다. 대개 새벽녘에 가까워지면서 꿈을 많이 꾸게 되는데 어떤 수면전문가 이야기로는 3~4편의 꿈을 꾸지만 대개 깨어나면서 잊어버리는데 깨어나기 직전의 꿈을 기억하게 될 때 우리는 꿈을 꾸었다고 말하게 된다. 그러므로 꿈을 꾸거나 안 꾼 것 자체가 잠을 잘 자고 못 자고를 말하는 지표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3. 잠이 부족할 경우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잠이 부족하게 되면 뇌의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결국 집중력이 떨어지고 일의 수행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수면부족이 오래 가게 되면 불안, 망상, 우울증 등이 생길 수 있다. 또 반응속도가 느려지게 되고 혈압이 올라가며, 좌불안석이 되기도 한다.
잠의 주요 기능으로는
1) 활력을 보존시켜 주고
2) 배고픔 기전을 억제시켜 주며 (렙틴 증가, 그렐린 감소)
3) 정신적으로 낮에 모은 정보를 재정리해서 기억하기 쉽게 해주고
4) 신체적으로 활력을 다시 찾도록 충전하는 기능 등이 있다.

4. 어떤 현상이 나타나면 불면증을 의심할 수 있나

1) 불면증이 생기면 우선 낮에 졸립고 집중이 잘 안되고 쉽게 짜증이 나기도 하며 불면증이 생긴 사람에서 흔히 보는 증상은 잠들기 어렵거나, 잠이 깊이 들지 않거나 자주 깨는 것을 볼 수 있다.

2) 정상적인 수면 양상을 방해하는 질환으로는 흔하게는 기침, 소화불량,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과 간질, 심장병, 암, 관절염, 파킨슨씨병 같은 특정 질환이 연관이 있다. 실제로 거의 모든 신체질환의 결과로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

3) 수면무호흡증이나 주기적 사지운동증과 같은 수면 질환, 만성 동통 혹은 일시적 통증, 감기약이나 알러지 천식약도 건강한 수면을 방해하는 원인으로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다.

4) 환경적 요인침실은 잠자는데 쾌적한 상태가 되어야 잠을 잘 잘 수 있다. 편안하고, 조용하고, 충분히 어둡고, 아늑하면 좋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불빛이나 소음, 너무 덥거나 춥거나 습하거나 건조한 환경은 불면의 원인이 된다.

5. 올바른 수면은 어떤 상태인가
잠자리에 누운 뒤 5-10분 내에 잠이 들고, 자주 깨지 않고, 아침까지 수면을 유지하는 상태를 말한다. 적절한 수면은 쌓였던 피로를 풀어주고 낮 동안 활기를 유지시켜 준다. 성장기 아이에게는 성장에 필요한 호르몬을 분비하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6. 불면증의 치료(숙면 취하는 일상생활법)

1) 행동 및 생활양식의 교정
일시적 혹은 단기 불면증의 많은 경우에 스트레스 상황, 일시적 질환, 외상이 사라지면 불면증도 회복된다. 부정적인 조건하에 의해 불면이 습관화된 경우에는 수면 관련 행동을 조절하고 단기간 수면제를 병행하기도 한다. 가벼운 불면증은 수면 위생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예방될 수 있다. 휴일에도 자고 깨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과도한 낮잠을 삼가하고, 적절한 활동을 유지하고, 카페인 함유 음료와 담배, 술을 줄이거나 삼가는 것이 가장 손쉽고도 중요한 방법이다.

2) 심리적, 신체적 질환의 치료
불면증의 원인이 되는 신체질환, 심리적 스트레스, 정신 장애, 수면 질환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개 기저의 질환이 있는 경우는 만성 불면증이 되기 쉬우며, 치료도 복합적으로 해야할 경우가 많다. 수면 무호흡증, 주기적 사지운동증, 기면병 등 수면 질환은 수면 전문가와 반드시 상의하여 치료를 받기를 권한다.

7. 잠을 잘 자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잠을 충분히 잘 자려면 수면 환경을 좋게 해주는 것이 제일 중요한데 좋은 수면 환경 및 좋은 수면 습관은 다음과 같은 수면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① 밤 늦게 운동하지 않도록 한다. 그렇지만 저녁 나절의 가벼운 운동은 오히려 잠이 잘 들게 하므로 수면을 개선시킨다.
② 저녁 식후에 카페인이 많이 든 커피나 홍차 등을 마시지 않는다.
③ 잠은 침대와 같은 잠자는 장소에서 자도록 한다.
④ 한 곳에서 15분 이상 잠을 청해도 잠이 오지 않을 경우 잠잘 장소를 옮기도록 한다.
⑤ 잠자기 전에 가벼운 소설과 같은 책을 읽도록 한다.
⑥ 잠을 청하기 위해 밤늦게 술을 마시지 않는다. 과도한 음주는 오히려 수면을 방해한다.
⑦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 것은 수면 유도를 도와서 잠이 잘 올 수 있다.
⑧ 저녁 늦은 시간에 너무 과식하는 것도 잠자는 것을 방해한다.
⑨ 그래도 잠이 안 올 경우 단기적으로 수면제를 의사 처방을 받아 사용한다.
⑩ 요가나 명상과 같은 이완요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⑪ 밤 늦은 시간에 담배를 많이 피워서 니코틴 치가 너무 올라가지 않도록 한다.

8. 수면제를 써도 되는지
2주 내외로 단기간 수면제를 사용하여 잠을 잘 잘 경우에는 1~2주 후에 수면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잠을 잘 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존성이 생기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노년층을 위한 숙면법
불면증을 유발하는 요인 중의 노인들의 경우 요통이나 관절통으로 잠자리가 불편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옥침대나 물침대를 이용해 보지만 꼭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우 너무 푹신한 침대보다는 약간 단단한 요나 단단한 스프링의 침대가 도움이 된다. 또 무릎 밑에 담요를 말아서 받치고 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허리 근육을 스트레칭하고 가벼운 허리 근육강화운동을 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훨씬 좋다.
특히 어르신들이 따뜻한 온돌이나 전기장판을 좋아하는데 이는 허리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대부분 맞는 말이지만 낮에 지나치게 허리를 구부리고 일을 많이 했거나 너무 오래 걷거나 작업을 해서 허리가 아픈 경우에는 찬 얼음찜질을 하는 것이 훨씬 요통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요통이 있더라도 상황에 따라 방법을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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