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사망자 90만명 넘어…장기전 대비해야"

[기획 / '코로나19' 정복 어디까지 왔나] 2차 확산 '비상'

미국·브라질·인도 확진자 많아… 안정세 보였던 유럽도 또 확산 조짐

전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세계적 통계 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전세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500만명을 넘겼으며 사망자 수는 84만3000명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나라는 단연 미국으로 600만명을 넘기고 있고. 브라질이 381만명으로 2위, 인도가 359만명으로 세 번째로 확진자 수가 많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브라질의 일일 확진자가 3~4만대를 기록하고 있는데 비해 인도는 일일 확진자가 7만명을 넘어 조만간 2위인 브라질을 추월할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6일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451명으로, 500~600명대를 유지하다 6일 만에 400명대로 감소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은 수 주째 본토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나오지 않으면서 사실상 '종식' 선언을 한 가운데 미국 등 전 세계는 무증상 감염자는 통계에서  제외하는 등 중국의 발표를 믿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스페인 등 유럽 상황도 심각

유럽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유럽에서 프랑스, 스페인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2차 확산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코로나 발병 이후 가장 많은 하루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하루 확진자가 9000명에 육박하면서 누적으로 30만명을 넘어섰다. 프랑스의 신규 확진자는 6, 7월에는 수백 명 수준을 유지했지만, 7월 말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이달 들어 7000명대 이상으로 급증했다.

그동안 고강도 봉쇄로 하루 확진자 수가 100명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던 이탈리아도 하루 확진자가 4개월 만에 최고치로 늘어났다. 주로 젋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4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1700여명을 넘었다.

스페인과 영국에서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며 2차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국내 감염 확산세 둔해졌지만...

안정세를 보이던 국내 확진자 수가 최근 교회시설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2차 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까지 격상된 상황이다. 다만 최근 서서히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각종 소모임과 종교시설 등에서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고 있어 방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지난달 중순부터 폭증하는 확진자 여파로 수도권 병상 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중증·위중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이들을 치료할 병상은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으로 확진자가 즉시 입원 할 수 있는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43개에 불과하다. 유행이 집중된 수도권 치료병상은 9개 뿐이다. 지방은 더 상황이 안 좋다.

광주, 전북, 전남 등 호남권과 대전, 충남, 강원지역엔 즉시 가용할 수 있는 병상이 하나도 없다. 이밖에 지역별 치료병상을 살펴보면 부산 3개, 대구 9개, 제주 6개, 경북 5개, 충북 4개, 울산 2개, 경남 2개 순으로 나타났다. 세종에는 증증환자 치료병상이 없다.

중증환자가 입원하는 감염병전담병원 내 마련된 병상은 3723개 중 1605개(43.1%)만 당장 입원이 가능하다. 수도권의 경우 2025개 중 693개(34.2%)가 비어있다. 무증상 경증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는 3179명이 입실할 수 있는 13개 시설이 있으며 현재 입소 가능한 입원은 1604명(50.5%)이다. 

여기에 해외에서는 확진자가 2730만명에 근접하는 등 연일 기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인 만큼 국내 유입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급증해 27일 441명으로 5개월 여 만에 400명을 넘어섰다.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달 8일까지 세 자리수를 기록하고 있다.

완치자 10명중 9명 후유증 겪어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회복한 확진 환자 10명 중 9명이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가톨릭대 병원은 코로나 19로 입원했던 감염자 중에서 완치되어 퇴원한 143명의 건강 상태를 조사해 미국 의학잡지에 발표했다.

응답자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돼 증상이 나타난 후 2개월 후 완전히 증상이 없어진 사람은 18명(13%) 뿐이었다. 즉 87%는 여전히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후유증은 복합적으로 찾아왔다. 응답자의 32%는 1~2가지, 55%는 3가지 이상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이 바로 피로감(53%)이었다. 이어 △ 호흡곤란(43%) △ 관절통(27%) △ 가슴 통증(22%)이 뒤를 이었다. 또 다른 후유증으로는 후각·미각 장애, 눈의 건조와 충혈·비염·두통 등이 있었다.

이같은 증상은 다른 국가도 비슷했다. 중국·프랑스 등에서는 환자 상당수가 폐 기능이 저하되어 퇴원 후에도 숨쉬기가 답답하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국내에서도 완치된 일부 젊은 층에서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있었다. 방방역당국은 현재 민간 전문가들과 합동으로 격리 해제·퇴원 환자들에 대한 추적조사를 연구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심혈관계와 관련해서도 심장 근육의 염증이라거나 심기능 저하, 부정맥과 같은 후유증도 보고되는 상황”이라며 “신경정신계 쪽에서도 인지력의 감소, 기억력 감퇴 또는 여러 가지 신경 근육계의 기능부전 같은 것도 제한적으로 보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리 등에 따른 심리적 후유증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정 본부장은 “우울증이나 재난 후 겪는 스트레스 장애 같은 부분도 보고되고 있다”면서 “후유증이나 합병증에 대해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완치자 재약성 판정 늘어

코로나19 완치자들의 ‘재양성’ 사례도 큰 이슈 중 하나다. 재양성이란 코로나19에 걸린 뒤 완치 판정을 받았는데 진단 검사에서 다시 양성이 나오는 것이다. 재양성 사례는 사스나 메르스 때는 없던 일이다.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들은 재양성 판정의 원인에 대해 죽은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진단 검사는 바이러스 유전자를 검출하는 방식인데, 죽은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남아있다면 검사에 양성으로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재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들의 바이러스 배양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음성이 나온 것을 보면 죽은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하며 이들의 2차 전파 사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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