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의 물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량에 현저히 부족하다는 말은 어제 오늘 들어온 말이 아니다. 그러나 부족한 수분을 보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그리 많지 않다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 상당수가 체내 물 부족 현상이 상당 기간 지속되는 만성탈수 위험에 노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둔감해진 까닭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흔히 우리는 방송을 통해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는데 어찌된 일인지 어떨 때는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내용이 보도되는가 하면 또 어떨 때는 마시고 싶을 때 마시고 싶은량 만큼만 마셔도 충분하다는 내용들이 뒤섞여 혼란스럽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굳이 일부러 물을 마시지 않아도 음식물을 섭취하면서 수분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고 “물을 많이 마시면 오히려 몸이 붓는 부종이 생긴다”며 물을 마시는 행위를 경계라도 하는 듯한 내용까지도 보도됐다. 과연 그럴까? 우리 몸 안에 샘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성인 남자를 기준으로 하루에 2.5ℓ 정도의 물이 몸에서 배출된다. 소변과 대변으로 1.5ℓ, 호흡으로 0.5ℓ, 피부에서 증발되는 양이 0.5ℓ다. 따라서 건강증진은 고사하고 최소한 배출되는 수분만큼은 물과 음식에 포함된 물로 보충돼야 체내 수분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몸 안의 장기, 세포, 혈액 등을 비롯한 각종 기관들이 제구실을 하려면 최소한의 물이 필요하고 또 사용된 물은 노폐물과 함께 배출돼야 한다. 하지만 성인의 3분의 1 정도가 몸에 필요한 만큼의 물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고, 만성탈수는 비만, 피부 노화, 스트레스, 만성피로 등의 원인으로 국민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2년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성인 남녀가 하루 동안 섭취하는 순수한 물의 양(200㎖ 기준)은 하루 10컵 이상 마시는 남자는 17.5%, 여자는 7.2%에 불과했다. 반면 하루 4컵 미만 마시는 남자는 26.6%, 여자는 45.8%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미네랄워터 브랜드인 볼빅이 100개 회사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수분 부족이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수분이 1% 부족하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며, 4% 부족하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밝혀냈다. 이처럼 체내 수분 부족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방송을 제작하는 관계자들은 최소한 알아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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