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건강을 좌우하는 칼슘의 체내흡수를 돕는 비타민D 결핍 비율이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부산·울산·창원·제주 주민의 비타민D 결핍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비타민D가 결핍되면 골절·구루병(곱사병)·골연화증은 물론 당뇨병·암·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도 높일 수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나은희 박사팀은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전국 13개 도시 16개 검진센터를 찾은 남녀 1만7252명(남성 9180명, 여성 8072명)을 대상으로 혈중 비타민D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 학술지인 ‘Lab Med Online’ 2015년 4월호에 실렸다.
나 박사팀에 따르면 서울 시민의 비타민D 결핍 비율은 거의 10%에 달했다.
수원·인천·대구·충주·전주 시민도 8%를 약간 상회했다. 대전·광주·춘천 시민의 결핍 비율은 8% 내외였다.
반면 부산 시민의 비타민D 결핍 비율은 2%도 채 되지 않았다. 울산·창원에선 4%를 약간 밑돌았고 제주에선 4%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을 보였다.
나 박사팀은 논문에서 “서울·경기지역의 비타민D 결핍 비율이 높은 것은 20∼30대의 젊은 연령층이 많이 포함돼 있으며, 산업화된 도시여서 실내 근무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대구·대전·광주·전주는 젊은층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비타민D 결핍 비율이 꽤 높은 것은 연령 외의 인자 즉, 직업·실외 활동량·비타민D가 풍부한 식품의 섭취 정도·비타민D 보충제 복용 여부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나 박사팀은 예상했다.
비타민D는 햇볕을 받으면 피부에서 생성되므로 흔히 선샤인 비타민(sunshine vitamin)으로 통한다. 일반적으로 고위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비타민D 부족이나 결핍 비율이 저위도 주민에 비해 높은 것은 그래서다.
실제로 유럽에서 수행된 연구에선 북위 40도 이하에서 사는 남유럽 노인에 비해 북위 55∼60도 지역에서 거주하는 북유럽 노인들의 비타민D 부족 비율이 낮았다.
하지만 북위 33∼38도 사이에 위치하는 우리나라에선 위도에 따른 비타민D 부족이나 결핍 비율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나 박사팀은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 혈중 비타민D 농도는 성별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예상대로 여성의 평균 혈중 비타민D 농도는 19.2ng/㎖로 남성(21.9 ng/㎖)보다 낮았다.
여성의 경우 피부손상을 우려해 햇볕 쬐기를 주저한 결과로 풀이된다. 비타민D 결핍 비율도 여성이 11.8%로 남성(4.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혈중 비타민D 농도는 젊은층과 60대 이상 노인층에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고 햇볕에 나가기를 두려워하는 20대 여성의 평균 혈중 비타민D 농도가 최저치를 기록했다(14.3ng/㎖). 이에 따라 20대의 비타민D 결핍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처럼 젊은층에서 비타민D 결핍이 높은 이유에 대해 나 박사팀은 “인터넷과 PC가 발달된 사회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실내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뿐 아니라, 자외선 차단제 등을 빈번하게 사용하기 때문이다”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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