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가 비급여 원흉?… 정부 압박에 교수·개원의도 힘들다"
상종 구조전환에 중증도 달성 어려워 대학병원 교수 이탈까지
"비급여 많은 과 매도에 의사-환자 신뢰까지 문제생겨" 어려움 多"
"대학병원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요건인 중증진료 비율 70% 달성이 어려워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개원의 역시 비급여를 바로 잡겠다는 의료개혁으로 인해 도수치료 주범으로 내몰리고 있다."
정형외과의사회가 중증질환 중심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등 최근 처한 의료개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회장 김완호)는 지난 24일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정형외과가 처해있는 의료현실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날 김형규 수석부회장은 "현재 대학병원 교수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정부는 상종 구조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정형외과 질환은 대부분 중증이라고 볼 수 없다는 시각에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회장은 또 "근골격계 위주인 정형외과 질환들이 암과 같은 중증질환으로 분류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초고령화 사회에서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 환자들이 크게 다치면 여러 과가 함께 치료할 수 있는 대학병원이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제는 대학병원 내에서 정형외과의 위상이 점덤 줄어들고 있어 과연 적절한 치료가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정형외과의사회는 중증도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고주장했다. 1, 2차 병원에서 할 수 없는 정형외과 수술은 '죽을 병'이 아니더라도 중증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렇게 된다면 대학병원에서 정형외과 교수들이 이탈할 수밖에 없어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원가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정부가 혼합진료 금지 등을 담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한 이후 정형외과가 비급여 의료행위를 가장 많이 한다는 식의 여론몰이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성필 부회장은 "비급여인 도수치료가 등장하고 성행하게 된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며 "최저임금은 지속 인상된 반면 급여 물리치료 수가는 의료보험 도입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규 수석부회장 역시 "비급여를 잡겠다는 내용의 필수의료 패키지를 발표했는데, 정형외과가 비급여를 의료행위를 가장 많이 한다는 내용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타 과에서 보는 근골격계 질환들이 전부 정형외과 이름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형외과가 비급여를 많이 한다는 식으로 매도해버리면 추후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에 있어서도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며 "현재 정형외과는 대학이나 개원가 모두 진퇴양난의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형외과의사회는 추계학술대회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김완호 현 회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제12대 회장에 이어, 제13대 회장으로 연임된 김완호 회장은 앞으로 2년 더 정형외과의사회를 이끌게 된다.
김 회장은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때문에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하는 초유의 사태를 직면하다 보니 답답한 심경"이라며 "의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의협 비대위를 최대한 서포터하고, 내년 1월 출범하는 의협 집행부에 최대한 협조하는 것이다. 내년에 의료농단 사태가 좋은 결론으로 마무리 되어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내달 8일 광주 전남 정형외과의사회가 첫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정형외과의사회가 최대한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현재 대전과 대구, 경북 정형외과의사회가 만들어져 있는데 내년에는 부산과 경남 지역 등 타 지역 정형외과의사회의 모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에는 정형외과의사회 주최로 해외의료봉사를 진행할 계획도 갖고 있다"며 "캄보디아나 필리핀 쪽으로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그때까지 의료농단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직 전공의들도 동행해 함께 봉사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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