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8~9세전 이차성징…10명중 9명 여아

원자력병원 임중섭 소아청소년과 교수

▶ 최근 5년동안 국내 환아수 10배이상 급증
▶ 원인 못 밝혀…일부선 환경호르몬 의심도
▶ 남아일 경우 뇌종양 등 기질적 문제일수도
▶ 1차적 예방 어려워 조기 발견후 치료 최선

■ 서론

정상적으로 사춘기는 급격한 키와 체중의 증가와 2차 성징이 발달하는 시기로 여아에서는 보통 만 10-11세에 남아에서는 만 11-12세에 시작한다.

성조숙증은 2차 성징이 평균보다 2년 정도(2 표준편차) 빨리 나타날 때로 정의돼 여아에서 유방발달이 만 8세 이전 또는, 초경이 9.5세 이전, 남아에서는 고환의 크기가 9세 이전에 4CC(아빠의 엄지 손톱크기)이상 증가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성조숙증은 대략 5천명~1만명 중 1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국내에서는 지난 5년간 성조숙증으로 진단된 아이가 10배 증가했다.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국내 성조숙증 아동은 모두 3만9422명으로 이 중 여아가 3만6111명(91.6%)이었다. 이러한 추세는 외국의 보고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 원인

성조숙증의 10-20%에서는 뇌·난소·부신 등에 종양, 염증, 구조 또는 기능적 이상으로 인한 기질적인 원인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제1형 신경섬유종증, 선천성 부신피질과형성, 맥큔-알부라이트 증후군,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에서 성조숙증이 흔하게 나타난다.

특히 자궁내성장지연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일부에서 성조숙증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성조숙증아에서 특별한 원인을 밝힐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이를 특발성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특발성을 비롯한 성조숙증이 최근에 증가하는 가에 대해서 여러 이론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가 비스페놀A, 디디티, 제니스틴 등의 환경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이다. 또 하나는 최근 증가하는 비만이 성조숙증을 야기한다는 설도 있다.

내분비교란물질은 일부 동물실험에서 사춘기를 빨리 야기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비만하면 사춘기가 조기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의학적으로 그 인과관계는 정확하지는 않다. 아울러 환경호르몬이나 비만이 명백히 성조숙증을 야기하는지도 알 수 없다.

■ 증상

성조숙증은 진성 성조숙증과 가성 성조숙증으로 구별된다.

진성 성조숙증은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축이 조기에 성숙돼 나타나는 경우로 여아와 남아가 다른 특징을 보이게 된다. 여아는 약 90%에서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진성 성조숙증이며, 남아의 경우 뇌에서 종양 등의 기질적 원인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성별에 따라 원인 질환이 다르므로 진성 성조숙증이 있는 경우, 특히 남아에서는 중추신경계 등의 이상이 있는지 세밀하게 진찰받는 것이 중요하다.

△진성 성조숙증(성선자극호르몬 의존성 성조숙증)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의존성 조숙증이라고도 하며 정상적인 사춘기 발현이 단지 어린 나이에 오는 것이다. 환아는 급우들보다 키도 더 크고 건장해 보인다. 뼈나이가 증가돼 있으며 그만큼 일찍 성장이 멈추어지므로 최종 성인신장은 작아지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가 없으며 여아에서 10배 정도 흔하다. 드물게는 뇌의 종양이나 낭종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으며, 이런 경우는 남아에서 자주 보일수 있다. 그래서 남아나 어린 여아에서는 머리의 MRI 검사가 필요하다.

△가성 성조숙증(성선자극 호르몬 비의존성 성조숙증)
맥쿤-알브라이트 증후군(McCune-Albright syndrome), 갑상샘저하증, 융모성 성선자극호르몬 분비 종양, 안드로겐 과다분비, 가족성 테스토스테론 중독증, 자율성 낭포낭, 난소 종양이 있는 경우 성조숙증이 올 수 있다. 가성 성조숙증은 남아에서 더 흔한 경향이 있다. 사춘기의 발현은 정상적이란 특징이 있다.

■ 예방법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으니 1차적 예방법은 없다. 성조숙증 환아나 그 보호자들의 과거력이나 현재력 상에서 특이한 음식섭취나 행동 습관 등은 발견할 수 없다.

결국, 국가 차원에서 그 원인을 찾는 노력이 있어야 하고 환경호르몬이 그 원인이라면 국가 또는 사회적 차원에서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자녀가 성조숙증에 걸리면 최종 키가 150cm 정도로 작아지고 성추행 등 성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정서적문제가 발생하므로 2차적 예방법으로 조기발견 하여 빨리 치료해야 한다. 여아의 경우, 어머니가 한 달에 한번 정도 가슴 멍울을 만져 보는 것이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며 만 9세 전에 성장속도를 기록하고 그 속도가 연간 5-6cm 정도 되는 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사춘기 또는 성조숙증이 시작되면 성장속도가 증가하게 된다. 또, 성조숙증이 의심되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 진단 및 치료방법

성조숙증은 다양한 원인의 복합질환이나 성조숙증의 유무는 전문의의 신체검진과 간단한 골연령의 측정으로 충분하다.

골연령이 중요한데 8세 이전에 역연령에 비해 골 연령이 증가되어 있고 2차 성징이 뚜렷하면 보험여부를 알기 위해 성호르몬 분비호르몬 자극 검사`(GnRH test)를 하게 된다. 국내 보험기준은 황체화호르몬(LH) 최대치가 5 mIU/mL 이상이면서 만 9세 이전에 치료를 시작한 경우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만 6세 이하의 여아나 남아의 경우 뇌종양 등 기질적 원인이 많기 때문에 뇌 MRI 검사를 꼭 해야 한다.

또 신체검진 상 특정 증상이 있는 경우, 원인을 찾기 위해 각종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는 사춘기를 억제하고 최종 신장을 증가시키기 위해 성선자극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GnRH 효능제(류크린, 류프린, 데카펩티딜 등)를 사용한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은 4주에 한 번씩 피하 또는 근육 주사 요법이며 치료를 중단하면 정상적인 사춘기과정이 다시 진행된다.

부작용은 특별한 것이 없으며 약간의 알레르기 반응 정도입니다. 물론, 성조숙증의 원인에 대한 치료가 우선이다. 뇌종양 등의 종양의 경우,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된다. 또, 특정 질환의 경우, 테스토락톤, 케토코나졸, 타목시펜과 같은 여러 가지 약제들이 사용될 수도 있다.

□ 임중섭 교수는
현 원자력병원 소아과 과장
서울대 학사/석사/박사
미국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UCSF) 연수
소아과학회 회원
소아내분비학회 회원(정회원)
비만학회 회원(소아 비만 위원 분과)
미국 내분비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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