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수가협상 결렬에 약사회 "최저 수준 인상 수치 참담"

"약사직능 자존심 크게 훼손"… 환산지수 결정방식 개선 지적도

약국의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이 결렬된 가운데 약사회가 유감을 표명하며 회원들에게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약사회는 1일 입장문을 통해 "'2024년도 약국 요양급여비용계약' 체결을 위해 협상 과정에 최선을 다해 임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인상 수치의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최종 결렬을 선언하게 됐다"면서 "회원 여러분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협상 결과를 알리게 된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운을 뗐다.

약사회는 "2008년 유형별 수가계약 이후 단 한차례도 수가협상에서 결렬을 결정한 바 없었기에, 이번 결렬에 대한 결정은 많은 고심의 과정이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약사직능과 우리 회원의 자존심을 크게 훼손하는 수치가 제시돼 참담한 마음으로 결렬이라는 어렵고 무거운 선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사회는 "어려운 협상 과정 속에서도 보험공단과 재정운영위원회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약국의 헌신과 약국 인건비·관리비·재료비의 증가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증명했고, 2022년도 행위료 증가 대비 약국의 인력 채용 확대와 임금인상 효과를 제시해 일자리 창출과 안정적인 고용에 대한 기여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했다"고 했다.

그러나 약사회는 "이번 협상에서는 이러한 희생과 헌신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2022년도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인한 일시적인 행위료 증가를 이유로 2008년 유형별 수가계약 이후 최저 수준의 인상 수치를 제시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러운 마음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약사회는 "24조의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이라는 재정적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도 보험공단과 재정운영위원회가 적정수가 인상을 위한 의지를 보이지 않았음에 실망했으며, 현행 환산지수 결정 과정은 재정을 절감시키는 것이 아닌, 또 다른 부작용과 재정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현행 수가계약이 SGR 모형에 따라 순위와 격차를 엄격히 유지하고 있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는 이해하나, 행위료 비중, 유형별 특성 등이 고려되지 않은 환산지수 결정방식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제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기임을 강조하는 바"라고 말했다.

약사회는 "약국 조제료가 환산지수 인상률과 처방전 수에만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가루약 조제수가 개선, 장기처방 조제료 현실화 등 행위 신설·급여기준 개선·상대가치점수 현실화 등을 통해 환산지수에만 의존하는 현 조제수가 체계를 개선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번 수가계약 결렬이라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약국이 보건의료 현장에서 국민에게 최상의 조제투약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나갈 것이며, 앞으로도 약사직능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와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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