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맞아 본격 경영승계 나선 제약오너 2·3세들

2017년 맞아 후계자 승진, 지분증여 등 봇물

▲경영권 승계 및 기반 다지기에 나선 제약업계 2·3세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동아쏘시오그룹 강정석 부회장, 삼일제약 허승범 사장, 국제약품 남태훈 사장, 안국약품 어진 부회장, 조아제약 조성환 부회장, 유유제약 유원상 부사장

2017년을 맞아 제약사들의 오너 2~3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등 경영승계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선 젊은 피의 2~3세 경영인들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제약업계에 어떤 바람을 불러올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동아쏘시오그룹은 지난 2일, 강정석 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번 승진으로 올해로 아흔 살을 맞이한 강신호 회장은 명예회장직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강정석 부회장은 강신호 회장의 4남으로, 성균관대 약학 석사를 취득하고 1989년 동아제약에 입사해 경영관리팀장, 메디컬사업본부장, 동아오츠카 대표이사 겸 사장, 동아제약 대표이사 겸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3년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데 이어 2015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보령제약그룹은 2일, 새로 신설된 지주회사 보령홀딩스의 상무로 김정균 전략기획실 이사를 인사 발령하며 경영권 승계에 한 발짝 다가섰다. 김정균 상무는 보령제약 창업주 김승호 전 회장의 외손자이자 김은선 회장의 장남으로, 2013년 보령제약에 입사한 이래 3년 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보령그룹의 발빠른 지주사 전환은 오는 6월말부터 강화되는 지주사 전환 요건을 피해, 지주사 전환 시 양도세 혜택 등을 적용받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보령그룹은 지주사인 보령홀딩스 출범과 함께 경영권 승계 및 오너家 지배력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일제약 역시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에 한창이다. 삼일제약 허승범 사장은 창업주인 故 허용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허강 회장의 장남이다. 2005년 삼일제약에 마케팅부에 입사한 뒤 기획조정실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쳐 2014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허승범 사장은 지난해부터 자사주의 잇따른 매입·증여를 통해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허승범 사장은 지난 해에만 다섯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 2일 허강 회장의 소유 주식 35만2941주를 증여받았다. 이에 따라 허승범 사장은 60만9828주를 보유하며 지분 11.09%를 소유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업계에서는 2015년 회사를 흑자 전환시키며 3세 경영을 본격화한 허승범 사장의 지분 확대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승범 사장은 지분 매입으로 탄탄해진 지배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 도입 및 해외 진출, 간·안과 분야와 R&D에 대한 공격적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국제약품 역시 3세 경영체제를 본격화한다. 국제약품은 1일부로 남태훈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남태훈 사장은 창업주인 故 남상욱 회장의 손자이자, 남영우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2009년 국제약품 마케팅부 과장으로 입사해 기획관리부 차장, 영업관리부 부장, 영업관리실 이사대우, 판매총괄부사장, 관리본부 부사장직을 거쳐 2015년 전문경영인 출신 안재만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에 선임됐다.

국제약품은 남영우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3세 경영을 준비해 왔다. 남태훈 사장은 화장품 계열사인 국제피앤비의 지분 과반수와 제아H&B 주식 상당수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승계 재원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유제약 유원상 부사장은 지난 12월 2일, 조모이자 故 유특한 창업주의 부인인 고희주 씨가 보유한 주식 19만9253주(보통주 18만4959 주, 우선주 1만4294주)를 증여받았다. 이로써 유원상 부사장(8.2%)은 유승필 회장(10.73%)에 이은 2대 주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유원상 부사장은 아더앤더슨 컨설턴트, 미국 노바티스 등에서 10년간 근무하다 지난 2008년 유유제약에 입사했다. 지난 2014년 1월, 상무에서 영업·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제작년에는 자회사 유유헬스케어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되는 등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을 마쳤다.

조아제약은 9일, 조성환 대표이사를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조성환 부회장은 조아제약 창업주인 조원기 회장의 장남으로, 경영컨설팅 회사 등을 거쳐 2002년 조아제약에 입사해 2004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지난 2014년부터는 동생 조성배 대표와 함께 조아제약을 경영하고 있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파트너쉽 및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등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부회장 승진을 통해 조성환 대표는 기존에 담당해 오던 해외사업 및 바이오의약품 R&D 부문에서 영역을 넓혀 조아제약 전 부문에 걸친 경영 총괄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안국약품 역시 2세 경영권 승계에 한창이다. 안국약품 어준선 회장은 지난 12월 26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안국약품 주식 3.22%p를 임영균 외 자녀 3명에게 증여하며 어진 부회장(22.68%)에 이은 2대 주주로 내려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어진 부회장은 26년째 안국약품에 몸담아 오며 오랜 기간 후계자 수업을 받음과 동시에 실질적인 경영을 총괄해 왔다. 지난해 초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에는 조직 개편 및 OTC 분야 확대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승계 절차를 밟고 있다. 한편, 어진 부회장의 동생인 어광 대표는 관계사인 안국건강을 전담하며 독립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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