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두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방법 좀 알려주세요. 목숨을 건져 주신 환자가 외래에 온 걸 보고, 감격해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모습을 보면서 이 시대에 진정한 의술을 베푸는 의사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희선씨 보호자의 편지 중 심장질환으로 쓰러져 가족이 장기기증까지 생각하던 환자가 이대서울병원 의료진의 정성스러운 치료로 제2의 삶을 찾았다.
선천성 심장병(비후성 심근병증)을 가진 희선(21)씨는 가족력으로 두렵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아버지가 심장질환으로 갑자기 돌아가셨고, 오빠와 동생도 심장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일이 다반사였다.
병마는 희선씨에게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지난 1월 말 희선씨는 갑작스럽게 쓰러져 인천의 한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병원에서는 심정지와 폐부종까지 발생한 희선씨를 치료할 수가 없었다. 담당의사는 급하게 치료가 가능한 큰 병원을 수소문했다. 다행히 치료가 가능한 진료환경을 갖춘 이대서울병원과 연결돼 다음날 응급실로 긴급 후송됐다.
당시 신상훈 이대서울병원 순환기 내과 교수가 연락을 받고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이미 희선씨는 의식이 없었고 쇼크상태라 사망에 이를 만큼 위중한 상태였다. 신 교수는 곧바로 희선씨의 심장 기능을 대신할 에크모를 장착하기로 결정했으나 시술을 도울 당직 간호사나 방사선사를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그래서 신교수는 응급실로 에크모 기계를 가지고 내려와 바로 에크모 기계를 장착했고, 희선씨는 자신의 6~9% 남은 심장기능과 에크모로 겨우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과거 남편이 심장질환으로 사망했을 때처럼 의식을 잃고 기기에 의지해 간신히 숨만 쉬고 있는 희선씨를 바라보던 어머니는 신 교수에게 자신의 마음이 담긴 쪽지를 내밀었다. 쪽지에는 희선씨가 생일인 다음달 14일까지 깨어나지 못하면 생일에 맞춰 장기기증을 하겠다고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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